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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단어를 찾아주는 꼬마 마법사
다니엘 시마르 지음, 안지은 옮김, 쥬느비에브 꼬떼 그림 / 세상모든책 / 2009년 6월
평점 :
아름답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가족 이야기를 담은 예쁜 그림동화 한편을 만났습니다.
바로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내 주변에서 흔히들 볼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세월의 무게는 얼굴의 주름만큼이나 머릿속 주름들도 깊어지는지 자꾸만 건망증은 늘어나,
자주 보지는 않았다지만 아이 담임 선생님의 얼굴을 몰라보기도 하고, 택배 우편물속에 핸드폰
을 함께 넣어 포장하기도 하고, 가스렌지 불을 껐는지, 현관문은 잠긌는지 헷갈리고 중요한 약
속이나 할일도 곧잘 잊어 가방속에 수첩은 필수로 챙기기도 하지요.
가까운 이들의 전화번호쯤은 수월하게 외웠었는데 핸드폰 저장기능에 의존하고, 간단한 계산
도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한때는 ’디지털 치매’ 말로 우스개 소리도 합니다.
나이들고 오랜 세월을 살면 더 많은 단어를 알게될것 같고, 더 다양하고 풍부한 어휘력으로
대화를 할것 같지만, 일상 생활속에서는 그리 많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을때가 많아요.
자꾸만 단순해지는 대화와 가끔 무심코 입에서 툭 내뱉아지는 말들이 너무나 생소하게 느껴지고
어떤 사물을 보고서도 그 이름이 바로 떠오르지 않아 ’어~어~ 뭐더라...’라고 주춤했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럴때면 참 서글프집니다. 아직은 그 증상이 깊지 않지만 소중한 기억들을 도둑맞는
느낌이 드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이책 [잃어버린 단어를 찾아 주는 꼬마 마법사]는 자꾸만 단어를 잃어버리는 할머니를 위해 단어
를 찾아 주는 엘리즈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 얼마 전부터 우리 할머니는 자꾸 단어를 찾는답니다. 할머니는 진짜 열쇠보다 ’열쇠’라는 단어를
더 자주 잃어버리죠. P2

- 도대체 할머니의 단어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마법’에 걸린 것처럼 할머니의 입술에서
떠나고 말았죠. P12

-영원히 나이 들지 않는 게 있는데 바로 할머니의 미소랍니다. 할머니의 미소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전혀 변하지 않아요! P28
“그거, 있잖니? 그거…….”
“열쇠요, 할머니?”
엘리즈는 언제부턴가 건망증에 걸린 할머니가 단어를 잃어버릴 때마다 단어를 찾아 줍니다.
엄마와 쇼핑을 할 때도, 열쇠를 잃어버릴 때도, 엘리즈의 이름을 이모할머니 이름으로 부를 때도
말입니다. 그러면서 엘리즈는 할머니의 미소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을 깨닫습니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이름을 달리하지만 노인성 질환에 시달리는 어른들을 치료하고 간병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슬프게도 ’현대판 고려장’이란 말까지도 오르내리기도 하는걸 가까이에서 봐
온 나는 무겁고 자칫 어두워질수 있는 내용을 참 이쁘고 아름답고 따뜻하게 그려내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됩니다.
따뜻한 가족의 사랑과 할머니의 미소를 사랑하는 손녀 엘리즈와 함께하는 할머니는 참 행복하게
보입니다. 나와 내 가족, 주변을 돌아보게 하고, 가족간의 사랑을 되새기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