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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엉망진창으로 아름답다 - 박상아 에세이
박상아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1년 5월
평점 :
정교사가 되고 싶어 벌어놓은 돈을 가지고 아무 연고도 없는 부산에서 나는 고시공부를 하던 중 알 수 없는 기분과 식은 땀, 쓰러질 거 같은 느낌, 두렵고 미칠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냥 바쁘게 뛰어 다니고 열심히 산 게 다였는데, 평범한 일상이 두려움으로 변했다. 그런 나와 닮은 사람이 이세상에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았다. 작가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평범함이 소망이 된다는 말이 너무나도 공감이되어 눈물이 났다.
책은 늘 괜찮았고 괜찮지 않았다, 그날 우리의 호흡은 조금 빨랐다, 낯설고 사소한 날들을 실다, 그들의 인생에 눈을 맞추고 안녕을 살핀다
총 4파트로 되어 있다.
책은 대부분 결혼 후 느낀 감정을 적었다. 외로움이 느껴진다. 뭐든 함께 해야하고 자기가 아닌 딴 사람이 되고 일상이 힘들고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는듯한 작가. 무언가와 마구잡이로 엉켜 무지개마저 검정색이 되고 그늘이 되고 슬픔이 되고 보마저 추운, 어른들의 삶은 검정무지개라는 작가의 말이 너무나도 슬펐다.
그 중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다. 스스로 그러하였을 뿐을 보고 또 나는 울컥한다.
무릎나온 하루를 벗어 세탁기에 넣는다. 더운물에 몸을 담근다. 악몽에서 깨어도 악몽인 날들이 물에 녹는다 거울에 서린 김 뒤로 삶을 움켜진 겁많은 인간이 서 있다. 손으로 김을 닦아 냐려다 그냥 둔다. 생각해 보면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다. 스스로 그러하였을 뿐.
가사는 모르고 멜로디만 아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슬프고 아름다운 노래를 흥얼거린다. 흥얼거리다보면 그저 아름답다.
결혼 생활을 하며 사소한 일로 상처를 받고 임신한 작가에게 쓸 수 없는 정신과 약이 없어서 괜찮아, 괜찮아만 반복하는 모습, 정신차리라고
괜찮아질거라고 되뇌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두려움이 느껴져 힘든 작가, 아기가 어떻게될까라는 두려움, 결국 뜬눈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남편과 병원을 가지만 뾰족한 수도 없다는 답변만 듣는 상황.괜찮아질거라고 계속 반복만할뿐 희망적이라고 믿어보는 것밖에 할 수 있는게 없는 상황.
이후 아이를 출산하고 사랑받기보다 사랑주기 바쁜 작가,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아야했고 늘 불안했던 그녀가 타인이 필요 없어진 지금에야 편안한 일종의 해방을 느낀다고 한다.
엄마 공황발작이 와도 아이앞에서는 괜찮아져라고 말하는 작가에 말에 또 눈물이 난다.
나와 같이 결혼을 하였고 공황장애를 겪으며 힘들었던, 아직도 힘든 작가의 글에 나는 계속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옆에 있으면 안아주고 싶다.토닥여주고 싶다.라고 읽는 내내 혼자 중얼거렸던 것같다.
긍정의 기운으로 공황을 극복하고 같이 웃게되길. 작가도 늘 웃을 일만 있길 바라본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견해를 적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