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를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지금껏 수많은 타인들을 지나치기도 마주하기도 하면서
때로는 짧은 시간안에, 때로는 긴 시간을 통해 타인들에 대한 평가를 서슴없이 내리고
내가 내린 평가(오만함) 안에서 타인을 보게 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
내가 타인에게 내린 평가와 크게 다를 바없이 그들도 나를 각자의 나름대로 이해하고 평가하였을 것이다.
내 모습도 타인에게는 액자 속 사진과 마찬가지로 시간의 연속성을 가지지 못한 채 정지된 한 가지 장면으로만 기억되고,
액자라는 최초의 평가를 자유롭게 넘나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한 가지 면을 가진 사람일까.
이건 분명 아니라는 걸 모두 스스로 안다.
가정 내에서의 내 모습, 친구들 사이에서의 모습,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의 모습은 저마다 다른 얼굴이기에.
다만, 이 당연하고도 간단한 사실을 우리는 쉽게 간과한다. (청소년기든 아니든.)
때문에 우리는 타인에게서 볼 수 있는 면모를 하나로 규정하게 되고 이로써 그 이외의 모습은 쉽게 상상할 수 없게 되므로
그 사람의 과거 행적을 두고 왜 그랬는지 끝내 밝혀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에서는 한 사람의 다방면을 이해하게 되고 그 자체로 존중하며 끝내 받아들이게 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그 과정 안에 풋풋한 사랑의 설렘 그리고 헤어짐과 같이 마음의 성장을 독자로서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아무래도 학교를 배경으로 한 청소년 문학이다보니, 청소년들이 공감할 만한 장면들이 가득 담겨 있다.
청소년기를 지나온 이들에게는 그땐 그랬지 하는 추억에 젖어들게 하는 장면들이 말이다.
(교복 넥타이는 왜 꼭 지각을 예감하는 날에만 잘 안 보이는지……, 친구들 사이에서 소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떻게 퍼져가는지…… 와 같은.)
또 청소년기에 자주하는 생각들이 주인공들의 사유와 많이 닮아 있기 때문에
나에 대한 이해나 내면의 성장을 기대하는 청소년 독자에게 꼭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