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의 처음 부분은 마치 나의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학교에 가면 어느 순간 자신의 그룹이 생긴다. 끼리끼리 놀고 있는 우리들. 무리로 몰려다니고 자신무리 친구를 괴롭히면 째려보거나 서로 욕하던 철없던 학창시절. 나또한 내무리와 다른 무리가 다퉜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성향이 다르다보니 다툴 수도 있고 서로 마주치지 않았던 것같다. 그러다 우리무리에서 벗어나 다른 무리로 간 친구가 생기면 배신감에 우리는 그친구를 용서하지 못했던 것 같다. 물망초에도 온건파의 여왕 아이바 요코, 강경파 대장,모범생 사에키 가즈에, 걸출한 개인주의자 유게 마키코, 자유주의자 4개의 유형이 나온다.이 유형 중 아마 나는 어디에 속할까. 마키코가 가즈에의 노트를 빌려가는 모습, 화장품과 댄스에 관심이 없고 선생님의 말씀을 잘듣고 공부만 하는 성향을 보면 나는 가즈에에 가까운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요코가 갑자기 마키코를 생일파티에 초대한다. 마키코의 아버지 유게박사는 자신이 궁지에 처할까봐 요코의 생일에 가라고 강요해 파티에 가게 된다. 요코는 자신의 아름다움과 화려함, 재능으로 냉정한 개인주의자 마키코를 정복했다고 생각하는 건지 의기양양해진다. 친하지도 않은데 마키코의 자리는 자기 옆자리를 거기다 춤을 추고 인형처럼 화장에 머리까지 해주곤 옷까지 벗긴다. 고통스러워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좀처럼 요코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끌려던 마키코는가즈에가 모욕을 당하는 걸 보고는 정신이 돌아온다. 요코는 마키코에게 왜 이러는 걸까. 마키코와 진심으로 친해지고 싶은걸까. 아니면 가지고 노는걸까. 나중에는 마키코에게 집착하는 것같기도 하다. 마키코의 아버지 유게 박사에게 아들은 자기 뒤를 이을 든든한 학자로 보이지만 장녀인 마키코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자식 같았다. 마키코는 아빠에게 쓸모 없는 딸인건지 아들에게만 쏟아지는 사랑과 관심이 느껴져 마키코가 불쌍하고 애처롭기까지했다. 아빠는 왕이고 거역하면 안되는 최고의 힘을 지닌 존재였다.아버지의 명령을 거역하면 집안이 되기에 어린 와타루와 누나 마키코는 따를 수 밖에 없다. 시대배경이 1900년 초반의 일본이라고 이해해보려했는데 장녀라고 자꾸 희생을 강요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발끈하면서 읽었던거같다! 여자아이들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양육하는 천직이 의무라니? 말도 안된다. 계속된 요코의 부추김에 마키코는 선생님의 말을 어기고 붉은 깃발 밖으로 나가기도 한다. 어느새 마키코는 대담하고 자유분방해진 것 같다. 마키코는 어머니를 잃은 뒤 고통스러워하는데그런 마키고의 슬픔을 잊게 해 준 요코의 마약. 요코는 작고 아름다운 마녀였고 마키코는 금단의 열매를 먹고 돌아다니고 아버지는 혼을 내고 피아노는 무정하게 잠겨 버린 탓에 와타루는 혼자가 된다. 결국 와타루는 어둡고 고독햐 집이 감옥처럼 여겨져 도망치겠다는 일념으로 비틀비틀 집을 나선다. 와타루에게 아무일 없기를. 마키코의 가족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요코, 마키코, 가즈에는 친해질 수 있을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