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시작해서 표지까지. 읽는 사람을 미소짖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오쿠다 히데오를 처음 만난건 공중그네를 통해서였다. 공중그네를 읽으면서도 참 유쾌한 작가구나 싶었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 해피데이』는 6개의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이다. 각 이야기들 모두 흔히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캐릭터들을 내세우는데 평범한 캐릭터에서 뽑아내는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통해 다시한번 오쿠다 히데오의 필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이 끌렸던 건 사실 작가의 명성과 재미있는 표지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쿠다 히데오가 들려주는 유쾌한 가족 이야기'라는 점 때문이었다. 평범한 가족들이지만 어떻게 보면 전혀 평범하지 않다고도 할 수 있겠다. 누구나 평범한 삶을 살면서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꿈꾸는데 『오 해피데이』도 역시나 그런이들이 등장한다. 자신의 집에 있는 필요없는 물건을 처분하는 재미로 옥션에 빠져든 전업주부 노리코, 아내와의 불화로 집에 혼자 남게되어 집을 마음대로 꾸미는 재미에 푹 빠진 마사하루, 부업을 하는 일로 만나게 된 한 남자에게서 묘한 남자의 향기를 느끼는 히로코, 회사의 부도로 어쩌다보니 아내 대신 살림을 맡게 된 유스케, 남편이 직장을 그만 둘 때마다 왠지 모를 영감이 떠올라 일러스트 작업에 열중하게 되고 일을 더 잘해내는 하루요, 친환경적인 생활이라는 로하스에 빠진 아내 덕분에 매일 현미밥을 먹게 된 소설가 야스오. 이 여섯 사람과 그들의 가정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오 해피데이』는 사소한 듯 하면서도 사소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엇보다 소설에 등장하는 그들의 삶이 지금 우리의 삶의 모습게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이 책은 더 매력이 있다. 사실 소설 속에서 우리의 일상과 똑같은 일들만 반복된다면 그 소설은 재미있는 소설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평범한 속에서 유쾌함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이 평범한 일상의 소설에서도 우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만약『오 해피데이』의 작가가 누구인지 모르고 책을 읽었더라도 이 책은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 같다. 오쿠다 히데오에게는 그만이 가진 재미있고 독특한 시선이 있다. 그 독특한 시선을 통해 읽는 이들에게 공감을 이끌어 내고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그의 매력은 충분히 발휘되고도 남았다는 생각이 든다. 끊임없이 반복되고 지루한 일상, 왠지 모를 나른함에 어떤 뭔가가 간절히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오쿠다 히데오의 『오 해피데이』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