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지막까지, 눈이 부시게 -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죽음을 배우다
리디아 더그데일 지음, 김한슬기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음이란 뭘까. 잘 죽는 비결이 잘 사는데 있다고 한다. 어떤 삶을 살아야 잘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렁선한 삶을 사는 게 잘사는 걸까. 용기와 정의 등 선한 인간의 덕목을 배우며 자라고 늙어가며 노력과 연습을 반복하며 지혜롭게, 도덕적이게 사는 게 훌륭한 삶일까? .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른데,  어떤 게  잘 사는 것이라고 규정짓는 것 자체가 잘못된 듯하다. 죽어가는 와중에도 그것들이 가능할까. 좋은 죽음을 맞이하는 비결과 잘 죽기 위해, 잊혀졌던 죽음을
되새기는 게 우리가 잘 죽는 걸까. 

 병원에 있으면서 암환자와 암병동을 지나가 본 적이 몇 번 있다. 같은 공간인데 다른 듯한 느낌, 
그곳에서는 희망을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암환자는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그 옆에서 가족들 또한 힘든 하루를 보낼 것이다. 그러나 환자 본인이 아니고는 가족들조차 그 무시무시한 암의 위력과 끔찍한 후유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길, 곁에 있길 바랄 뿐이다. 죽음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막연하게 두렵고 어찌할 줄 모르고 우리는 산다. 

 어쩌면 불필요한 치료나 입원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상 무엇이 필요하고 불필요한지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 모두가 그렇다.
 환자들은  몇 시간이라도 더 살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닥치면 자신이 어떻게 다뤄질 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텔레비전과 영화 속에서 보여준 깔끔하고 부드러운 심폐소생술과 현실은 다르다는 걸 우리는 알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절차에 따라 효율적으로 움직여 시체에 희망을 불어넣는 지식과 기술로 환자를 간신히 살려 중환자실로 향한다. 하지만 세번째 코드블루가 오고 환자는 죽음에 이른다. 의사로서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지만 한편으론 잘 죽는데 실패한 개인과 사회가 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던 평온한 죽음이 아닌 가족들이 원했던 죽음으로 이어진 상황.
 심장마비가 와서 겨우 목숨을 부지하는 임시방편일 뿐. 건강을 회복하는 건 아니다. 때론 올바른 대상이라면 가능하지만 말이다.   

 우리는 사실 한낱 인간일 뿐인데 죽음을,  유한한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책을 읽는 내내 나 또한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다. 
 제일 먼저 자신은 유한한 존재이기에 미리 자신의 죽음을 생각해보기도,  잘 살고 잘 죽는 계획을 세워야하지만, 내가 죽는다는 것을,  가족이 죽는다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든 게 사실이다 
나이가 많든 적든 언젠가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지금 안락한 삶을 누리며 의학의 발달로 영원히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스스로 죽지 않는 존재라고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환상에 살고 있으니까. 유한성을 각인 시켜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어떤 자극이 현실을 일깨워줄 수 있을까?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죽음을 인정하고 죽음의 기술과 노력이 필요하며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죽음을 인정하고 그려보고 연습하는 것, 쉽지 않지만 좋은 삶에서 좋은 죽음이 일어나기에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어디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가? 집? 병원?이것 또한 선뜻 대답이 어렵다. 죽음에서 벗어나려고 우리는 갖은 애를 쓰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 언제부턴가 병원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어떤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는,  내목숨을 구해줄  영웅과 같은 의사를 찾는다. 이는 영웅 판타지의 비극인 것이다. 이젠 병원에서 잘죽는 법과 어떻게 병원에서의 죽음을 피할 수 있을지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무엇 하나 쉽지 않다.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면 계획을 세워야한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지 못하면 죽음을 준비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커지는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도 없고 평화로운 죽음또한 사실상 어려운 것 같다.  

 책은 언젠가 우리가 맞이할 죽음 앞에서 던지게 될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도록 도와준다.  잘 준비한 자가 잘 살 수 있고 오늘을 더행복하고 가치있게 보낼 것이다.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