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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랑 결혼할래 ㅣ 이야기 보물창고 13
이금이 글, 이영림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읽는 동안 다문 입 사이로 웃음이 새어 나오는 동화다.
초등학교를 갓 보내고 원이도 은채처럼 학교앞에서 파는 병아리 한 두마리, 투명한 프라스틱에 담긴 금붕어 몇마리랑 거북이를 사다 나르곤 했었다.
키우지도 못하고 금새 죽는것이 불쌍하지도 않냐고, 냄새 나니 절대 사오지 말라는 야단을 쳐도 새까만 눈동자의 햄스터를 집이랑 해바라기씨 까지 사갖고 와서 눈치를 보던 그때 원이도 은채처럼 "내 맘대로 안 돼요. 안살려고 했는데, 그랬는데, 내 맘대로 안 돼요...."라는 속엣말을 했을까...
아들 원이도 지난 2학기 급식 없는 토요일에는 모둠별 비빔밥을 만들었다. 아들은 신이나서 양푼이에 김치볶음, 시금치 나물에 참기름까지 도맡아 왔었다.
주먹밥을 만들기로 한 은채네 반 아이들은 준비물을 준비 해오지 않는다는 용준이에게 밥을 주지 말자고 약속하지만 그날 저녁 은채는 엄마없이 할머니랑 살던 용준이가 할머니의 입원으로 챙겨오지 못하는 사연을 듣고 승우는 용준이의 준비물인 오이를 은채는 수저를 챙겨두고 어서 학교엘 가고 싶어한다.
아들에게 은채라면 용준이의 얘길 듣고 어땠을것 같은지 용준이라면 어떻게 하겠는지를 물었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냉장고를 뒤져 오이를 씻어 준비해 가면 되요." 냉장고에 오이가 없다면 ? " 아빠에게 돈을 받아 가거나 저금해둔 용돈으로 사죠. 뭐." 우리 아들다운 대답이다. 그럼 아빠는 멀리가 계시고 돈도 없다면? " 슈퍼에 가서 사정을 말하고 사가면 돼죠. 무슨걱정?" 너무나 태연스레 말한다. 평소 자립심 강한 원이 다운 말이긴 하지만 자란 탓인지 꽤나 현실적인 대답이다.
119 구조대원이 꿈인 승우는 우주전사 선더보이 같은 119 구조대원이 제일 멋지다는 아이다. 배가 아픈 친구를 구해 달라고 119에 신고하고 선생님께 먼저 말하지 않았다고 혼나면서도 나중에 어린이에게 신고가 들어오면 선생님에게 말씀 드렸냐고 꼭 묻겠다고 다짐하는 천진난만한 아이다움에 웃음이 절로난다.
상민이는 화낼때 무섭기도 하지만 노래도 잘 부르고 잘 웃는 선생님이랑 결혼하고 싶단다.
선생님께 애인이 있다는 소리에 망치를 맞은듯 충격을 받고 눈에 불꽃이 이는 엉뚱한 아이다. 스승의날 선생님께 선물을 하고 싶던 상민이는 엄마 가방을 가져다 드리고 "선생님, 사랑해요. 저랑 나중에 꼭 결혼해 주세요."라는 카드를 쓰는 엉뚱한 아이다.
우리 아이와 꼭 닮은 내가 모르는 아이의 마음까지 헤아려 보게 하는 동화로, 갓 입학하는 초등학교 1학년이나 신학기를 맞아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맞게 될 저학년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그러고 보면 동화는 그 시대의 아이들을 알 수 있는 척도가 되는것 같다. "엄마, 아빠가 어릴 땐 이랬었어니까, 너도 그래야한다."는 말을 우리 아이들이 이해를 못하는 것처럼 내 아이의 학교생활, 친구관계를 동화를 통해 알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