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와 비순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권예리 옮김 / 1984Books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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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부터 '학교에서의 클로딘(장편소설)'을 시작으로 80대 초반 세상을 떠날 때까지 글을 쓴 작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는 열정적이었고 사회적 관습이나 타인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았고 온 몸으로 사랑했다. 그런 삶이 글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등장하는 이는 모두 실존 인물로 작가는 인물들을 관찰하고 쾌락에 대해 얘기한 일화들로 구성된다. 

순수와 비순수는 성적 욕망, 여성의 동성애, 남성의 동성애, 여성의 질투, 양성애 등 인간관계를 전반적으로 다룬다. 어린 시절의 상실과 결핍, 감정적인 착취, 집착, 외로움, 소외감 등 겉으로 강한 척 하지만 속마음은 여리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이야기하면서 우리의 모습을 녹여 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눈먼 자에게 하는 경고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눈 먼 사람은 으레 그렇듯이 오직 자기만의 옳다고 믿고 자신을 해치려 든다. 그러니 나는 어리석고 충실하게 스스로에게 상처를 준 것이었다. 

(78쪽) 

자기만이 옳다라고 생각하는 건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마리게리트에게 이해했으니 이제 그만 멈추라고 자신들만의 버릇을 내비친다. 두 여자의 대화에서 생략된 주제와 낱말이 많을지 예측해볼 수있다. 무엇을 말할지 선택하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누군가를 함부로 평가하고 자기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태도, 이제는 버려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생략된 주제와 낱말이, 무언가를 말하고 싶으면서도 머뭇거리는 인상과 모호하게 스쳐 지나가는 서술,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문장들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시 읽어보면 작가의 특유의 언어이자 매력처럼 느껴졌다. 

그리고는 맨 마지막장의 사람들은 '순수와 비순수'가 나의 가장 훌륭한 작품임을 언젠가 알게 될 것이다는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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