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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쩌다 그만두지 않았을까
정옥희 지음, 강한 그림 / 엘도라도 / 2021년 5월
평점 :
오븐에서 갓 꺼낸 수플레처럼 한껏 부풀어 오른듯한 '발레리나'라는 단어. 작가는 발레리나였다. 여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의 상징이자 선망의 대상이고 친숙한 단어. 빛나는 왕관과 보석 장식을 두른 가냘프고 우아해 어디가나 환영받고 칭송받는 그들. 그런데 그 발레리나의 삶은 너무나도 힘들다고 한다. 예전에 강수진씨의 발을 본 적이 있는데 그렇게 예쁘고 우아한 발레리나의 발은 충격적이었다. 성공한 발레리나의 발처럼 작가도 발가락을 종이 테이프로 칭칭 감고 물집을 터트리고 달래듯 주무르고 파스냄새와 땀냄새로 물들어 자기 한계와 단점을 절감하면서 하던 발레리나. 초등학교1학년 때친구 따라 등록했다가 보통 3-5학년쯤 그만두는 발레는 그녀는 왜 계속 한 걸까.
발레의 장점은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란다.말하지 않아도 남 앞에 나서지 않아도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었기에 내성적이었던 작가는 발레에 빠졌다고 한다.
발레리나가 정옥희라는 뭐야 할 수 있지만 oki로 꿋꿋하고 유쾌하게 살았던 그녀, 그리고 누더기옷의 비밀, 예쁘고 우아하기만 한 줄 알았던 읽는 내내 발레리나의 속사정을 알 수 있었다,1만시간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과 몸짓으로 말하는 언어, 발레가 더매력적이게 느껴졌다. 필라테스와 요가도 배운 작가, 나처럼 호흡을 배우는게 어색하고 힘들었다고 한다. 진짜
나도 요가를 배울 때 동작보다 호흡이 제일 어려웠다. 호흡을 왜 배울까하는 생각을 하다가
모든 동작에서 호흡이 보이기 시작할때, 호흡이 거들어야 자연스러울 때. 살면서 호흡의 중요함을 알게되고는 아 호흡이 중요하구나 했다.
호흡은 움직임에 생기와 색채를 불어넣을 뿐 아니라 춤추는이들, 나아가 관객에게로 확장된다. 무대 위의 무용수들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한 호흡으로 숨쉴때 여기에 관객의 들숨과 날숨이 맞춰질 때, 모두가 하나로 연결된다. 그 경험은 근사하다.
발레를 하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했다. 다이어트는 자기와의 싸움일 뿐만 아니라 남이 보는 나, 그리고 내가 보는 남과의 싸움이기에, 타인의 눈으로 자기의 몸을 바라보며 혐오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던 시간. 자신보다 날씬한 친구나 동료를 질투하고 견제하고 스스로를 파괴하고 삶을 좀먹는 위선의 쳇바퀴가 싫었지만 어느새 합류해 한몫하기도했었다고 한다.
발레단을 그만두고는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다는 작가의 얘기가 반가웠다.지금에라도찾은 균형. 아프다보니 작가의 그 균형과 건강한 식습관을 배우고 싶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