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읽었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다시 펼치게 된 것은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예전의 동물 농장과 다른 버전의 핑크색 '동물농장' 에디터스 컬렉션의 소장 욕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동물농장'은 너무나도 예쁜 표지와 초판본 서문과 우크라이나판 서문이 실려 있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었다. 많은 내용을 담은 짧은 서문으로 동물농장의 앞부분을 장식해서 새로웠던 것 같다. 초판본 서문에는 영국에서 조지 오웰이 동물농장을 책으로 내려고 했을 때의 어려움이 적혀있다. 사상과 발언의 자유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정부 기구의 직접적인 간섭이 아닌 여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이때문에 특정 주제들의 출판을 꺼리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지식인의 비겁함이고 작가나 기자가 직면하는 최악의 적이라고 책은 말한다. 농장의 동물들은 수퇘지 메이저 영감을 워낙 존경했기 때문에 그의 말을 듣기 위해 한시간씩 잠을 희생하는 것쯤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는 비참하고 고되고 짧은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들은 태어나서 숨이 끊기지 않을 만큼만 먹이를 먹고 힘이 닿는데까지 노동하고 쓸모가 없어지면 끔찍하게 도살당한다. 행복이나 여가라는 의미를 모른 채, 자유마저 박탈당하고 비참하게 노예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동물들이었다. 오랜 학대와 과로에 지친 동물들이 메이저 영감을 필두로 농장 주인을 물리치고 농장을 차지한다. 그들은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는 구호와 함께 평등을 외치며 ‘동물농장’이 건설한다. 그렇게 그들은 평등 속에서 살아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주동자였던 돼지들이 읽고 쓰는 능력이 생기고 권력과 특권을 누리는 엘리트계급이 되면서 그들 또한 교활하고 무자비와 더 심한 착취를 일삼게 되고 남은 동물들은 다시 복종하면서 노예와 같은 고통스런 삶을 살게 된다. 정의와 평등을 실현하고 이상사회를 이루려했지만 또다시, 교활하고 포악함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씁쓸하다. 책은 자본가는 ‘인간’으로, 노동자는 ‘동물’로 상징되며 ‘동물존중주의’를 외치며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새로운 지배계급이 생기고 다시 자본주의 체제로 돌아가는, 타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권력의 주체만 바뀌고 다시 부패와 타락의 길을 걷게 되고 결국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는 사실을 경고한다는 듯하다. 오랜 학대와 부당함에 맞서 자신들의 자유와 본질을 찾으려 하는 동물들의 목소리는, 어딘가에서 부당하게 착취당하고 울부짖는 노동자와 우리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삶의 본질을 깨닫고 사회를 변화시키려한다. 이 때 무조건적인 맹목과 믿음에 빠지지 않기 위해 항상 경계하고 노력해야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한다. 책을 읽으면서 노동자와 자본가라는 측면외에 개인적으로 실제 동물의 학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똥을 사고 그 똥 위에서 사료를 먹고 살을 찌우다가 도살장에 끌려갈 땐 눈물을 흘리는 돼지의 모습, 빠른 시일 내 성장하기위해 24시간 꺼지지 않는 전등 아래서 잠도 못 자고 항생제가 잔뜩 든 사료를 먹는 닭들의 모습 등을 돌이켜보니 너무 잔혹하고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인간이 육식을 안할 수도 하루아침에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는 것도 힘들겠지만 가축에게 좀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동물 복지가 우리 건강과 직결된다는 것을 생각해 이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