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들기 좋은 크기의 빨간색 꽃들의 대화는 소설이지만 일러스트와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단편소설이었다. 특이한 구조라 더 눈여겨봤던 것 같다 유년시절 나의 유일한 친구는 꽃이었다. 꽃으로 만든 국수, 진흙케이크,꽃김밥. 산으로 들로 쏘다니다가 하루 해가 지고 세상의 반짝이는 모든것이 어둠 속에 숨고 나면 정은은 엄마없는 집으로 돌아가야했다. 아빠가 해주던 맛없고 역한 냄새의 파스타를 숨을 참아가며 씹고 동생은 그 옆에서 배시시 웃는다. 서울 아이들은 손에 흙이 묻는 걸 싫어했고 나는 반 아이들에게 웃음 거리가 돼 의기소침해졌고 집에 돌아오면 베란다에 나가 꽃부터 뜯다가 그꽃이 없어지자 학교 화단에 꽃을 뜯어 먹게 된다. 그러다 친구에게 걸려 이상한 아이라는 소문이 퍼졌고 아무도 나하고 놀려하지 않았다. 늘 혼자였던 아이의 곁에는 꽃이 있었고 그 꽃과 대화를 하던 나였다. 엄마는 폭식을 일삼으며 급격하게 살이 찌면서 배가 나오기 시작했고 참외만한 배가 수박이 된 어느날 병원을 찾고 난소암 4기를 알게된다. 수술조차 할 수 없었기에 작약꽃처럼 예뻤던 엄마가 파뿌리처럼 시들어갔고 한 줌 가루가 되어 바다에 뿌려졌고 할머니마저 엄마 곁으로 떠난다. 다시 또 혼자가 될거 같은 두려움에 지독한 허기가 밀려오고 마는 나.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