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권유 - 시골에서 예술가로 산다는 것
장석주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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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나는 내 삶이 너무 꽉 차 있기보다는
조금 비어 있기를 바란다.

장 그르니에는 "빈 상자는 꽉 찬 상자보다 더 내 맘에 든다.
곽찬 상자에 대해, 나는 알고 있거나
거기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짐작한다.

빈 상자는 그걸 어디다 쓸지 모른다.
"그것은 욕망과꿈의 그릇이다"라고 말한다.

늘 꽉 찬 상자보다는 빈 상자에 더마음이 끌린다.
더욱더 나를 비우려고 애쓴 것은 그 때문이다.

더 많이 비우면 비울수록 꿈과 욕망의 자리는 더욱 커질 테니까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테니까.

오, 삶은 잊혀져버린 간밤의 한 토막 꿈에 지나지 않는다.
삶은 아물지 않고 덧나는 상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나는 보다 단순한 영혼이 될 것이다.
그리고 보다 많이사랑하게 되기를 바란다.
사람들을, 일들을, 사물들을, 그리고문득 우리들 곁으로 다가온다.

내가 살아 있음을, 그대 역시 가슴이 에이도록 처절하게 사랑하라.
그대의 삶을, 그대 자신을, 그대의 시간을,
그대가 사랑하는사람을 그러나 괴로움을 억지로 피하지는 말라.
괴로움이야말로 살아 있다는 가장 확실한 징표일 테니까.

모든 가을은 그렇게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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