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만나는 만나고 싶지 않은 두 사람이 있다. 풍을 맞은 남자의 시선에 나는 기적이 일어나 남자가 여행가방을 꾸리거나 빨리 죽어 소파에서 사라지길 바란다. 다세대 주택 지하방에 사는 슬기. 온통 뒤죽박죽인 말을 하는 아이는 부모가 없는 탓에 유치원에도 가질 못한다. 어느날 어떤 노인이 슬기를 무릎에 앉히곤 치마를 들춰 성기를 만지는 걸 목격한다. 한 두 번이 아닌 듯 하다. 그러나 나는 두 사람에게 다 모른 척 한다. 내 것이 아닌 삶에 간섭하고 싶지 않기 때문인가? 방관자도 잘못된 게 아닌가. 내 삶이 아니면 그냥 모른 척 하는 게 맞는 걸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어야 하는 걸까.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다. 괜히 간섭하면 어떤 불똥이라도 튈까 싶어 용기를 내지 못한 채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