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가슴 아픈 일이 없길...

가슴이 아파요 - 우리가족 건강만화
임도선 지음, 박지훈 그림, 이한율 스토리 / 북폴리오 / 2009년 7월

병원에서 잠깐 기다리는 시간에 잡지나 책들을 뒤적거리다 보면 의학과 관련된 만화책을 종종 볼 수 있다.

지금껏 이런 만화책들은 '만화'라고는 해도 왠지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게 사실이었다.

허나 이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건강'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책들을, 그것도 만화로서 쉽게 내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렸을 그 책들을 지금껏 멀리했다는 사실이 후회가 된다.

『가슴이 아파요』도 처음엔 단순히 '심장'과 관련된 의학만화로만 생각했고 나랑은 별 상관 없으리라 여겼다.

그러나 읽으면서는 이 책은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만화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점이 좋았다.

만화속 인물들은 책에서 이야기하는 질환들이 내 일은 아니라 생각하며 살아왔고 건강에 있어서만은 지나치게 확신을 갖고 있었다. 꼭 내 모습과도 같았다.

 

부모님께서 모두 고혈압이시니 내가 고혈압이 될 확률은 70%...

아직 젊다는 이유만으로 내 몸을 소홀히하고 살아왔는데 『가슴이 아파요』를 읽으니 걱정이 앞선다.

담배, 스트레스, 당뇨병, 가족력, 식습관.

이 모든 것들이 심혈관 질환과 관계가 있고 책 속에서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가 진단을 하면서는 정말 남의 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가슴이 아파요』는 만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앓고 있는 병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 우리에게 올바른 지식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만화 속 주인공의 처방전은 우리가 무심코 주는대로 먹게되는 '약'에 대한 상식도 어느정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건강 게시판은 우리가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할 점들을 지적해 준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이야기 끝에 나오는 저자 임도선 교수의 에세이 부분이다.

저자가 의사로 살아오며 겪었던 실제 사례들을 통해 좀 더 믿음직스러운 책이 되게끔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건강만큼 어려운 것이 없듯 의학 용어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음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화라고 해서 너무 쉽게 생각해서도 안될 것 같다.

비록 만화였지만 그들이 겪은 일들이 곧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책을 읽고 난 후 충격이 컸다.

단순히 일회성에 지나지않은 충격이 아니라 꾸준히 책을 옆에 두고 계속해서 충격을 받아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나와 내 가족들의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쓸 수 있도록 말이다.

그동안 거부감이 들었던 의학도서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해 준 책이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가슴 아픈 일이 없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