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여자는 체르노보로 간다 걷는사람 세계문학선 4
알리나 브론스키 지음, 송소민 옮김 / 걷는사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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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발생했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일상에 존재했고 아직도 존재하는 라돈 등의 방사능 문제 그리고 최근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결정했다는 뉴스에 화가 치밀었던 기억. 

이제 어쩌면 국내산 생선을 먹지못하는 게 아닐까. 우리는 안전할까. 일본은 어쩜 이렇게 이기적일  수 있을까.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이젠 우리의 문제라 생각되는 그 이야기를 담은   '세상의 모든 여자는 체르노보로 간다' 를 펼쳤다.  


1986년 소비에트 연방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에서 발생한 방사능 누출 사고로 인해 5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화재 진압 및 복구에 동원되었던 20여만 명이 방사능에 피폭되었고 전 유럽과 아시아 일대까지 영향을 미쳐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고발하는 소설이라니, 지금 우리가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바바 두냐는 ‘체르노보’로 귀향한다. 원전사고를  증언하는듯 체르노보에서는 망자들의 소리가 들리는 듯했지만 간호조무사였던 바바 두냐는 자신은 그곳에서 생활한다. 사람들은 종종 아플때 그녀를 찾기도 했고 바바두냐는 아이들의 뛰노는 모습을 보며 손주인 라우라를 떠올리며라우라의 사진으로 도배된 벽을 바라보기도 한다.
 바바두냐가 체르노보로 돌아가는 것을  딸 이리나는 극구 말리기 위해 독일에서 와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울기까지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있는 한 몇 년에 한 번씩 말리치에서 만나거나 자신을 찾아오라고 바바두냐는 말한다.  

 바바 두냐는 멀리 있는 딸 이리나와 방황하는 손녀 라우라에게 편지를 쓰며 그리움을 달랬다.
물은 우물에서 길어 오고 채소는 자신들의 정원 텃밭에서 얻으며 생각한다.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원전의 위험성에 대해 접한 적이있어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서 나라면 귀향하지않았을텐데, 담담하게 그려진 그녀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한다. 
 어느날 낯선 이의 등장으로 마을이 해체위기에몰리자 바바 두냐는 그들의 죄를 모두 껴안는다. 모두가 떠나는 땅을 지키고 손녀 라우라를 위해 한 단어씩, 한 단어씩 영어를 배우는 모습에서 나는 그녀의 인내와 희생, 사랑을 보았던 것 같다. 

 원전 사고가 터졌을 때 나는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들 축에 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다 안전한 곳에 있었고 남편은 어차피 오래살지 못할더였기에. 내 몸뚱어리는 당시도 이미 튼튼했다. 따지고 보면 나는 잃을게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나는 언제라도 죽을 각오도 되어 잇었다. 어느날 갑자기 죽음의 기습을 당하지 않기 위해 내가 죽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직업을 통해 배웠다.
 지금도 내가  아직 살아 있는게 매일 놀랍다. 혹시 나 또한 자신의 이름이 이미 묘비에 새겨져 있음을 알려하지 않고 유령으로 휘휘 돌아다니는 망자들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하고 이틀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17쪽) 

 피폭의  피해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그 속에서
정상일 수 없는 동물과 식물, 환경, 사람들 속에서 모두가 떠나는 땅을 지키기 위해 인내하고 희생하는 그녀의 용기에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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