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아 한 걸음씩 미래의 고전 7
이미애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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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몇장 넘기지 않아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와 내가 기억하는 고향 음식들을 줄줄이 꿰어
내는 '이미애'라는 작가가 궁금해져 표지의 앞뒤를 뒤져보았다. 
'1964년 대구생이었구나.  어쩐지.....'   주인공인 두본이의 기억으로 만난 지픈골 외할머니의 
기억은 어쩜 그리도 내 고향이랑 울 엄마를 닮았는지...  시골에서 만 삼년을 할머니와 살다
온 내 아이도 나중에라도 그런 추억들을 떠올릴까 싶다. 

이 책은 열세 살된 두본이의 이야기다.  두본이의 꿈은 '요리의 달인'으로 세상의 본보기가 
되는 요리사가 꿈이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전통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학원을 운영
하시는 부모님, 특히 엄마는 두본이가 부엌에 들어오는것도 질색을 할 만큼 싫어한다.

아들이 초등학교를 갓 들어가 장래 희망을 '볼링선수', '야구선수'라는 말을 했을 때 나도
모르게 화가 났던 기억이 난다.  꼭 그들의 직업에 대한 선입견이라기 보단 성공할 가능성
이 희박한 현실을 먼저 떠올렸는지도 모른다.  흔히들 말하는 '선생님'이나, '경찰관'을 말
했다면 오히려 안심을 했을거란 생각에 두본 엄마의 마음은 곧 나의 마음이 된다.

빌붙어 사는 빈대고 찌그러진 종이 접시 같은 얼굴로 컵라면을 후루룩거리며 끼니를 때우던  
외삼촌은 전국요리경연대회 최우수상을 받기도 한 호텔에서 요리사로 일하기도 했던 우상
이라는걸 알게된 두본이 배신감에 "외삼촌, 왜 이렇게 살아요? 왜 요리사가 왜 못된거야?"
라는 말에 충격을 받고 다시 처음 부터 시작을 한다.  
"내가 기억하는 날들은 파도가 거친 날들이었지.  실패라는 무시무시한 파도가 지나간 뒤에
나는 팍 쓰러져 버렸디.  다시 일어서고 싶다는 생각도 못했어.  내가 생각하기에 말이다. 
이 세상에 가장 무서운 병은 자포자기,  포기라는 병이었어." 음식의 맛을 아는 '미각'을 
잃고 요리사의 꿈을 잃어버렸던 삼촌은 말한다. 그가 다시 입맛을 찾기위해 노력하고, 다시 
최고의 요리사가 되겠다는 꿈을 찾아가는 과정은 두본이에게 본보기가 된다. 

두본이가 인터넷에서 한국 음식 사이트를 조회하고,  방학을 이용해 요리학원에 수강신청을 
하는것으로 요리사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내 딛는 과정이라 여기고 공부를 소홀히 하다 
엄마한테 혼이 나는걸 계기로 엄마와 두본이의 생각도 변화를 겪는다.  엄마는 두본이가
하고 싶은 걸 언제까지 막기만 할수는 없다는걸 깨닫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생각이 변치 
않는다면 그땐 정식으로 진로를 정하자는 말로 관심과 희망을 준다. 

또, 두본이도 세계음식축제에 나가게 된 외삼촌이 영어와 더 많은 공부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정신이 번쩍 든다.
"요리만 잘 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공부하기가 더 싫었어요.  공부해서 뭐
하나? 하지만 엄마가 좋아하니까 공부 해야지 하고 생각했거든요.  휴,  큰일 날 생각
이었구나."
가슴을 쓸어내린 두본이는  어른이 되어 은 외국인에게라도 내가 만든 음식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영어를 잘해야겠단 생각과 진자 최고 요리사가 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걸 깨닫고 스스로 공부를한다. 

"공부한 게 시험으로 나온다는 사실을 초등 학교 들어오고서 처음 알았어.  늘 시험에는
모르는 문제만 나와서 이상했거든." 
시험을 잘 친 두본이의 고백에 나도 절로 웃음이 난다.   엄마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의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으로 이룬 결과에 두아이를 키우고 초등 4학년 아들의  시험점수
에 일희일비하는 내 모습을 떠올리고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희망으로 가득하다.  외삼촌은 스스로의 노력과  두본이가 정성껏 
준비한 '현미죽'으로 다시 미각을 되찾고,  두본이는 그런 외삼촌을 보면서 '은근한 끈기'를 
배운다.  새해가 되어 두본이의 생일날 엄마는 장도 보고 요리 목록도 정해 생일상을 차릴수 
있게 부엌을 내어주는것으로 아들의 꿈을 이해해 준다.  두본이에게는 그게 최고의 선물이
란걸 엄마는 알고 있었던 거다. 

이 책속엔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  외삼촌의 이야기,  친구들의
꿈과 두본이의 꿈이야기,  외할머니와,  채소를 파는 할머니의 이야기,  코주부 요리과장
아저씨의 이야기,  우리나라 전통음식들의 이야기.....
비빔밥이 제각각의 채소들의 다양한 맛들이 어우려져 정말 맛나는 음식이 되는것처럼 
등장인물들의 삶과 생각들이 한데 잘 섞여 정말 맛깔나고 재미난다.   또,  그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고 사는,  앞으로 키워나가야 할 꿈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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