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터넷이 보급되고 1인가구가 많아지는 등 우리 사회가 변화하면서 개인주의 경향이 많다. 옆 집에 누가 사는지, 집안에만 있으면서 가족 외에는 보통 사람을 만나지 않는 사람을 은둔형외톨이라고 한다. 예전과 달리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자기가 중요하고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기에도 바쁘기에 '나홀로 집에서' 지내는 것이다. 

 아프기 전까지 나는 열심히 밖에서 일하고 뛰어다녔는데,  아픈지 3년째 어쩔 수 없이  실내형 인간이 됐다. 아니. 은둔형외톨이가 되었다고 해야하나. 방에만 틀어박혀있으니까. 거의 누워있으니까?
 아픈 덕분에 생활 패턴이 바껴 밤낮이 바껴  아침과 낮에 자고 밤에 움직인다는 것, 앉아있는게어려워 오래 차를 타지도 오래 걷지도 못해
사람을 못만난다는 것이다. 주변에 은둔형 외톨이들이 간혹 있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좋고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고 집안에서도 할 게 많다는데 나는 답답해서 아직 적응중인 것 같다.
그래서 어느 맑은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를 펼쳐들었다. 실내형인간들은 어떻게 사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가 너무 궁금했기에.
 아프기 전에 약속을 잡으면 나는 너무 기뻤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약속이 있다는 것은 즐거
운 일이 아닌가. 약속이 취소되면 늘 짜증내고화가 났다. 날도 좋은데 집에 있어야 한다니. 속상해서 다른 약속을 급히 잡거나 망친 기분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를 연구했다. 그런데 책 속 실내형 인간은 달랐다. 마음속으로 기쁨의 노래를 부른단다. 밥을 사주는 사람보다 약속을 깨주는 사람이 더 고맙게 느껴질 때가많다니. 취소해야 할 것 같다는 연락에 슬그머니입꼬리까지 올라가는. 아싸라니.  홀가분한 마음으로 침대에 벌러덩 눕는다니. 나와 반대다. 아픈데도 어떻게든 움직이고 싶어 안달난 나와 못나가서 스트레스받는 나와 다른 작가. 안전한 고립감이 너무 달콤해서 들키지 않게 조용히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작가가 신기하다.
 진짜 여행은 당황스럽고 여행 프로를 챙겨보는 그녀의 모습도 나와 반대다.그나마 호텔 여행을 즐기는 데 그 이유가 조용한 밤을 보내고 싶어서라니. 나는 조용한 게  싫어서 쉴 새없이 떠드는데, 역마살이 낀 나는 돌아다녀야는데, 어쩔 수 없는 은둔형외톨이, 실내형인간이 되어 답답한데,  정말 신기하다.
책을 읽으며 몇가지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다. 김필준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고 남편이 있는 척하는 모습,  화장실에 혼자 못가는 모습 등
스토킹을 당한 뒤 더 세상에 겁먹은 나. 그치만
난 그래서 더사람을 만나고 남편 손잡고 놀러다녔는데. 
서른이 되고 공포의 열매를 먹고 부모님이 애들 결혼을 시켜야 숙제를 끝낸다며, 이 험한 세상에 자식 혼자 덩그러니 남겨놓고 눈못감는다는 말과 잔소리와 시선을 느꼈던 점은 마찬가지인거 같다.  차이라면,  난 결혼주의자였고 작가는 비혼주의자라는?
 폐쇄공포가 있어서 쓰러진 점도 나랑 비슷했다.공황장애로 너무 힘들었으니까.
어쩔수 없이 은둔형 외톨이, 실내형 인간이 됐으니 이 시간을 즐기며 작가의 말처럼,  내가 나여서  좋은 순간들을 발견해봐야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