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진 1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날 눈물 짖게 만든 소설 '리진'_
정말 얼마만에 느껴보는 감동인지...
아니, 지금 만큼은 다시 또 내게 이런 감정을 갖게 할 소설은 없을 것만 같다.
처음 책의 제목을 보고 무슨 제목이 이러나 싶었지만 책장을 덮은 지금 '리진'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그녀의 인생을 생각해 보면 너무나도 가슴이 아려온다.
 
사실과 허구가 공존하는 'faction'이 요즘 유행이라지만 지금까지 내가 보았던 소설 중에 이런 'faction'은 드물었다.
단지 '리진' 뿐 아니라 리진이 어머니처럼 생각한 '명성황후', 개화기 조선의 궁중무희 리진을 사랑한 프랑스 공사 '콜랭', 오누이처럼 함께 자란 '강연' 등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나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마치 지금도 내 주변 어딘가에 살고 있는 듯...
특히 '리진을 사랑하는 마음을 어느 것에도 견줄 수가 없다'는 강연의 마음이 내 마음인 것 마냥 괴로웠다.
소설을 위해 백 년 전 실존 인물인 리진의 발자취를 찾아 떠난 작가가 "어디에도 그녀는 없었다"고 했을 때, 내 가슴도 쓰라렸다.

소설을 읽고 참을 수 없이 공허한 마음으로 네이버 검색창에 '리진'을 쳐 보았다.
검색 중 KBS1 TV '한국사 傳'이라는 프로그램에서 2007년 6월 23일 '조선의 무희, 파리의 연인이 되다. 리진'이라는 제목으로 실제 리진의 삶을 조명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시보기를 통해 그녀의 삶을 화면으로 볼 수 있었다.
그 후 나는 '장동건'처럼 잘생긴 '남정네'도 아닌 이 '리진'이라는 한 '여인'에게 더욱더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가슴 속 한 구석이 커다랗게 구멍이 난 그 심정을 리진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더 말해서 무엇 하랴!!!
어서 가까운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손에 들고 책장을 열어보길 바란다.
괴롭고, 쓰라리고, 안타까운 마음…….
이를 다시 느낄 생각을 하니 조금은 망설임이 들지만 지금의 여운이 조금 가실 즈음 나도 다시 한번 리진을 만나봐야겠다. 

'자, 이제 백 년 전의 한 여인을 백 년 후의 이 세상으로 내보낸다. 리진……당신이 사람들 속에 사랑스럽게 섞여 다시 잊혀지는 일 없이 현재형으로 존재하게 되기를 바란다.' 라고 했던 작가의 바람이 이루어 진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 만큼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