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파랑, 어쨌든 찬란
케이시 맥퀴스턴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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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느슨한 널판에 열쇠 끝이나 웨스트윙에서 훔친 봉투칼 같은 도구로 새긴 글귀. 누가 새긴지 의견이 분분한 와중에 백악관에 겁도 없이 낙서할 사람은 대통령의 아들 잭 포드나 딸 루시밖에 없을 텐데. 글귀를 비밀 주문처럼 소중하게 간직하는 사람도 있다. 그 글귀는 무엇이고 누가 새겼을까.  알렉스 또한 백악관에 살게 되면서 이 글귀를 발견하게 된다. 

알렉스는 미국 대통령의 아들이지만 빈털터리 텍사스 홀어머니의  딸과 가난뱅이 맥시코  이민자 아들 사이에 태어났다. 그래서인지 전용기를 타고 이런저런 호사스런여행을 하는 것은 그에게 호사였다. 그 시기 왕실 결혼 열풍이란 제목의 기사가 나올 만큼 사람들은 왕자의 연애사에 궁금증이 많았다. 우리 또한 고위 관리나 연예인의 스캔들, 결혼, 이혼 등등에 관심이 많지 않은가.







 주인공인 미국 대통령의 아들 알렉스와 영국의 헨리 왕자는 숙적인 건지  만나면 으르렁 거린다.  왕실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알렉스와 헨리는 또 만나게 되고 둘은 여전히 서로를 못마땅해하며 밀치다가 기자들의 플래시를 터뜨리기도 한다.  

그랬던 알렉스와 헨리가 오해를 풀고 둘은 친구가 된다.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알렉스와 헨리,  둘다 태어나자 마자 이목을 모으는 신분과 계급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  하고 싶지 않은일도 억지로 해야하고 늘 미소를 장착해야하는,  작은 실수나 큰 사건 조차도 사사건건 신경써야하는 그런 위치의 사람들이니까. 고급진 집과 호사를 누리고,  사람들의 시선과 기대감, 관심이 마냥 좋을 거라고 우리는 생각하지만 그들은 엄청난 압박과 고통 속에서 살아갔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할 상대도, 이야기할 곳도 없는 외로움 속에서, 피곤한 인생을 살아갔던 것이다. 
  비슷한 처지에 있기에 서로를 더 잘 알았고 둘은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던 어느 날,  헨리가 자신이 성소수자라며 알렉스에게 키스를 하고 이후 알렉스 또한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둘은 연인이 된다.







  두사람은 진실된 마음으로 진지하게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를 대했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그 둘 사이에는 존재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사랑을했지만 비밀연애가 쉽지만은 않았다.
 이 연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극히 보수적인 영국 왕실에서 헨리 왕자는 로열패밀리가 원하는 대로 알렉스와의 감정을 감추며 살아야 할까? 자유 분방하고 자신의 성정체성을 인정해주는 가족들이 있는  알렉스와 보수적인 왕자 헨리의 뒷이야기는 책에서 만나보길 바란다.
 '빨강, 파랑 어쨌든 찬란'은 자신만의 빛깔을 지킬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어떤 모습을 하든, 어떤 성격을 가지더라도, 수백만가지 색깔 중 자신에게는 단 한사람, 그사람을 알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같이 해결해나가려는 책이다. 이 책 또한 쿼어소설이라 최근 읽은 '어둠속에서 헤엄치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동성애, 다양한 사랑을 보는 우리의 시선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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