잘 지내나요, 청춘 - Soulmate in Tokyo
마이큐.목영교.장은석 지음 / 나무수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표지 한 번 멋지다.

실은 5월에 줄야근이라 서평올리는거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었고, 그래서 이벤트 신청 같은건 눈길조차 주지 않았었다.

 

까페에 들른지 1년이 넘어가지만,, 서평이벤트가 무엇인지 조차 잘 모르던 그 아이..

어쩌다 들렀고, 바다색 표지의 청춘 책에 흔들려 버렸다. 그리고 같이 올려준 글을 보고 용기를 결정했다. 이 책 꼭 읽어 보고 싶다며,,

 

이책 은석, 영교, 마이큐 세사람의 글과 마음이 한편씩 들어있다.

이 글들이 낼 모래 글피 서른이 될 나에게 무언가 힘을 주길 바라면서 새벽녘에 한장 한장 읽었다. 야근을 끝내고서 무지 지쳐있던 내게 말야. 내일에 더 열심히 일하수 있게 말야^

 

하루하루가 테트리스 같다는 은석,

흥겨운 음악이 재촉하고 빨라진 블록의 속도가 판단을 흐려놓는다. 한번에 하나씩 없애기엔 내맘 같지 않은 모양의 블록들이 쏟아진다.

긴 막대기, 그놈만 나오면 한숨 돌릴 수 있으련만,,

 

테트리스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접하는 게임일거다. 미니 게임기에도, 자주가던 오락실에도, 그리고 넷상에서도 꾸준히 하고 있다는..

서른을 마중나갈 또다른  1人

그래서 이 맘 ..  나도 모르게 피식 - 웃어버렸다.

가끔 넘쳐나게 지름신이 오셔서 카드결재일이 다가올때.. 어여 급여날이 되길 바라는 맘과 보너스' 그놈만 나오면 ...  동일시 되버린걸 알게 되어서 일거다. ㅎㅎ

 

20대, 30대 더 배고프고 더 슬퍼도 돼.

 

이 문구다. 은석의 글에 있던 이 문구가  이 책을 열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소중하고 내가 중요하고 나를 위해서 살아가는 요즘 우리. 그래서 망설이는 것도. 힘이 드는 일도 피하고 있었다.

어른들이  젊어서 고생 사서도 한다'는 그말.   이해는 해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은 안했었다.  대충 요령부려가면서 살아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었다.

 하지만, 요 몇달 내게 역활모델이 생겨버렸다. 그래서 좀더 열심히, 성실하게 노력하는 자세가 좋아졌다.

그게 좀더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거란걸 , 이제서야 깨닫게 된거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일에 지쳐버려서 도망쳐버린다거나,,,, 

가끔 내가 가는 이 길이 틀린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새벽녘에 운 적이 있다.

이 글 - 길을 가다가 헤매고, 딴 길로 샛다가, 빙빙돌아 제자리였다가,  그러다가 다른사람들 보다 늦게 도착한다해도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느낌이 든다.

지금 이 순간들은 원래 그런거라는,, 그런 기분에 뭉클해져온다.

서른을 마중나갈 나는  더 배고프고, 더 슬퍼도 된다고 그러니 안심이다.


이런 내가 다른사람을 감격시킬거야. 내 미래를 기대해^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영규- 도쿄에서 가장 살고싶은 동네라는 이곳. 나카메구로
 

현지인 처럼, 도시락가게에 줄을 서보고, 책방 앞 벤치에서 벚꽃가지 흔들리는 모습을 구경해본다. 라는 글이... 비디오 보듯 상상가는 것이^

취업준비하던 그 때 도서관앞 정자에 걸터 앉아서 이어폰을 귀에 꽂고 흥얼흥얼 노래 따라부르며 공원에 양 옆길로 핀 벚꽃을 바라보던 내가 생각나서 웃어버렸다.

나는 한국, 사진은 도쿄.. 완전히 다르지만.. 난 왜 이런건지.. ^

담에 꼭 들러보고 싶다. 북적북적거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이런곳이라면 정말 대 환영이다.

보고싶다는 맘이 간절해진다. 사진 한 장으로 내  마음을 달래본다.

벚꽃이 만개하면 바람에 휘날리기도 할것이다. 그럼 냄새도.. 아니 향기도 밀려올것이다. 상상해도 좋다.

 

자전거를 타고싶다고 간절해 질때가 있나요?  일단 Yes. 



역 앞을 지나가다 발견한  자전거.. 방치된지 꽤 오래된.. 주인이 없는것으로 판단

한참을 지켜본 후 자전거 고유번호 스티커를 떼어내고 안장에 올라탄뒤 냅다 페달을 돌렸다.

바람빠진 튜브로 옛 추억을 살릴 수 있을까나 했지만..

오르막에서 좌절.. 낭만적인 자전거 산책은 뭉개져버렸고..

어느 자전거 보관함에 세워놨다. 무언가 억지로 추억을 끄집어내려던 자신이 한심하고 가엾게 느껴졌단다..

그리고 빨간사과를 하나 샀다는 영규. 다시는 자전거 도둑이 되지 않을께'

 

이건 아주 주관적이지만,  이 책 중에 이 부분이 가장 재밌다.

1년에 1번쯤 포카리스웨트 cf 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하는 그 걸.. 꿈꿔본적 있다.

바람에 긴 생머리를 휘날리면서 자전거를 아주 이쁘게 타는.. 나의 로망이였나보다.

나도 사과를 해야할거 같은 미묘한 기분이 든다. 착각에서 헤어나와야지.. 하는..

착각에서 벗어날께 용서해줘'

 

 

마이큐

 

What Do You Want?

 

여름에는 겨울옷이 입고싶어. 겨울에는 여름옷이 입고 싶어.

한식먹을 땐 햄버거 생각이 나. 햄버거를 먹을 땐 김치 생각이 나.

심심해. 나와보니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집으로 돌아오니 심심해. 다시 밖으로 나가고 싶어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미쳐버린거 같아.

넌 대체 뭘 원하는 거니?

 

순간 당황했다. 내가 변덕심하다는걸 마치 알고 있었다는듯이.. 따져드는 이글..

또 반성의 시간인가.. ^

이랬다 저랬다, 좋았다 싫어졌다,

하는 그 맘 나 자신도 모르니 미쳐버린게 맞아.

무엇을 원하는 것 인지도 알 수 없다.

나 자신을 안다는게 가장 어려운 숙제인거 같다.

 

도쿄에 있는 내내 같은 곳을 보고, 걷고, 이야기하고, 웃으며 서로를 사진에 담았다는 은석, 영교, 마이큐~

인디언들 사이에서 친구'

내 슬픔을 자기 등에 지는 사람' 의 뜻을 갖는다고 한다.

나의 짐을, 그들의 짐을 서로 나누며 비어있는 나를 채워가고 싶다. 그렇게 친구와 함께 인생이라는 언덕을 오르고 싶다. - 마이큐

 

이런 친구들이였구나.. 하는게 이글을 보고 알게 되었다.

셋이 이런사이구나^  나를 채워주는 친구 2-3人만 있어도 행복하다라는걸,,

 

내 슬픔을 자기 등에 지는 사람 이라.. 말만으로도 찡해지는 기분이다. 기쁨도 나누면 좋고, 슬픔을 덜어주는 분.

며칠전.. 친구랑 통화를 하면서 우리 벌써 10년이네~ 우왓^ 신기해! 신기해!!

이러면서 깔깔 대며 웃었던 기억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내 목소리만 들어도 상태를 바로 알아채는 그 아이들.  

수 많은 사람들 중에 너희라서 다행이야'

내 곁에 함께 해주어서 , 우리 같은 추억을 갖고 있어서 고마워^  내게 인연을 주신것에 머리숙여 감사드린다. 

 

이 글을 보면서 나 꽤 친구들을 좋아하고 있었구나 하는걸 새삼 새삼 느꼈다.

 

 

 



사진쟁이 은석, 그림쟁이 영교, 음악쟁이 마이큐,

 

그들의 이야기 속에 내가 뚫고 들어가 공감하는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다.   잘 지내나요, 청춘  이란 제목처럼.

내게 신선한 바람을 불어주길 기대하고 보았던 책이다. 

조금은 서운하고 아쉽다. 이책 .. 사진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글이 적은것도 아닌데.. 왠지 나는 계속 겉도는 느낌이다.

 

흠뻑 빠져드는 책을 좋아한다. 스펀지 처럼 주는대로 족족 빨아들이는.. 내가 모르는 도쿄 , 그리고 그들의 청춘 말야.

사진도 글도 내 맘에 가득 담아두고 싶었지만..  거리감이 좁혀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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