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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의 정리 1 - 개정판
드니 게즈 지음, 문선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평점 :
수포자들이 들으면 놀랄 책이 있다. 난해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수학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수학을 좋아한다. 답이 딱딱 떨어질 때의 그 쾌감을 알고 난 뒤로는 수학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흥미롭다.
전 시대를 통틀어 가장 훌륭하고 값진 수학책이, 지금까지 하나로 정리된 적이 없는 개인 소장의 가장 완벽한 수학전집이, 한 트럭분의 책이, 소장하던 수학과 관련 서적 모두를, 수백킬로그램의 책을 보낸다는, 마나우스에서 온 편지. 페레트가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어디에서 구했는지는 비밀로 붙인 채 보내는 책, 정당하고 합법적인 수단과 방법만 동원된 건 아니지만 피로 얼룩지지는 않은. 그 속에 시간과 노력이 들어있을 것이다. 많은 돈도 들었겠지? 그는 왜 페레트에게 수학책을 보낸 걸까.
자신이 느낀 희열과 긴긴밤의 느낌을 전해주고 싶었던 걸까?
문제의 수학책을 받으면 팔아치우더라도 다 읽고나서 팔아치워야 한다는 것. 책이 너무 많아 상자는 터져 궤짝에 쑤셔 보내는데 분류는 알아서 하라고.
좁은 서가마다 책이 짜부라질듯이 빽빽이 차있는 모습이 왜 화가 나는 거지? 띄엄띄엄 늘어선 책도 참을 수 없는 그. 도통 알 수가 없다.
그시간 막스는 여느 토요일과 똑같이 클리냥쿠르 벼룩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그 때 한쪽 구석에서 얼굴이 시뻘게진 채 식식거리고 있는 두 남자를 보게된다. 둘이 싸우는 줄 알았는데 (막스가 상관할 바는 아니었지만) 앵무새를 붙잡으려고 하고 있는 것이었다. 앵무새는 커다란 부리를 휘두르며 저항했다. 덩치가 작은 남자가 앵무새의 날개 끝을 움켜 잡자 피가 날 정도로 깨물어버리는 앵무새. 또다른 키크고 우락부락한 남자가 주먹으로 앵무새의 머리를 사정없이 갈긴다. 그들은 밀매업자였기에, 말잘하는 앵무새는 높은 값을 받을 거란 생각에 앵무새를 잡으려했던 것이다.
그리고 11살의 막스는 파란 멍과 할퀸 상처의 뺨에, 엉망이 된 바지를 입곤 병든 앵무새 주워왔고 이후 책은 대서양의 파도에 휩쓸려 사라질뻔하고 아마존의 화염 속에서 사라질 뻔하지만 결국 위험에서 벗어나 도착한다. 그로루브르는 어쩌면 자신의 집이 화재가 날 것을 알았던 걸까? 뜨거운 불길 속에서 책을 구하고 유언장을 쓴 이유가 분명있을 것이다. 단순히 뤼슈의 생각인 걸까.
이제 수학을 문학이라고 표현하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우리 시대 최고의 소설가들의 작품이나 가치 있는 이야기가 들어있는 수학자들의 이야기, 수학자와 수학 이야기가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훌륭한 소설 작품에 꼬투리를 까다로운 독자들이 만족하는 책이 온다니 기대된다. 왠지 우리 집으로 배달이 올 것만 같은 기분까지 든다.
수학 시간을 떠올리는 듯한 그림들이 펼쳐진다.
썰렁한 그림, 원과 삼각형의 관계, 원이 세점을 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 세 점을 지나는 원은 하나다.
썰렁한 그림에 원의 내부를 색칠하고 나니 나아졌다. 마치 화가의 그림을 액자에 끼운 것처럼 테두리를 그려 넣기로 한 자신의 아이디어가 그럴듯해보인다.
수학시간에 배운게 나와서 갑자기 더 재밌어진다. 이등변 삼각형의 경우 두 각의 크기가 서로 같음을 증명했다. 변의 길이와 각의 크기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곧 두 변의 길이가 같으면 두 각의 크기도 같다.
근데,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들소를 이각소라 하고 자전거나 모터사이클을 이륜차라고 한다. 각이 세개인 도형은 삼각형인데 삼변형이라는 표현 역시 가능하다. 피식.
아는 게 또 나왔다.
삼각형 두 변의 제곱의 합은 나머지 한변의 제곱과 같다고 하면, 이 삼각형은 직각삼각형의 형태를 가지고 세변의 길이와 어느 각의 성질 사이에는 밀접한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
뤼슈와 조나탕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바빌로니아인의 결과와 피타고라스의 정리, 결국 피타고라스의 것은 피타고라스에게 돌려주라니.피식.
피타고라스의 제자가 되고 싶으면 침묵해야한다. 교육과정에서 들은 내용을 발설하지 않고 비밀을 지켜야한다. 말을 잘하는 것보다 침묵하던 피타고라스의 가르침.
레아는 흥분하고 나도 덩달아 책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사인, 코사인, 탄젠트까지 등장.
수의 세계로의 여행은 수학의 탄생과 인도에서 이집트 등까지 수학의 진화의 모든 현장을 추적한다. 드니 게즈는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가득찬 이야기로 이야기를 펼친다. 2부가 기대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