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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머금고 뱉는 말 - 나댄다는 소리도 싫지만 곪아 터지는 건 더 싫어서
박솔미 지음 / 빌리버튼 / 2021년 5월
평점 :
오래 머금고 뱉는 말은 어디 학생, 무슨 회사, 누구의 짝, 어떤 부모로 모든 것에 속하며 어느것도 충분치 않은 우리가 머금은 발언들을 적어 놓은 책이다. 나댄다는 소리가 싫지만 곪아 터지는 건 더 싫어서 적은 책이라니.
책은 너희 집 앞에 내려 달라고 할게, 저도 커피 좋습니다, 아저씨 방금 저 치셨어요, 쉬는 시간에는 쉬어야죠, 제 손 잡지 마세요, 그 고추 큰 사람 있잖아, 너를 짚고 걸었어, 엄마 이제 보내지 마세요, 이 면접에 붙고 싶지 않아요,기부를 중단합니다, 내 자신 있어요, 주의, 따라 사지 말 것 둘째는 계획이 없어요로 명발언과 불발언 13개를 담았고 그림체 또한 예뻤다.
그 중 아저씨, 저 치셨어요가 기억에 남는다.
작가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집으로 돌아오다 자동차 범퍼에 허벅지를 부딪혔다. 상가에 주차하려고 서행 하였던 차였지만 꽤 커다란 타격음을 내며 작가를 쳤고 소리에 놀라 다리를 내려다보니 굉장한 무게가 들어왔다 나간 듯 얼얼했다.
차에는 우락부락한 표정이 안좋은 아저씨가 있었고. 아저씨의 입에서 금방이라도 왜 거기서 있었냐는 말이 나올게 분명하다 생각해 아저씨가 차 문을 열고 나오기 전에 잽싸게 집을 향해 달렸다.
피해자가 뺑소니 해버린 사건, 어른이 주는 공포탓인지 빠르게 달녀 집으로 돌아와 얼른 다리를 내려다 보았다. 너무 아팠다. 그런 그때의 나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아프면 울어.지금은 우는게 맞아. 아저씨가 너
를 혼내는 상황이 아니라 네가 아저씨를 혼내는 상황인 거야. 울어. 울어."
작가는 말한다.
남의 표정이
아무리 험악해도
저쪽 상황이
저리 구구절절해도
누르면 섬찟한 내 멍 자국
스치면 여전히 아린 딱지 자리도
잊지 않고 알려야 합니다라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입 꾹 닫고 있지말고
말을 하라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속이지 말고
삼키지 말고
보태지 말고
빼지도 말고
무서워 말고
살피지 말고
더듬지도
다듬지도 말고
그때 말할 걸
정말 싫다고.
※본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적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