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패배자 - 한 권으로 읽는 인간 패배의 역사, 20주년 기념 개정판
볼프 슈나이더 지음, 박종대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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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위대한 패배자라는 말을 떠올렸을 때,
단연 첫 번째로 떠오르는 사람들은 잊힌 여성 과학자들이다.
우여곡절 끝에 노벨상을 받거나 당연하게 배제되기 때문이다.

예전 로잘린드 프랭클린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충격적이었다. 왓슨과 크릭은 공을 가로챘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저서 《이중나선》에서 플랭클린에 대해 '옷도 못 입고, 머리도 엉망이고, 늘 뚱해 있을 뿐 아니라 영감이라고는 전혀 없는 계측기술자'라고 폄하했기 때문이다.

🔖 이 책은 주어진 기회를 포착해서 결연하게 밀고 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역사는 승리자의 것이라고 말을 하지만 그렇다고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어떤 패배자들은 승리자보다 더 사랑받고 기억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빈센트 반 고흐'라고 설명하면 괜찮을 것 같다.

많은 이들이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가 처한 여러 상황에 대해 연민을 느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놓지 않은 그에게 경의를 표하는 방법이다. 사실 그의 히스토리가 없어도 작품 그대로 인정을 받는다.

이 책의 제목은 '위대한 패배자'이다. 같은 작가, 번역의 '만들어진 승리자들'이라는 제목과 놓고 보아도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패배자가 오히려 위대하며 승리자에게는 거짓과 환상이 묻어있다는 것이다.

짠함은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도 만만치 않다. 그의 공적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불과 몇 년이 되지 않았다. 그의 말년은 안타까움을 넘어서 비참하다.

🔖우리는 누구에게, 어떤 이유로 '패배자'라는 말을 붙이는가? 그리고 정말 그들은 패배했는가?

승리자가 있다면 패배자는 있을 수 밖에 없다. 오히려 패배자가 다수이다. 실패는 두려워하고 터부시 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품격 있게 패배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기회일 것이다.

위대한 패배자를 소개 받을 수 있어 좋았던 책이었다.

#위대한패배자 #볼프슈나이더 #박종대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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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기 힘든 사람들 - 돌봄, 의존 그리고 지켜져야 할 우리의 일상에 대하여
도하타 가이토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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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있기being는 누군가가 옆에 앉아 있음으로써 가능해진다.
🔖사람은 진정으로 의존할 때 자신이 의존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세상엔 '있기'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운 사람들이 있다. 사실 이 말은 돌봄이 필요한 신경 다양인 당사자와 같은 '그들' 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그저, 있을, 뿐'에 대해 경계한다. 효율, 자본과 같은 말에 가려서 돌봄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치료'에 더 중점을 맞추고 돌봄은 그저 허드렛일 취급만을 받을 뿐이다. 사회적으로 굉장히 중요하고 필수적인 부분임에도 말이다.

'돌봄'에 대한 현대의 고전이라고 불리는《있기 힘든 사람들》은 임상심리학자의 돌봄 시설 근무 수기이다. 상담 치료 업무를 목적으로 향한 오키나와에서 저자는 돌봄과 치료에 대해서 그리고 의존, 돌봄이 무엇인지 돌봄노동의 전반적인 모든 것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그가 그곳으로 젖어들어갔듯이 독자들을 울리고 웃긴다.

🔖그처럼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의문들에 대해 나는 아는 것이 전혀 없었고 깊이 생각해 보려 하지도 않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 사이에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무조건 받아들이기만 했다. 그때 나는 멈춰 서서 생각해야 했다. 자세히 조사해야 했다.

중간중간 저자 특유의 언어가 인상적이었다. 마음과 몸을 '마몸' (고코로와 가라다를 합쳐 고라다)이라고 하며 설명한다. 돌봄노동의 고됨을 잘 설명하는 단어이기도 하며, 업무의 범위가 직접 '당사자'나 '민원인'과 접촉해야만 하는 직업 종사자들의 노고를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마몸은 전염된다. 누군가의 마몸을 목격하면 우리의 마음과 몸까지 마몸이 되어버린다.

이 책의 내용은 드라마로 내어도 손색없을 것 같았다. '작가의 말' 부분에서는 살짝 놀라기도 했지만 그만큼 몰입하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작가의 말을 읽고서 다시 책을 앞으로 돌려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다. 같은 글에서 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나라는 존재는 돌봄을 받았고, 또 받고 있으며 동시에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얻는 기쁨과 즐거움이 어떤 의미인지 상호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옳은 길인지 물음을 던진 책이었다.

누구에게도 가까울 수밖에 없는 돌봄이라는 주제에 얽힌 고민을 담은 책으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만큼 읽어보길 추천한다.

#있기힘든사람들 #다다서재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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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석산의 서양 철학사 - 더 크고 온전한 지혜를 향한 철학의 모든 길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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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멋진 타이포그래피가 강조되는 멋진 표지의 서양 철학사를 다룬 벽돌책입니다. 우리말을 로마자로 사용해서 나타냈다고 단번에 알아차리지 못했는데요. 책 내용과 어울리는 멋진 표지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솔직히 최고예요.

철학에 관한 관심은 하나는 고전문학에 대한 발자취를 훑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다른 하나는 '잘 사는 것'에 대해 답을 구하기 위함이 컸는데요. 《탁석산의 서양 철학사》와 같은 경우는 전자와 우선 관련되어 있다는 느낌은 얻었습니다. 서양 철학사의 흐름에 맞게 숫자로 매겨져 설명하고 있고 특히 인물에 대해서는 그 인물의 저서 내용과 관련지어 설명하고 있더군요.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주요 철학자 저서'를 모아두었으니 읽으며 표시해 두었다가 연결 지어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 소제목으로 인물의 이름이 나뉘었으면 궁금한 인물을 찾아서 부분 부분 읽게 되는 편인데, 이 책은 고대부터 중세, 르네상스와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간순으로 천천히 음미하며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흐름에 맡겨 읽다 보면 어디서 철학 꽤 읽었구나! 말을 들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말해도 처음엔 특정 인물을 찾아서 읽었답니다. 같은 인물에 대해서 책마다 조금씩 다르게 설명하는 것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있거든요.

벽돌책을 읽는 방법으로 추천하는 것은 기간을 정해 놓고 1/n하여 하루 정해진 분량을 최대한 지키며 읽는 방식인데요. 이 책이 그런 점에서 벽돌책 읽기 챌린지에 딱 어울리겠다는 생각입니다.
읽으면서 앞 부분은 고대 철학자에 대해 읽었을 때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도 떠올랐어요.

단순히 철학자만이 아닌 시대적 배경에 관해서도 설명해 주고 있으니, 서양 철학사에 대해 한 흐름으로 훑어보고자 하는 분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철학사 없이, 철학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철학에서 옛날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철학사는 전문적인 철학 훈련을 받은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닙니다. 철학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가 철학사를 한 번이라도 읽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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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예술은 사라지지 않는다 윤혜정의 예술 3부작
윤혜정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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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표지가 인상적이여서 더 눈길이 갔던 윤혜정의 예술 3부작 중 마지막인 #어떤예술은사라지지않는다 , 이 책은 예술과 함께한 순간들을 '장소성' 과 '시간성'에 방점을 두고 기록하고 있다.

특정한 장소에서 한정된 시간을 두고 변하거나 사라져버리기에 흐름을 쫓기에 바빴던 저자는 누군가 기억해주는 한 예술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말과 같이 15개의 예술은 나에게 바로 전달되었다. 어느 날의 전시는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함께 적당히 버무려져 곧바로 나에게 전해졌다.

선명한 사진들과 함께 저자의 풍부한 설명은 마치 전시를 보고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당시에 전시장에 방문해 전시를 즐겼던 것 같다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반대로 실제로 전시에 가서 보고 즐겼으나 이 책에서 열심히 보아도 그때 기억이 나지 않는 것도 있다-아마도 이 날 전시를 몇탕 뛰었던 게 분명하다.)

길게 줄서서 예술을 즐기는 당신, 나처럼 굿즈나 도록에 더 많은 관심이 있는 당신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작가의 말처럼 한 개씩 천천히 꺼내어 천천히 음미하는 것이 참 좋았다.

더불어 인터뷰집인 #나의사적인예술가들 과 산문집 #인생,예술 을 꼭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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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오해받지 않는 말투의 기술 - 제안, 부탁, 거절, 사과까지 손해는 줄이고 호감은 높이는 상황별 솔루션
후지타 다쿠야 지음, 송해영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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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전문가 김창옥의 강의를 가끔씩 볼 때가 있다. 자주 나오는 소재 중 하나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때론 대화의 내용 보다는 말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말에 대해 십분 이해하고 동의한다.

어느 날, 팀 전체 회의를 끝내고 몇 사람이 다가와 나에게 물었다. 아까 왜 그 사람 탓했느냐고. 나는 전혀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그 사람에게 미안한 감정도 들었지만 동시에 억울하기도 했다.

오해받지 않고 말하는 방법에 대해 어떤 사람은 간단하게 말한다. '듣는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하고 말해'라던가 '말을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말해'라던가. 하지만 모두 어렵다. 그럼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나?

후지타 다쿠야의 책 《더 이상 오해받지 않는 말투의 기술》은 케이스 별 대응법을 정리해서 알려준다. 이 100가지 케이스만이라도 외워서 대응해보자. 오해받지 않고 상대방에게 호감을 높히고 제안이나 부탁을 승락받을지도 모른다. 당장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해보는 것이다.

챗GPT에게 100가지 대응법을 학습시킨다면 응용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이 책에는 대응법 제안 외에 의사결정이나 제안 방법에 대한 체크리스트나 그 원리에 대한 설명들이 포함되어 있어 직장을 포함한 사회적 상황에서 나의 태도와 전략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 수 있어 더 좋았다. (카피라이팅 기법까지 들어있다!)

말투로 오해를 받거나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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