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 카운터 너머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봉달호 지음, 유총총 그림 / 시공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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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제목을 보고,  나는 폐기처분될 위기에 있는 남은 삼각 김밥을 먹어가며 살아가는 편의점 알바의 눈물 어린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편의점을 지키는 사람은 카운터 너머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을 보는 점주 봉달호씨였다. 글쓰는 게 부캐인 이 분. 편의점에 종종 가지만,  편의점 점주들에게 관심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편의점은 그냥 재미없는 곳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밌다. 꼬마 여자 삼총사에게 수학선생님이 되는 정욱이의 모습. 1200원에 1500원을 더하면 이라는 질문에 3천3만원이라는 기발한 셈을 하는 승하 덕분에 깔깔 웃는 손님들과 아이들. 우유 때문에 발을 동동 거리기도 한단다.
111년만에 폭염이 이어졌다는 2018년 여름,  
우유 물량 부족으로 공급이 끊기고 다른 상품으로 교체되고 발주제한에 가격까지 오르는,  우유는 독특하고 삐딱한 상품이란다. 여름엔 없어 못팔고 겨울에 남아돌아 걱정인 상품이 우유다.
젖소가 만드는 우유. 젖소는 여름에 힘이 달려서 우유 생산량이 확 준다. 그런데 사람들은 라테  빙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우유를 먹으며 우유를 더 달라하는 것이다. 젖소와 인간의 부조화. 젖소님들아 더 분발해주세요라고 해야한다니. 젖소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순간이다.
편의점 에피소드들이 너무 재밌다. 편의점도 이렇게 재밌는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그런 편의점에도 문제가 생긴다.

 유동 인구가 하루 2만 명에 달하고 회사 건물에 있어 술을 팔지 않고,  밤에는 문 닫고 토요일 반나절 영업에,  일요일은 아예 쉬는 소위 축복받은 편의점, 꿀 빠는 편의점인 걸 행운이라 여기며 늘 감사하게 살았던 그의 편의점에도 코로나 19가 찾아왔고 여러 번 문을 닫고 열고방역을 한다. 
 손님을 위해 준비한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류를 모두 버리고 적막한 편의점 창고 안에 들어와 쫓기듯 글쓰는 달호씨. 고요히 내려앉는 어둠 속에 윙-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만 요란히 울린다. 늦어도 한 시간 안에 이 건물에서 빠져나가야 하는. 마스크를 올려쓰고 숨가쁘게 내쉬는 모습. 그 모습을 보니 요즘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생각해본다.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지킬 수 있을 것인가.

 편의점을 운영하며 지키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작가. 이제까지 그나마 잘 지킨 게 편의점이었는데 그것마저 흔들리는 일상에 멘탈이 흔들리는 상황, 그럼에도 지키며 조금씩 단단해지는 그. 
 요즘 코로나로 힘든 우리들 또한 무엇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고 지키고 있다. 자신과의 약속을 깨지 않기 위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살기 위해 우리는 뛰어다니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열심히 버티고 있는 것이다. 오늘을 이어가는, 일상 자체가 지키는 삶인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지켜가면서 오늘도 웃어도 보고 눈물 훔치기도 하는 것 같다. 
 자신의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버티기 위해 오늘도 살아간다. 다같이 힘을 내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라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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