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노래 푸른도서관 30
배봉기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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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지금은 잊혀져간 배우가 주연을 했던 ’늑대와 춤을’이란 영화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책이다.  영화의 주연배우가 맡았던 배역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유독 그의 아내 ’주먹쥐고 
일어서’란 이름이 먼저 기억되는데 별 뜻없이 소리만 있는 우리네 이름과는 달리 그 이름하나에도 
의미가 있었다는것을 이 책을 보며 다시 떠올려 본다.

다른책들에 비해 작가 자신도 인정하듯 <소설을 시작하며>라는 글을 통해 이 소설을 쓰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긴 작품이다.  그로인해 독자들은 ’이스터 섬’과 사건들을 그저 작가의
상상이 만들어낸 허구가 아닌 하나의 기록으로서 받아들이게 되는것 같다. 

나는 처음부터 이 책이 흥미롭지는 않았다. 
7번째로 이방인이 찾아든 섬의 정치적 지도자인 족장이면서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사제이기도 한
’노래하는 사람’ 이 이끄는 ’대구송회’의 노래가 시작되는 6장 <우리는 일 들었노라>   한 섬이 있었
다.  거대한 바다 한가운데 화산의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이 섬..부분부터 끌려들듯 책장이 빠르게
넘어갔다. 
섬에 사는 ’제비갈매기족’은 사냥은 꼭 필요한 만큼한 하고,  누군가 사냥의 충동으로 불피요한 짐승
들을 죽이거나 상하게 했을 때 는 섬에서 가장 혹독한 형벌인 산으로 올라가 동굴속에서 한 달동안
칡이나 고구마를 먹으로 혼자 지내는 것으로 욕심없고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어느날 평원과 숲의 무법자인 ’회색늑대족이’  연합군에 패해 바다로 도주를 하다 배고픔과 죽음에
대한 공포에 휩싸여 섬에 이르렀을때 그들은 형제로서 환영하고,  살 터전을 제공한다. 
그러나 곧 생존방식이 달랐던 두 부족간에는 갈등과 문제가 생기고 두 부족간에는 삶과 죽음을 건
싸움이 시작된다. 
두 부족의 싸움은 섬의 질서를 바꾸게 되고 귀의 크기로 서로를 구분하여 장이족과, 단이족으로 
권력 다툼과 지배하는 자와 지배를 당하는자의 관계가 형성된다.  그들간에 싸움의 승패에 따른
권력의 이동은 있었지만 지배 수단이 된 거대한 석상을 만드는 역사는 귀의 길이만 달리하고 
지속된다.  불길이 휩쓸고 지나갈 때마다 숲은 황폐해졌고,  섬사람들의 마음도 검게 탄 숲처럼
피폐하게 변해갔다.  세월이 흘러  장이족과 단이족 사이에서 생겨난 혼열족중 한 사람이 태어났다.
장이족이 권력을 잡았을 때는 단이족에 속하고,  단이족이 권력을 잡고 있을 때는 장이족에 속하는
영원한 노예의 신분을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이었던 그는 ’괴상한소리’에서 ’큰노래’로, 또 ’생각에
잠긴자’라는 이름을 그에게 준 시간들이 지나 혼혈족들의 정신적 지도자가 되고, 누구도 누구를
지배하지 않고, 모두가 자유롭게 필요한 양식을 얻고 햇빛과 바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과 
울창한 나무와 기름진 풀들과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노래로 전해지고
섬은 하나의 부족이 되었다. 
"그리하여 섬은 하나의 부족으로 바다처럼 평화로우니 해와 달 아래에서 영원하여라! " 구송의 
마지막 귀절이다.

이방인의 선물과 음식의 유혹에 빠진 젊은 이들과 그들을 막을려는 사제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함정에 빠져 노예선에 붙잡혀 가는 신세가 되고,  부족의 대부분의 남자들을 태운 배는 
항해를 시작하고 배 밑창으로 던져지는 물과 빵으로 끼니를 때우고 오물에서 뒹굴다 병에 
걸려 죽어나간다.  살아남은 부족민들도 노예상인들의 채찍 을 맞고 물새의 똥이 산이 된 섬에서 
노역을 하면서 쇠약해지고,  목숨을 잃어 장례 절차도 없이 바다에 던져졌다. 
그리고 전염병이 섬을 덮쳐 마지막 남은 여덟명의 부족민들은 식량선을 탈취해 바다로 향하지만
파도는 그들을 삼켜 버린다.   그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족장 ’노래하는 사람’이 노예선에 발견되어
노예시장에서 인근의 농장으로 팔려,  농장주의 아들 헨리에게 그들의 역사를 담은 노래를 불러준다
섬의 오랜 절망과 죽음 평화와 생명 사랑의 노래였다.  세월이 흘러 그는 죽고 헨리의 기록으로 남겨
진 것이 이 책의 이야기이다.

시공간을 달리한 이 섬의 역사를 읽다보면 우리 삶이 들여다 보인다.  부족간의 권력을 잡기위한 
싸움과,  탐욕과 질시와 적의, 분노와,  증오는 형태를 달리 할뿐 현재에 존재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 작가는 ’잃어버릴 수 없는 꿈을 위하여’를 적고있다.   
"우리가 잃어 버려서는 안 될 그 꿈은 미래를 가꾸어나가는 이상이요, 소망이다.  그 이상과 소망은 
자신을 위한 것이고 더불어 세상을 위한 것이다.  개인과 세상이 함께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세상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개인도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이 소설의 시공간을 넘은 이야기가 그 가 바라는 꿈에서 출발하였다고 한다. 

몇줄 되지 않는 기록에서 장편의 소설로 탄생시킨 작가의 상상력과 ’회색늑대족’이 들어오기전의
섬과,  이방인이  공격하기전의 그들의 삶의 터전이던 섬을 그려본다. 책 속에 등장했던 많은 이
름들과 그들의 삶이 떠오른다.  그 속에서 현대인의 모습들이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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