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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예언자 4 - 오드 토머스와 흰 옷의 소녀 ㅣ 오드 토머스 시리즈
딘 R. 쿤츠 지음, 김효설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연말부터 만나기 시작한 '딘 쿤츠'의 오드 토머스 시리즈...
3부를 끝으로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살인예언자 4(오드 토머스와 흰 옷의 소녀)' 라는 제목으로 다음 편이 출간되었다.
죽음을 미리 예측하기도 하고 죽은 이의 영혼을 보기도 하는, 이름처럼(Odd) 특이한 능력을 지닌 우리의 오드가 이번엔 과연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책을 폈다.
초반부터 느낄 수 있었던 흥미진진함 때문에 두꺼운 책을 보면서도 왠지 흐뭇해졌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재밌는 책은 책장을 넘기기가 아까운 법, 두꺼울수록 사랑스럽다.
청년 오드 토머스의 매력과 미스테리한 분위기로 처음부터 읽는 이의 집중력을 흩뜨리지 않고 시선을 부여잡는, 이게 바로 딘 쿤츠의 능력인가?
전편에서 오드는 그와 함께했던 '앨비스 프레슬리'의 영혼을 떠나보내고 가수이자 영화배우였던 '프랭크 시나트라'의 영혼을 만나 오드의 애견 '부'(부도 개의 영혼이다)와 함께 어디론가 떠났다.
그리고 '살인예언자 4'에서 드디어 오드의 행선지가 드러났다.
그곳은 바로 캘리포니아의 작은 해변마을 매직비치, 이곳에서 오드는 과거에 배우로 활동했던 허치슨의 개인 요리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꿈에서 붉은 바다와 그 바다 위에 떠 있는 흰 옷을 입은 소녀를 만나고 꿈에서 깨어 알 수 없는 이끌림으로 직접 그 소녀와 대면하게 된다.
그 후 바로 여러가지 사건들과 위험들이 그를 궁지로 몰아넣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과연 모든 것을 다 알고있는 듯한 그녀는 누구이고, 꿈에서 오드가 그녀를 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살인예언자 4'의 부제는 '오드 토머스와 흰 옷의 소녀'이다.
흰 옷을 입은 소녀를 상상했을 때 으스스함이 마구 풍겼는데 책을 직접 읽은 후 이 소녀는 으스스하기 보다는 신비로움을 간직한 캐릭터였다.
솔직히 소녀는 좀 어울리지 않고 여인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 그녀의 모습과 행동, 말투...
오드에게 끊임없이 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라는 말만 해대는 그녀 때문에 오드 뿐만 아니라 나까지 점점 그녀의 정체가 더욱더 궁금하고 가슴이 답답했다.
'살인예언자 4'는 무엇보다 청년 '오드'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가 적절히 조화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전편들에서는 오드의 특별한 능력을 제외하고는 주인공인 오드보다도 오히려 다른 등장인물들의 매력이 더 진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번 책에서는 그 누구보다 오드의 매력이 돋보였다.
오드 토머스 시리즈를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오드의 과거와 각 캐릭터들의 성격을 구구절절 설명한 듯한 느낌에 좀 지루한감도 없지 않았는데 이번 '살인예언자 4'는 전편들보다 더 심플해진 느낌이 좋기도 했다.
한층 더 여유로워지고, 전보다 유머 감각도 훨씬 좋아진 오드를 만나니 왠지 언제나 어리게만 느껴지던 동생이 한순간, 이제 다 컸구나...라고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었달까?(물론, 내게 동생은 없지만...)
하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흥미진진한 사건과 어울리지 않게 사건의 해결이 너무 쉽지 않았나 아쉬움도 든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흰 옷을 입은 소녀의 정체는 알기 힘들었다.
100여 페이지를 남겨두고... '조만간 그녀의 정체가 드러나겠지...'
10여 페이지를 남겨두고... '어...열 페이지도 안남았는데 왜 안나오지???'
결국엔 여전히 그녀는 내게 미스테리함으로 남았다.
왠지 책에 배신을 당한 기분이랄까.
오드의 활약과 그 주변에 일어난 상황들이 흥미롭기도 했지만 그녀의 정체가 궁금해서라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는데 마지막까지 그녀의 정체를 설명해주지 않으니 허무할 수 밖에.
딘 쿤츠가 2008년에 스릴러의 대가 존 그리셤과 함께 최고수익률 작가 순위 6위에 오르기도 했다니, 이 책이 내게 던져준 이 감정들 역시 독자들이 다음 편을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어놓은 딘 쿤츠의 능력으로 생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