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산의 아름다운 바다를 앞에 둔 아름다운 생태 공동체 ‘진동 요셉의 집’에 '없는 대로, 불편한 대로’ 밭 일구고 닭 키우며 사는 수녀들이 있다. 수녀들은 최대한 자연의 방법을 활용해 농사를 짓고 닭을 키우면서 병든 지구를 되살리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닭이 알을 품고 조금씩 닭과 친해지면서, 결국‘닭들의 엄마’로 거듭나는 75살 수녀의 재치있고 유쾌한 이야기가 재미있게 와닿는다. 케이지에서 갇혀서 사육당하는 닭들의 모습에 처음에는 충격을 받은 수녀님. 한 마리당 배당받는 공간이 너무나도 좁아 앉을 수도 몸을 돌릴 수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주는 사료를 먹고 알을 낳으며 죽어가는 닭들이 불쌍해보였다. 인간의 욕망충족을 위해 우리가 지금 무엇을 저지르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닭에게서 알을 빼내기가 미안하기까지 했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닭을 키우는 게 필수다. 왜냐하면 닭똥은 농사를 지른데 귀한 몸이기 때문이다. 땅을 살리는 데 일등 공신이 똥이고 소변도 좋은 비료다. 수녀는 점점 닭을 키우고 보고 있으면서 지루하지가 않다. 삐약거리는 생명체가 신비롭고 아기를 키우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혹 부화하지 못한 달걀을 따뜻하게 해주면 혹시 병아리가 나오 지않을까 해서 등을 켜주고병아리가 나오길 기다린다. 혹시나 병아리가 나오다 뜨거워서 죽지는 않을지 걱정으로 잠 못 들기도 한다. 닭들을 보며 인간의 공동생활과 시련을 떠올리기도 한다. 또 다른 체험을 통해 내적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결핍에서 오는 기쁨, 불편에서 느끼는 충만감, 힘듦에서 느끼는 만족감 등을 느낀다. 동물이 행복해야 인간도 행복하다고 하는데 닭들의 삶은 결국 우리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이것이 인생이니, 마음을 비우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사람과 동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고 만들고자 하는 수녀의 바람 또한 느껴졌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