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고래잡이 - 라말레라 부족과 함께한 3년간의 기록
더그 복 클락 지음, 양병찬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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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고래사냥은 처음부터 생동감이 넘쳤다. 생생한 라말레아 부족, 고래 사냥꾼에 대한 보고서다.  

"발레오.발레오"(사냥이 시작되었다.) 고함소리가 온 마을에 울려 퍼졌다. 모터보트 1척이 마을을 향해 쏜살같이 항진할 때 그 배에 선원들이 해변의 남자들에게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은 신호탄이었다. 그러자 해변의 남자들이 다시 말을 향해 외쳤고 남자 여자 어린아이들이 연이어 고함을 질렀고  마침내 금방이라도 주저앉을듯한 오막살이와 정글의 흩어져 있던 마을 주민이 일제의 향유고래가 발견되었다고 합창을 한다.







 욘의 내 평생 소원은 라파파 작살잡이가 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라말레라의 남성 사회에서 작살잡이가 되는 것보다 높은 영예는 없기 때문이다. 14척으로 구성된 라말레라의 테나 선단은거의 4시간 동안 세 마리의 어린 수컷 향유고래가 내뿜는 물줄기를 뒤쫓았지만 그들이 휘두르는 꼬리지느러미의 번번이 농락을 당했다. 
 참다 못한  라마파 온두 블리코롤롱이 호통을 
친다.
"배고플 때 숟가락질을 하든 노를 저어라. 가족을 먹여살리고 싶으면 노를 빨리 저어라" 

자신의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자신의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한 그들은 마치 마법같았고 바다에 있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고래가 숨을 내뱉을때마다 콧김 소리가 메아리치는 이상야릇한 물방울  폭탄이 사냥꾼들을 덮쳤다. 끈끈하고 따뜻한 액체는 시원한 바닷물 스프레이와 근본적으로 달랐다. 
 마치 고래가 사냥꾼들에 얼굴에 대고 코를 푼 것처럼 모든 선원이 아는 바와 같이 고래는 1시간 반 동안 잠수 하기 위해 거대한 패를 공기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것도 순식간에. 

 바다의 모습과 고래의 묘사가 진짜 눈앞에서 보는듯한 표현에 보는 내너 책에 매료되는 것 같았다. 너무 생생해 바다 위에서 바닷냄새가  코를 찌르는 것 같았고, 눈앞에서 고래와 사냥꾼들이 대치하는 놀라운 모습시 보이는듯했다. 
 출렁이는 바도에 기우뚱거리는 배위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줄타기 곡예사처럼 가족을 먹여살
리기 위해 노를 젓고 작살을 든다.


 온두는 온 체중을 실어 사냥감에 작살을 쑤셔 넣는다. 작살자루가 부르르 떨다가 구부러 지더니 다시 꽂꽂해지고 온두는 고래의 옆구리에서 퉁겨나와  바다에 곤두박질쳐 팔다리를 마구 휘저었고  대나무는 여전히 고래의 몸에 박힌채 가볍게 떨리고 있다. 사냥꾼과 고래의  싸움은 더 팽팽해지고  결군 배는 뒤집혓다. 바닷속은 어두컴컴하고 소용돌이가 일고  테나는 수면 아래로 고래에게 끌려간다. 

 5세기 전 태평양의 쓰나미로 오늘날 라말레라 부족이라고 마을이 초토화되었다. 생존자들은 모질고 참혹한 여정을 겪은 후  렘바타  섬에서 가까스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건설했다. 열악한 환경과 위험한 작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라말레라 부족은 고래사냥으로 연명하는 유일한 부족이었다. 라말레라 부족에게 고래 사냥은 수백년 동안 영양섭취와 문화 성립에 기반이었다. 그들은 가톨릭 신앙과 조상숭배가 가미된 일종의 정령신앙 신봉자기도 했다.  

 그들은 지구상에 남아있는 원주민이 겪는 위험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가 겪는 커다란 위험인 문화 멸종을 겪는다.
 프란스가 예견했던 것처럼 바깥 세상은 라말레라 마을을 꾸준히 잠식해 갔다. 처음에는 잘 피하는 듯했지만 2000년대 초반이 되자 세계화의 도도한 흐름을 거역할 수 없는 것이 명확해졌다. 전기 휴대전화 할리우드 그리고 정부의 정책이 조상님들의 방식에 도전장을 던졌고 2013년의 이르러 고래잡이들의 독특한 생활방식이 살아남을지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부족의 어린아이들은 두 개의 세상에 양다리를 걸치게 되었고 그들의 미래는 어린아이들이 조상님의 방식을 따를지 버릴지에 달려있었다. 

 세대가 변하면 그전 세계와 새로운 세계 속에서 갈등하고 문화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속에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라말레아 부족의 모습 속에서 나는 우리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어촌에서 살았고
가족이 수산업에  종사해서 보는 내내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어릴때 고래잡이 배들이 성행하고, 고래, 상어등이 트럭에 실려있던 모습을 보았다. 책을 읽으며 그들은 얼마나 많은 사투를 벌였을까. 힘들고 고단한 고래잡이였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며 행복했던 어부의 모습이 떠올랐다. 
 고래잡이가 불법이 된지 오래된 우리나라에서는 대게나 각종 물고기를 잡기위해 오늘도 바다에 나가는 어부들이 있다. 지금은 기피하는 직업으로 외국인이나 점점 일하는 이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그들은 자신의 가족을 위해 출렁이는 바다에 뛰어들어 차디찬 바다 위에서 자기 몸의 중심을 잡아가며 일을 한다.육지보다 힘든 바다 위에서 말없이 고래와 싸우던 그들, 지금도 물고기를 잡는 그들과  라말레사 부족의 행운을 나는 빌어본다. 그들의 용기와 가족에 대한 사랑과 살아남기위한 몸부림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바닷물이 코를 찌르는 것같은 생동감있는 표현에 계속 흡입하듯 몰입해서 봤던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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