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의 인스턴트 커피 신부름. 여자 손으로 먹어야 맛이 난다니. 위험한 발언이다. 제발, 자기 커피는 자기가 먹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회사 행정과 국장 비서일을 해주던 여사원이 우선 해고되면서 국장은 그 역할마저도 강요한다. 대꾸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국장 앞에서 웃기만하는 그녀. 처음부터 잘보이려다 바보같이 모욕을 당하고 만다. 갈 데 없는 인생은 슬기나 나나 마찬가지다. 한번 다른 사람에 인생에 간섭해보려하지만 그것마저도 쉽지 않다. 슬기의 뺨을 때린 건, 뭐가 옳은지 아는 슬기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본 건 아닐까.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