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코 이야기
김민정 지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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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코 이야기는 꽃다운 시절을 잃어버리고
남의 나라 꽃 이름으로 불려야 했던 조선소녀들 이야기다.  

 2014년  초연된 연극 '하나코' 에서 시작된 작품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실제 증언 내용을 읽고 쓴 책. 그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질 거 같아 먹먹해지는 소설이다.


 일본군에 의해 끌려가 70년의 세월을 조국에 돌아오지 못한 채 캄보디아에서 살면서 한국에 가족을 찾으려했던 훈 할머니의 실제 사연이 모티브가 된 하나코의  랜 할머니.  
 남들처럼 행복하고 싶었고 꽃분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렸던 분이는 동생 금아와 함께 일본군에게 찢기고 유린당했고 전쟁이 끝난 뒤 동생의 생사조차 모른 채 평생을 찾아 헤맨다.



적도에서  가까운 위도라 일 년 내내  40도가 넘는 더위속에 살아가야만 하는 캄보디아의 프놈펜, 쏟아지는 태양빛에 제대로 서 있기 조차 힘든 곳. 그곳에 한 할머니가 있다. 한국에서 다섯시간이면 도착하는 이곳에 그녀는 70년이나 있었던 걸까. 한국에 돌아오지도 못한 채 말이다.
글을 익는내내 그 심정을 다 알진 못하지만  얼마나 힘들었을 지를 감히 생각해본다. 

 찌는 태양 아래 땀이 비 오듯 흘렀지만 어둠 속에서 조선 소녀들은 보퉁이를 하나씩 안고 걸을 수 밖에 없었다. 더위조차 제대로 느낄 수 없었고 아무만도 할 수 없었다. 그녀들의 곁에는 총을든 일본군들이 함께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놈들은 그녀들을 데리고 낙원 위안소로 데리고갔다. 일본이 캄보디아를 점령하면서 여관이었던 낙원이 위안소가 된 것이다.
 오또상은 소녀들에게 일본 이름을 붙여 줬다. 아끼코, 하루코,  아야코,기미코, 하나코라고. 

꽃의 아이,  하나코라니. 지옥같은 그날의 기억을, 불안한 기억을 해 본다. 꽃분이, 렌할머니는.
 80을 넘어 90을 바라보는 고령의 노인 꽃분이 할머니의 피부는 핏줄이 보일 정도로 투명하고 주름이 많았다. 툭 튀어나온 마디와 손등에 핀 검버섯이 많긴 했지만 젊었을 때는 꽤 곱고 길쭉하고 가는 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젊은시절 프롬펜에 끌려왔다. 지금도 비행기 소리에도 움찔하고 불안해하는 할머니. 

 약속했던 간호부 취업이 아니라는 걸 알고 배에서 몇 번이고 뛰어내리려 했지만 은희 총칼을 들고 있어서 무서워서 뛰어 내리지도 못 했던 렌 할머니.  

늘 군복 바지에 유카타를 입었던 낙원 위안소에 포주 오또상, 그는 위안부로 끌려온 여자들에게 자신을 아버지란 뜻의 오또상으로 부르게하고 그녀들을 아기들이라 불렀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가 아니었다. 악마였다.
아버지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시키는 악마. 게슴츠레한 눈으로 비열하게 눈알을 번뜩이며 곤봉으로 여자들의 방문을 두드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여자들이 보이면 사정없이 곤봉을 휘둘렀다.
곤봉으로 문을 긁어가며 군인이 온다고 외치면  그녀들은 몸서리를 쳤다. 지옥문이 열리면 악마같은 일본군이 들어온다. 글로만 봐도 소름이 끼친다. 도망쳐요라고 나도 모르게 소리친다.
더 놀라운건 삿쿠를 빠는 건. 삿쿠는  지금의 콘돔으로 돌격 1호라는 이름으로 여자들에게 소량지급 되었다. 터무니 없는 적은 양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여자들이었다. 이가 부들부들 거린다. 몸이 떨린다.
 만약 원치 않는 임신이라도 하게 되면 죽은 목숨이었다. 임신해 배가 불러 오면 군인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며 군인들이 차고 있는 긴 칼로 목을 내려 갔다는 소문은 그저 소문이 아니었다. 

삿쿠를 빨다니, 성노예라니,  구역질이 난다.
그놈들은 인간이 아닌 것 같다. 짐승이다.아니, 악마다.악마들의 노예로, 마치 쓰고 버리는 쓰레기처럼.그들은 살았다.그녀들은 지옥에 빠졌다. 

차라리 폭탄이 터져서 일본군들을 다 죽이고 자신도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죽어서라도 이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라는 말에. 

눈물이 났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일제강점기 말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남태평양의 군도까지 걸려 가서 노예로 고통을 받아야 했던 할머니들의 아픈 역사가,  그비명소리가 책에서 고스란히 들리는 것 같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수요집회,평화피,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 등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들이 있다. 할머니들의 아픔을 상처를, 잊지  못할 것 같아 눈물이 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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