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22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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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이 끝난 후 나는 비참한 심경으로 잠자리에 들었고 비참한 심경으로 에스텔라를 생각했고 비참한 심경으로 악몽을 꾸었다. (18쪽) 

과연 진짜 악몽이었을까,  현실을 암시하는 건 아닐까.  

 런던까지 가서 신사교육을 받았던 그가 다른 사람이 된다. 조와 비디를 대하는 태도, 옷차림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사치와 낭비를 하게 된다.
안타까웠다. 돈이 생기면 정말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나 또한 어쩌면 변할지도 모르지만 순수하고 대장장이 조를 따라 묵묵히 도제일을 하던 그가 그립다. 

 위대한 유산 (상)처음에는 핍이 누나의 구속에서 벗어나고,  돈도 많이 벌고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했는데, 막상 많은 돈이 생기고 런던까지 가서 신사교육을 받지만 핍의 인생은 망친거나 다름없었다.
 겉으로는 행복해 보일 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핍은 조와 지내던 그 때가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내 운이 어떤 것이었든 간에 나는 좀처럼 깊은 애정을 갖고 누나를 떠올릴 수가 없었다. 나는 누나가 그토록 큰 고통을 겪게 만든 가해자에 대해 격렬한 분노에 사로잡혔다. 충분한 증거만 있다면 그 가해자가 울릭이든 누구든 간에 최후의 복수심에 불타 추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51쪽) 

 누나와 애정이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누나의 죽음에 핍의 뇌리 속에는 누나로 가득했고 거리에서 누나가 자기를 향해 걸어 오거나 거처의 문 바로 앞에 와서 노크하고 있다는 기이한 생각도한다. 누나의 목소리와 얼굴,  몸의 모습까지.기억나는 핍. 

 자신이 좋아하는 에스텔라 또한 세련되고 아름답지만 경멸하듯 그를 대했고 지시사항만 따를 뿐 마음대로 자신의 의지를 내세우지도 못했다.
핍과 비슷한 상황에 의지는 커녕 경멸하고,  사랑 또한 몰랐던 그녀다. 핍은 의지할 곳마저 없어져버린 듯하다. 핍이 진실된 마음을 계속 전하지만 결국 이뤄지지못한 둘. 

내가 너를 신사로 만든거다. 내가 그 모든 일을 다 한거다. 그때 난 맹세했다. 혹시 앞으로 내가 1기니라도 돈을 벌게 된다면 틀림없이 그 돈이 너한테 가게 할 거라고. 그 이후에도 나는 맹세했다. 혹시 앞으로 내가 투자를 해서 부자가 된다면 틀림없이 너를 부자로 만들 거라고. 나는 거칠게 살았다. 너를 평탄하게 살게 하려고 나는 열심히 일했다. 네가 일따위는 모르고 살게 하려고.(120쪽) 

 그가 왔다. 어린시절,  너무나무 무서웠던 습지묘지에서 만났던 탈옥수 매그위치. 자신이 핍의 두번째 아버지라며 들이닥친 사람.  너무나도 끔찍하다고 생각했던 그 존재가 자신에게 유산을 남겼다니,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머리가 아픈 핍, 더이상 돈을 받을 수가 없다. 근데 그에게 연민이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위대한 유산에서 조가 제일 빛나는 것 같다. 힘든 어린 시절과 아내에게 핍박받으면서도
꿋꿋하게 대장장이일을 하던 그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핍을 순수했던 대장장이 조의 조수(?), 제자(?) 시절로  되돌리고 싶다. 조와 비디가  있던 그시절로,  자신도 그때가 행복했음을 깨닫았지만, 이미 늦었다는 걸 핍도,  우리는 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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