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팽의 미소 - 에드거 앨런 포 단편전집 3 미스터리
에드거 앨런 포 지음, 홍성영 옮김 / 하늘연못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최초의 추리소설로서의 역사적 의미는 차치하고라도, 뒤팽이 나오는 단편은 멋있다. 어쩔 수 없다. 멋있다는 말이 허무하게 들릴지라도. 난 그렇다.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인간의 기억이란, 인간의 환경이란, 인간의 믿음이란. 드러난 사실들에 대해 모든 것을 통찰하고 종합하여 논리적인 결론을 유추해 내는 것은, 과연 타고난 능력일까? 자유로운 사고와 주의 깊은 분석. 그것은 괴짜만의 전유물은 아닐 겁니다, 뒤팽씨. ^^

'도둑맞은 편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이다. 그야말로 '뒤팽의 미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 아닌가. 이 플롯은 두고두고 이용될 것이다. 편지를 숨기기에 가장 좋은 곳은? 시체를 숨기기에 가장 좋은 곳은? 살인 당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통점은 먹는 것. 먹어버리거나 먹혀버리면 된다. 하하! 이 얼마나 간단한지. 때로는 가장 간단한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라는 것.

앨런 포가 전문적인 추리작가가 아니었던 것이 다행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범인은 너다'는 이 책에서가 아니라 다른 어떤 단편집을 통해 처음 접했던 작품이다. 이상하게도, 살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협잡이나 사기 혹은 증오가 얽힌 추한 사건기록이라기보다는, 마치 시골마을을 배경으로한 한편의 희극적 희곡을 보는 듯 하다. 다분히 극적인 결말(반전이 극적이라기보다는 장치가 극적이다)이 더욱 그러하다. 경쾌하지 않을 수 없다.
'말하는 심장' 역시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심리물 같이 느껴진다. 왠지 다 읽고나서 음흉하게 미소짓는 동시에 한숨 짓게 되는 건 왜일까.

하지만 누구나 알 듯, 앨런 포는 기본적으로 음울하다. '병 속에서 발견된 수기'가 그렇다. 역시 서사적인 이 단편은 가슴 속에 태풍을 일으키고 해일을 일으켜 결국은 읽는 이의 마음을 찍어 누른다.

아주 오래전에 문고판으로 접했던 앨런 포를 그래도 멀끔한 책으로 다시 만나 아주 반가왔던 기억이 든다.. 아무래도 난 잘난 척 하는 사람이 마음에 든다. 뒤팽씨, 그 다음엔 돈을 많이 버셨는지, 사건 해결에 안뛰어드셨더군요.. 섭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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