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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서소 씨의 일일
서소 지음, 조은별 그림 / SISO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회사다니는 것 말고 할 줄 알던 게 없던 서소씨, 어느 날 정직 처분을 받고 몇달 전부터 회사에 가지 않고 있다. 회사의 처분을 받아들이고 휴식을 받아들이고 있는 서소씨. 12년이라는 시간동안 어찌어찌 버텨낸 회사를 다시 반복해야하지만, 남의 돈을 먹기 위해서는 모두들 그렇게 하고 있기에 서소씨는 받아들이고 한편으론 징계를 받고 내심 기쁘기도 했다.
신입시절, 복사와 팩스를 도맡고 절대 졸지 말 것을 가슴에 새겼던 서소씨에게서 내가 보였다.
다들 신입일 때는 똑같나보다. 멀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알려주는 이도 없고 말이다.
어느 날 회사를 다니다가 나에게 쉬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는 많이 힘들어 할 것 같다. 며칠이나 누구든지 아마
지친 회사 생활에 맞이한 휴식이 좋겠지만, 구체적 계획도 없이 예상치 못한 긴 휴식이 찾아온다면 힘들지 않을까. 그래도 받아들이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것 같긴 하다.
서소씨는 휴식 첫날 항불안제와 마그네슘과 녹차 카테킨 가루를 퍼먹으면서 일어난다. 서소씨도 나처럼 불안한 걸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서점에 가서 시간과 돈을 쓰면 행복하고 게으르지 않은 휴식의 첫날을 보낼거라며 아무렇지 않을것같다고 위로해 보지만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괜시리 눈치를 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뒷목 잡은 듯한 사진을 찍은 서소씨의 모습,
우리들처럼 누군가를 좋아하기도하고 대차게 차이기도 하고 거기다 이혼까지 한 남자의 이야기.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이어 나간다.
서소씨는 30대 초반 좁은 원룸에 웅크려 오직 생존만을 위해 사는 사람처럼 보이기 싫어 3억이라는 대출을 받아 망원동의 어느 깨끗하고 아담한 빌라에 사는 사람이다. 남의 눈치를 자꾸 살피는 듯한 서소씨의 모습이 공감도 되고 안타깝끼도 했다.
갑작스럽게 생긴 5개월의 휴식, 카페를 가도 진상손님으로 보일까. 30대 구직활동 중인 낙오자로 보일까싶어 카페 주인들의 눈치를 살피는 그. 일을 그만 두고 낮에 카페를 홀로 가면 이 시선을 누구라도 느끼기에 너무나도 공감이 됐다. 어렵게 찾은 B카페에서 뚱단지와 함께 찾는 그. B카페 사장님의 예쁜 얼굴과 친절한 배려속에 찾던 어느날 사장님이 단지를 보곤 운다. 그 모습을 보곤 서소씨는 어찌 해야할지 모른다. 알고 보니 그는 관계 속에서 계속 상처입었고 조금 더 성장하고 다듬으면 괜찮을 거라 생각과 달리 지독하고 외롭게 관계를 맺지않고 개와 교감하며 살아보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소씨는 계속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외로운 게 싫으니까.
직장인 사춘기를 겪고 있거나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회의를 느껴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게 괴로운 우리, 하지만 막상 놀고 먹고 돌아다니면 곱지않은 시선들이 따라다닌다. 그런 우리의 모습이 서소씨의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