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기니?

나도 길다 ㅣ 사계절 그림책
사토 신 지음, 야마무라 코지 그림, 황진희 옮김 / 사계절 / 2018년 4월

사계절 '나도 길다'

통계자료로 확인해 본 적은 없지만 도서 출판 시장에서 아동 도서의 판매 비중은 상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른들이야 자발적으로 한달에 몇권이나 책을 구입하겠냐면 아이들에게는 부모와 주변 어른들이 꾸준하게 다양한 책을 사줄 수 밖에 없으니까요. 아이들에게 미치는 책의 영향은 무시할 수 없고 책을 많이 보면서 깊이 생각할 수록 어떠한 부분에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거라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어린이 그림책을 보면 깜짝놀랄 만큼 기발한 책도 많고 수준 높은 책들이 많더라고요.

​

이번에 받아보게 된 사계절 출판사의 '나도 길~~~다' 책의 표지를 보았을때 동물들끼리 길이를 뽐내는, 그런 느낌의 도서로 생각했었더랬지요. 전래동화나 명작에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죠~ 까마귀 이야기 라든가.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의 이야기가 아니더라고요.

조금 더 따뜻하고 소소한 이야기이고, 동물들을 한마리씩 자세하게 관찰하기도 하는 재미난 책 이랍니다. 

 

다 읽고 나서 다시 한번 책 표지를 보니 표지의 그림과 글자에 모든 힌트가 숨어있었네요.

글자 길이까지 놓치지 않는 세심함 ㅋㅋ

 

조카 놀러온다기에 같이 읽어주려고 아이들 소파 위에 책을 살짝 놔뒀더니 자기들끼리 책 펼쳐서 뒤적뒤적 하기 시작합니다.

역시 동물이 나오는 책은 아이들의 관심을 손쉽게 끌더라고요.

난 기린이 좋아! 난 코끼리!

엄마들이 책 육아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라. 책을 상당히 좋아하는 어린이들이지요.

아이랑 같이 놀아주기에 잼병인 저에게 책 읽기는 드물게 잘할 수 있는 놀이랍니다.

목이 좀 아프다는 단점은 있지만..그래도 책을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흐뭇합니다.

한마리씩 동물들이 등장하여 각자 자기가 자랑할 수 있는 긴 것들을 이야기 합니다.

커다란 페이지에 동물들의 특징만 간략하게 나와있는 그림.

아무 배경 없는 여백이 중심 주제를 더 강조해 주네요.

그 와중에 동물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표정이 재미납니다.

전 못 느꼈는데  아이들이 깔깔 거리기에 자세히 보니 재미있어요.

그림책 볼때마다 느끼지만 글자를 아는 저는 그림책을 봐도 주로 글자를 읽고 넘어가는데

글자를 모르는 딸은 그림을 훨씬 더 자세히 관찰하고 모르는 부분들을 짚어내며

책에 대해 저보다 심도 있게 파악하더라고요.

당연히 그림책이니 그림이 중요한데, 막상 글자 읽느라 바빠서 그림을  휙 둘러보게 되는.

글자를 알게되면 창의력과 상상력이 제한되니 최대한 늦게 가르치라는 의견에 동의하게 되네요.

 

단순히 길어~ 하며 끝나지 않고, 왜 이 동물은 이 부분이 길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풀어주고 넘어갑니다.

코가 긴 아이들, 목이 긴 아이들.. 왜 길까요?

모두모두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네요.

 

페이지마다 보이는 닭 한마리.

엔터테인먼트 쇼의 사회자 같네요 ㅎㅎ

한장 한장 넘기며 달라지는 닭의 표정과 포즈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합니다~

크기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그림을 보면 수탉의 크기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다른 동물들의 크기가 느껴지네요.

역시 일본 작가 책 답게 디테일 합니다.

 

그러면 이제 닭이 남았어요!

대체 닭은 뭐가 길까요?! 

정답은 책 속에 ㅋㅋ
 

이 착하고 순한 동물들은 서로의 장기를 뽐내거나 싸우지 않습니다.

그저 상대방에 대해 인정하여 주고, 함께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마음에 들었던 결말 부분.

차이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가치를 받아들이는, 다양성의 존중이 돋보입니다.

굳이 한가지 기준으로 생각할 필요 없고, 남들이 가진 것을 부러워 할 필요 없이 나의 장점을 살리면 되는거지요.  

다양성을 존중하고 본인만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사회,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여 진출하게 될 사회는 그런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일에서 청소년 도서 상도 받은 책 이네요.

일본 작가의 책인데 일본책 느낌이 별로 나지 않아요.

 

아이에게 너는 뭐가 기냐고 물어봤더니 자기는 키가 크다고 하네요;;

음..개미에 비하면, 아기들에 비하면, 크긴 하네요!

동물들의 특징을 보며 신기해 하는 아이를 데리고 이번 연휴에 복잡한 곳은 못 가도 실내동물원이라도 한번 데려가 줘야 겠다 싶어요.

 

재미 있는 동화책은 많지만 마음에 드는 책은 은근 찾기 어려운데 이 책에 담겨 있는 메세지가 참으로 마음에 듭니다.

자신의 가치를 찾고 있는 자존감 낮은 아이라면 더 도움이 될 책입니다.

플랩으로 보는 생활 속 과학이야기

요리조리 열어 보는 생활 속 과학 - 플랩북 ㅣ 요리조리 열어 보는 시리즈
미나 레이시 지음, 스테파노 토그네티 그림 / 어스본코리아 / 2016년 12월

어스본. 책 육아(?)를 시작하기 전부터 아기때부터 가장 많이 샀던 책이라 익숙한 출판사 중 하나.

이번에 새로 나왔다는 요리조리 열어보는 생활 속 과학 책을 보게 되었답니다.

오래전에 데려온 우주와 지구 시리즈가 있었는데 요거까지 더해져서 반가웠네요.

요 시리즈는 두살 즈음, 어릴때 사준 책인데, 큰 관심없을거라 생각하고 데려왔었으나

의외로 딸램이 아주 좋아했던 책 이지요. 덕분에 지구책은 여기저기 찢어져 있는 상태...

​

아기 때부터 플랩 이것저것 들추며 재미있어 했으니 어릴 때 보기 시작하여

​제대로 볼만한 나이대인 취학 직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가 꾸준하게 소장할만한 가치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하나하나 적혀 있는 작은 글씨들 읽어보면 제법 깊이 있는 내용까지도 다루고 있어요.

제가 어스본 책을 많이 샀었던 이유는 책 자체 퀄리티가 좋았던게 컸어요.

요 책 역시도 ​적당히 도톰한 페이지에 색감 깔끔하고 겉 커버 맨지맨질해서 잘 헤지지 않고, 

내부 종이 질감 좋고 플랩도 탄탄합니다.

물론 내용이 튼실한게 가장 큰 장점 이지요.   

그리고 이번 생활속 과학은 플랩이 그냥 흔하디 흔한 그런 플랩이 아니더라고요!

어스본 뿐 아니라 대부분 플랩북은 한번만 열어보는 건데,

이거는 책 처럼 여러책 펼칠 수 있는 플랩도 있고 펼친 플랩 안에서 또 펼치게 되어 있더라고요.

플랩 펼치기 좋아하는 딸램이 신나합니다 ㅋㅋ 전 요런 스타일은 처음 접했어요.

총 플랩은 110개가 있다고 합니다. 페이지수는 10여장인데 아주 알차게 들어 있군요.

​

책하고 함께 온 종이.

같은 시리즈 책이 소장하고 있는 지구, 우주, 생활속과학 외에 우리몸, 자동차, 기차, 음식, 컴퓨터, 비행기 도 있네요.

세계의 기차 책 사고 싶네요~ 기차 탈때 가지고 타서 보여주면 딱 이겠어요.

이번에 여행갈때 비행기 책 사가도 괜찮을 것 같고요. 목욜 유교전 갈건데 저렴하게 팔지 않을라나 ^^;;

세부 주제보다는 일상 생활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첫번째 주제인 '과학이 뭐예요?'

보통 동화책 먼저 읽은 후에 읽어주는데, 이건 플랩북이고 주제도 과학이니 아무 생각 없이 펼쳐 읽어주다가 순간적으로 당황했습니다.

뭐라 설명해줘야 하지? 밑에 글자 보면서 정말 그대로 읽어줬네요.

과학 책은 상당히 많이 사주고 읽어줬지만, 막상 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정의해 준 적이 없더라고요.

뉴턴이 과학자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과학자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역시 '과학'을 학문으로 정의하고 시작한 사람이기 때문인데, 뉴턴을 존경한다면서 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건 잊고 있었네요.   

시작 부분 마음에 듭니다. 단순한 흥미 위주보다 신경써서 잘 만들어진 책이라는 느낌을 주네요.

신나서 플랩북 단숨에 착착 올리기 시작합니다.

물론 엄마의 말은 뒷전 ㅋㅋ

구체적인 정의와 함께 아이들이 관심있어할 만한 귀여운 그림들이 나옵니다.

요런씩으로 일부 플랩은 마치 책속의 책 처럼 되어 있답니다.

실제로 해볼 수 있는 독후 활동까지 알차게 들어있고요.

​

​

​

빛에 관한 부분 입니다.

빛의 성질에 대한 부분은 참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예시 그림이 제법 괜찮더라고요.

​

​플랩 안에 이렇게 또 플랩이 들어가 있습니다.

안에 또 있는거 보고 신나서 눈이 동그래지는 ㅋㅋ

플랩이 많아서 아주 좋네요 ㅋㅋ

마지막 부분 지구와 우주 입니다.

딸램도 그렇고 대부분 아이들이 가장 관심있어할 테마라 제일 마지막에 있나봅니다.

태양계를 비롯 초신성까지 있네요.

​

​

연계 독서하려고 마지막 테마 지구와 우주 보고나서 집에 있던 책을 가져왔습니다.

같은 시리지의 요리조리 열어보는 지구, 우주.

지구 사진이나 그림만 보면 자동으로 '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다' 하는 딸램 ㅋㅋ

지구의 겉모습부터 시작하여 각 지역별로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 지구본의 플랩을 들추면 지구 내부의 모습이 나온답니다.

지구 내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면서도 이런건 관심없겠지 생각했는데

의외로 신기한지 이것저것 물어보며 한참을 본답니다.

지역별 기후와 자연환경 중심으로 지구를 보여주고 있어요.

요리조리 열어보는 우주!

우주는 사실 그냥 제가 보려고 산 건데 이것 역시도 딸이 좋아하더라요.

우주 자체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우리 태양계와 우주개발에 대한 내용이 많아요~

일단 우주선, 우주인이 많이 나오니 이것만으로도 우주에 관심있는 아이들은 좋아할법 하지요.

다르게 생각하기 [정진호 작가의 벽]

벽 - 2016년 제22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53
정진호 지음 / 비룡소 / 2016년 6월

정진호 작가님의 벽 이랍니다.

비룡소에서 나온 책이고요,

2016년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고, 이번에 볼로냐에서 ART,Architectur and design상을 수상한 양질의 우수작품이에요.

제목과 표지부터 심상치 않죠?

벽..

책을 휘리릭 둘러보니 요건 일반 동화책이 아니더라고요.

처음에는 어? 싶은 느낌 입니다.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들여다 봐야 하는 책이네요.

단순하고 깔끔한 구성에 철학적인 느낌 입니다.

제목 그대로 벽을 따라가는 이야기에요.

노란책과 파란색 대비를 통하여 벽 안과 밖 또는 벽 한쪽면과 한쪽면을 구분하고 있어요.

 

서문에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먼저 나옵니다.

처음에는 무심코 넘겨버려서 내용을 보지 못했는데 먼저 보았더라면 이 책을 이해하는데 보다 도움이 되었겠네요.

전체 구성은 단순합니다.

벽 구조물을 걷고 있는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는 짧은 이야기에요.

스토리텔링보다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책이에요.

 

벽 안에서 밖을 보고 있었는데 어느새 밖에서 안을 보고 있고,

볼록한 벽인줄 알았는데 오목한 벽이고

오른쪽으로 가고 있었는데 왼쪽으로 가고 있고.

어떻게 된 일일까요??

5세인 딸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 손가락으로 벽을 따라 가보기로 하고

책을 뒤집어 보여주기도 하였어요.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마지막에 직접 정리해 주며 책이 끝납니다.  

 

바뀌는 건 벽이 아니라, 내가 아닐까?

다른 곳에서 보면 달라 보이는 거니까!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잊기 쉬운 내용 이지요.

 

 

우리는 두 눈으로 모든 세상을 동일하게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는 보고자 하는 곳만을 봅니다.

나의 시선으로 나의 생각대로 내가 보고자 하는대로 보고 있지요.

같은 상황 같은 장소를 보아도 각자 다른 것을 봅니다.

우리가 어디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장님이 코끼리 만지기 속담이 생각나기도 하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내가 보는 시선에 따라 어떻게 보이는지, 내가 보는게 맞는건지,

아이들에게 내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공간은 고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모든 면들을 함께 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지도록,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랍니다.

​

영유아 보다는 세상을 조금 더 알고 있고 자기만의 생각이 있는 살짝 더 큰 아이들의 시야를 넓혀주기 위해,

그리고 편견과 고정관념, 자신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어른들에게 꼭 한번 읽어도보록 권하고 싶네요.

[100자평] 나일론 Nylon A형 2015.11

나일론 Nylon A형 2015.11
나일론미디어 편집부 엮음 / 나일론미디어(잡지) / 2015년 10월

중복 안되게 부탁해요 ㅠㅠ

솔루션은 수학 문제에만 있는게 아니다.

인사팀장이 알려주는 채용의 오해와 진실 - 사례분석 - 떨어지는 사람, 합격하는 분
김서인 지음 / 굿잡투데이 / 2010년 7월

난 해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취업은 문제 풀이도 아니고 정해진 수식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런데 여기 이 책의 작가이자 현직에서 인사팀장을 맡고 있는 이 분은 정답 없는 문제에도 해결책을 찾아준다.  

사실 제목부터 좀 사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인사팀장이 알려 주는 채용의 오해와 진실. 딱 눈에 띌 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면서도 반신반의..이런 책을 정말 돈주고 사야 하는건지..고민도 했는데.. 

일단 재밌다! 책이 두껍거나 글씨가 작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용 자체가 재미있을 수가 없는 내용인데, 대화를 하는 것 처럼 바로바로 읽혀 지니까, 금방 읽어버렸다.  

이건 정답일거야..생각했는데 여지 없이 나의 편견을 깨뜨려 버리는 내용들. 면접 볼 때 바로 써 먹을 수도 있을 것 같은 상세한 사례들까지. 너무 좋았다! 나는 그리고 유창한 말과 거짓으로 얘기하지 말라는 부분이 참 와 닿았다. 면접 볼때 그렇다고 내 단점을 말하면 안될거 같고, 좋은 점만 얘기하고 싶은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니까..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샘표라는 회사는 그냥 간장 회사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분이 근무하는 회사라니 믿음이 가기도 하고 더 궁금하기도 하다. 그러면 이 책을 읽으면 샘표에는 그냥 갈 수 있을라나? 

 아무튼 취업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 지하철에서 가볍게 읽기도 좋고 집에서 정독하며 읽기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