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 - 아픈 청춘과 여전히 청춘인 중년에게
한기봉 지음 / 디오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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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직은 팔팔하다는
한기봉 작가의 '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는 유쾌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감성에세이다. 아픈 청춘과 여전히 청춘인 중년에게 전하는 작가의 메세지가 궁금해 책을 펼쳤다.

 책은 작가의 넋두리로 시작한다. 책을 펴내며가 아닌 넋두리라니,  책 속 작가의 표현이 너무 재밌다. 나이 먹어 처음 책을 냈다는 작가,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머뭇거리고 기웃되는 우리들의 모습과 같은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동질감이 느껴졌다.
 
두장의 손수건이 필요한 나이, 한장은 들키지 않고 남몰래 눈물을 훔칠 한장, 나머지 한 장은 손수건이 필요한 이의 눈물을 닦아줄 한 장으로 작가는 힘든 중년과 아픈 청춘들에게 위로를 준다.


책은 삶에 수작 걸다,  아픈 청춘, 아직도 청춘,  불현듯 새삼스럽게,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혼자는 외롭고 둘은 그립다로 총 5장으로 되어 있다.


 오늘도 책상에 앉아 연필을 깎는 내모습과 닮은 작가는 책상에 앉으면 작은 노트를 펼치고 연필과 칼을 꺼내 드는 게  오랜 버릇이라고 한다.


 흐트러진 자세에서 작업모드로 전환하는 나만의 준비체조. 짧은 몇 분의 경건한 의식이자 명상이다. 뾰족해진 연필로 글의 소재나 구성, 꼭 쓰고 싶은 단어나 포현을 이것저것 공책에 써 놓고 전원을 켜고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생각이 떠오르거나 떠오르지 않으면 다시 연필을 든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가진 공통점일까. 나도 연필을 쥘 때의 따스함과 섬세함이 좋다.

 얼마나 늙어야 진짜로 늙은 걸까. 아직도  팔팔한 작가의 글?아니 에피소드는 다 재밌다. 특히, 오빠가 그리 좋은가에서 이시대 남자들은 왜그리 오빠라고 불리고 싶어 안달하고 환장하는지. 오빠라는 호칭이 참 오묘하단다.

그 뒤로도 바람이분다,  살아야겠다,나의 판타스틱장례식,  앉으냐 서냐, 그것이 문제로다, 약속시간, 맛집 유감, 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는 말,  개수작,  유혹의 자유를 허하라, 신성일의 유언, 아모르파티, 집밥, 워라밸, 전쟁과 젖꼭지 중에 무엇이 더위험한가,  내 키는 루저지만 등 재밌는 에피소드의 글들이 적혀 있다.
 일상을 재밌게 표현한 작가의 글과 기실 기천원,  통음같은 한자어와 이슥하다와 같은 어휘의 사용에 놀랐던 감성에세이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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