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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돼지 이야기 - 돼지는 어쩌다가 우리 밥상과 술상에 매일 오르게 되었을까
최승철.김태경 지음 / 팬앤펜(PAN n PEN) / 2021년 9월
평점 :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고기나 돼지, 오리고기보다 돼지고기를 더 많이 먹고 좋아하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렇다. 삼겹살만 생각하면 입가 침이 고인다.
돼지의 고기와 비계, 껍질은 구이로 수육 혹은 찌개로 이용되고 창자와 피 조차도 순대로 만들어 먹으니 돼지는 진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아닐까. 거기다 돼지는 우리와 5천년 역사를 같이해온 가깝고도 친근한 동물이라고 한다.농경사회에서 돼지 분뇨는 퇴비로까지 요긴하게 쓰이는, 우리에게 유용한 동물이다.
책은 그런 돼지에 관한 문화 변천사와 옛 문헌에서 발견된 돼지에 관한 기록, 전래 설화와 민담 등을 이야기한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외칠 만큼 한국인의 대표 메뉴 중 하나가 삼겹살 구이다. 과거에는 인기없던 한낱 비계덩어리였지만 개성에서 가장 맛있는 살코기로 둔갑했다는 설과 세겹살과 관련있어 삼겹살이 됐다는 설이 있다. 여튼 돼지 삼겹살 구이는 2000년 이후 전성시대를 맞이하게 되면서 우리와 더 친숙한 음식이 된다. 그러면 돼지의 고대 모습은 어떠했을까.
선사시대에서 통일 신라시대에는 야생멧돼지가 출현했고 이후 가축화한 집돼지의 모습을 보인다. 돼지 사육은 북한 지역이 남쪽보다 1000년 이상 빨랐으며 청동기시대 말경에 돼지 겉모양을 보고 기르기 좋은 돼지를 골라 좀더 생산성이 높은 돼지로 개량하는 작업을 한것을 알 수있다.
이후 삼국 시대에는 관청에서 돼지를 기르기도 했고 고구려의 대표 음식은 맥적(멧돼지, 돼지고기)라는 견해도 많다.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스로 육식을 금지하기도 했지만 이후 많은 돼지를 제사용으로 사육했고 세종과 세조 시대에는 가축 번식을 장려, 소값보다 돼지값이 2배나 비쌌다고도 한다.
일제시기에는 한반도에 서양종 돼지를 처음 도입했고 근대 농축산업이 시작되며 품종개량과 농가 양돈이 증가되기도 했다. 일제가 양돈을 장려하는데 이는 소를 수탈해가고 국내 소고기의 부족분을 대체 공급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곡 생산량을 증산하기 위한 퇴비 마련이 목적이었다고 한다. 광복을 맞이했고 이후 돼지 고기를 홍콩에 수출하고 미국, 영국, 호주, 홍콩에 돼지털(돈모)를 수입하고 일본, 서독, 네덜란드, 벨기에 등에는 수출했다.
이후 삼성이 양돈업에 진출하지만 수출 중단 조치를 당하고 제일제당에서 포장육을 시범 수출하면서 돼지고기 수출이 시작되기도 한다.이후 삼겹살이 유행한다.
그외에 돼지고기 소비 패러다임과 돼지의 신화도 소개되어 재밌었다.
우리와 친근하면서도 적당한 가격에, 우리에게 단백질을 제공하고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복을 가져다주고 화를 막아주었던 돼지. 맛도 좋은데 그 역사와 여러 이야기를 알고 나니 더 매력적인 녀석이 아닐 수 없다.신의 가축인 돼지가 우리의 문화속에서 건강하고 정직한 식문화로 형성되길 바라본다. 책을 읽다보니 삼겹살과 수육이 생각나서 오늘 밥상에 오를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