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반야심경 2
혜범 지음 / 문학세계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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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은 속으로 성호 스님 편을 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끔 성호스님이 외출하고 돌아오면 사중 식구들 몰래 컵라면 여러개 든 비닐봉투를 쑥 내밀곤 했다. 

"해인의 길을 걸어 화음에 바다로 가렵니다" 

해인의 길? 나의 길? 나도 언젠가 노스님과 삼촌에게 인사를 하고 떠날 수있으니 잘봐야지.라고 생각한다. 

만행을 떠난다니, 바람에 풀리지 않는 화두 번뇌를 담고 구름 따라 물 따라 역마처럼 떠돈다는 것인데.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오히려 다른 엄만 더 짓게 될 뿐이라는 만행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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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스님과 해인의 만행을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 노스님은 선방행을 허락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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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하다고, 불행하다고, 인생을 등에 지면 짐이 되지, 생을 가슴에 품으면 수행이 되는 거다.깨달음으로 가는 길, 삶은 곧 길이다.우리는 서로 함께 걸으며 서로를 향해 걸어가는 거다. 사람 사는게 수행이다.가라. 모든 것이 모두 잘 이루어지도록 하고." 

아프고 난 뒤 나는 나는 왜이렇게 불행하냐고 

왜이런 아픔을 짊어져야하냐고 불평했고 울부짖었고 받아들이지 못했다. 근데 생각해보니 생은 

수행의 길로 모든 것은 마음에 다 달렸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른 이들과 함께 걷고 함께 살아가는 게 아닌가 깨닫게 되었다. 아프기전부터 하던 

기부와 나눔을, 지금은 더 많이 하려하고 나누고 

모든 것이 잘 이뤄지고 모두 건강하길 항상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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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은 통증에 포위된 채 칠흑 같은 어둠을 견뎌내다가머릿속에서 엉겨붙고 풀리지 않은 추억으로 심사가 복잡한 자신을 다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하며 다독인다. 점점 회복되고 있었고 수술을 앞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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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전날 내모습이 떠오른다. 수술복으로 갈아입고는 괜찮을거야, 지난 날을 다독이며 병원 천장만 보는데 사실 난 무서웠다.수술실도 수술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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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같이 끓는 몸은 급성 스트레스성 증후군,불안장애라고했다. 어찌 할지 몰라 끙끙 신음소리만 내던 내모습과 닮은 스님의 모습,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몸은 내말을 듣지않는다. 갈증이 났다가 춥다가 다른 세상에 온것같고 몸은 팔팔끓고 괴로웠던 그날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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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위로해주지않고 그저 너무 아파 비명을 내지르는데, 통증을 견뎌 내려 안간힘을 쓰지. 

이 세상에서 너만 고통 받는게 아니야 너만 비명 지르고 있는게 아니라고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고 이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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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파 비명을 지르며 통증을 견뎌내며 지쳐가던 내 모습, 지금도 잠 못 이루는 나날이 3년째. 그런데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나만 고통받는게 아니라 모든이가 어쩌면 고통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깨달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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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은 몸을 일으켰다. 어지럼증에 잠시 눈을 

감았던해인은 다시 눈을 떴다. 전율하던 해인이 눈을 크게 뜬 채 두 손을 하늘을 향해 벌리고 얼마나 그렇게 해서 있을까. 해인의 옆에서 있는 단풍나무에서는 물들어가는 단풍잎들이 파르르 몸을 떨고 있었다. 

"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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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해인으로 시작해서 해인의 사고와 함께 그의 선재, 김산 시절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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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에서 눈만 깜빡했던 내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움직이지 못하는 몸과 옆환자들의 모습, 무섭고도 참담하고 힘들었던 그 절망속에서 해인 또한 힘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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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인스님은 노력했고 결국 빛을 보게 된다. 나처럼. 책을 읽는 내내 나의 투병기와 

지난 날을 대입하며 나도 모르게 위로받고 여러가지를 깨닫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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