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엄마는 죄인인가?
실비안 지암피노 지음, 허지연 옮김 / 열음사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처음 일하는 엄마는 죄인인가? 라는 물음에 당당하게 ’아니오’라는 대답을 하면서 마음속에서는 더 큰
아우성이 들려온다.  사람은 거짓이거나 캥기는게 있을 때 더 큰 목소리가 나온다고 했던가.

참,  오랫만에 속 시원하고,  마음에 격려와 위로와 용기를 주는 책 한권을 만났다. 
현재 직장을 다니는 엄마이거나,  전업주부이거나,  실업중이거나,  직장을 다닐 계획을 가지고 있는 누
구던 아이를 둔 엄마라면,  아니 앞으로 엄마가 될 여성이라면 읽기를 권하고 싶다. 

내 나이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마흔... 결혼 11년차에 아들 둘 키우며 스스로 ’슈퍼 우먼’이고자 무던히
노력해온 직장 여성이다. 
첫아이를 낳는 해에 다른 직종에서 이직해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에 들어왔다.   이전에 있던 곳에 비해
더 나은 보수와 근무 시간이 안정적이고 아이를 키우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 
출산휴가 2개월을 겨우 채우고 아이는 이웃집 가정보육을 위탁하고 아침이면 데려다 주고,  저녁에 데
려오기를 만 3년을 하면서 늘 아둥 바둥, 동분 서주 하면서,  새로 시작한 직장일과,  초보 주부역활과
엄마노릇에 늘 " 내가 슈퍼 우먼"이다를 주문처럼 외웠던 기억이 난다. 

아이과 36개월 되던해에 직장 근방에 이사도 하고,  아이의 어린이집을 구해 처음 2주 정도는 서로 적응
하느라 떨어지지 않는 아이를 보며  발걸음을 못떼고 아이와 같이 울고 싶었던 적도 있었고,  함께 있
어주지 못하는 것에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컸었다. 

하나만 낳고 말아야지 하면서 4년 10개월이란 제법 긴 터울이 나는 둘째는 좀 더 다른 환경에서 키워
야했다.   큰아이가 동생이 소원이라 낳기를 결심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안 낳았으면 얼마나 억울하
고 아까웠을까 싶다. 
직장에서도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개인적인 욕심과 필요로 공부를 해야겠단 생각에 출산후 2개월
도 못채우고 작은 아이는 시골 친정 엄마한테 맡기고,   큰아이는  어린이집과 가사 도우미의 도움을 받으
며 2년여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참 독하다는 생각과 지금도 아이들에겐 미안한 마
음이 들지만 현재의 직업과,  내 개인적인 발전을 놓고 보면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작은아이도 3년을 보내고 데려왔는데,  오기전 1년여 동안은 시골에서 어린이집을 반나절씩 보내며 단
체 생활에 대한 적응을 시켰었다.  지금껏 키워온 할머니와 떨어져야 하는 환경변화와 갑자기 변화된
생활에 아이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고,  한동안 친정엄마가 우리 집에 와서 생활하기도 했지만
아이와 나는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래서 지금도 후배나 동료들이 조언을 구할 때면 힘들더라도
함께 살기를 권해준다. 

지금 둘째는 일곱살이다.  함께 산지 3년이 지나면서  아이는 적응도 잘하고, 밝고 활기차다. 
아이와 함께 있고, 대화를 할 시간이 부족하고,  형과 함께 있는 시간에는 온전히 작은 아이를 위한 시
간을 내기 힘들기 땜에 어린이집을 직장 근방에 정하고,  출. 퇴근 시간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
다.  또,  유아기에는 단체생활에서 오는 각종 질병이나 행사가 많아 엄마가 자주 들여다 볼일이 생기
는 이유도 있었지만,  아이와의 친밀한 관계를 회복하는데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년에 초등학교 취학을 하는 탓에 학원을 추가로 다니면서 요즘은 직장으로 아이가 온다. 
엄마가 일하는 직장, 사무실에 익숙해지면서 아이는 엄마의 직장인 병원이 ’우리 병원’이 되었고,  일하
는 엄마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 들인다.  
엄마의 정해진 출근시간도,  가끔 있는 회의나, 교육, 회식, 연장근무,행사때면 남편이 아이를 돌봐주고
아이들은 엄마를 이해해 주기도 해서 얼마나 대견한지 모른다. 

이 책에서도 언급을 하지만 엄마인 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가정생활과 아이의 교육과정에 주도적
역활을 해야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직장, 가정, 내 개인 생활에 대한 계획들이 책상에
놓인 다이어리에 빼곡하다.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 늘 바쁘게 움직이고,  시간이 부족하다 노랠
부르면서도 어느 하나 포기할 마음이 없었다.   
그런데, 큰 아이는 그런 엄마가 안쓰러웠나 보다.  지난달 학부모 참관 수업에 지금껏 거의 한번도 빠
진적 없음에도 아이는 엄마가 바빠서 못오실거라는 말을 선생님께 했단다.   한편 속상하면서도 그만
큼 아이도 자라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책의 서평을 쓴다며 주절히 주절히 내 개인사를 길게 적고 있는 이유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책 내용에
서 내 생활이 겹쳐서 이다.  이 책을 쓴 작가가 두 아들을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동양과 서양이 다르지 않고,  국적도 초월 하나 보다. 
가끔 인터넷 상의 엄마들이 모이는 카페의 직장맘 모임이나,  직장동료 후배,  아니면 업무상 만나는 
거래처의 여직원들로 부터 그들의 고민을 듣게 된다.   
"아이가 곧 태어날건데 직장을 계속 다녀야 할까요?"
"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아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적고,  아이가 아플때면 직장을 그만둬야 할지 
고민이예요."
"아이가 학교엘 다니다 보니 챙겨주고,  돌봐줘야할게 더 많아요.   우리 아이 성적이 떨어지는게 걱
정인데 엄마가 더 봐줘야 하지 않나요?"
"같이 일하고 와도 남편은 거실 쇼파로 직행이고,  나는 옷도 못 벗고 주방으로 가야하는게 너무 공
평하지 않아 억울하고, 속상해요."  등등.... 
나 뿐만 아니라 정말 대다수의 직장 여성들이 하소연 하는 내용들이다. 

그럴때면,  나는 100%는 아니더라도 80%이상 직장을 계속 다니기를 조언해 왔다.  내가 지금껏 해
왔던 여러 사례들을 이야기 하며 조언을 하면서 나 스스로 다짐을 하는 과정이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때 부터인가  직장인,  아내,  주부,  엄마의 역활들이 지치고 어깨의 짐이 무거워질 때가
있다.  그럴때면 무기력해지고게 그런 때가 온듯해서 지금 나름의 처방으로 나를 위한 시간을 내고 있던 참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어디든 하소연하고,  털어놓고 상담을 구하고 싶은 시기에 내게는 따뜻한 격려와 조언,  용기를 주는
내 입장,  마음을 더 없이 알아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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