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에서 받은 첫 서평도서인 손보미 작가의 ‘작은 동네’를 받고 작년에 출간된 은희경 작가의 ‘빛의 과거’가 생각났다. 얇은 벨벳재질의 표지에 크기도 같고 그립감이 좋다. 다른 작가의 책이 한국문학 시리즈처럼 묶여 생각되는 것이 너무 좋다.어머니는 한시름 놓았다는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제 좀 안심이 된다.” 뭐가 안심이 되느냐고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너의 인생이.”너의 삶.너의 행복.너의 안전. p83‘작은 동네’의 화자와 어머니를 읽으며 나와 나의 엄마의 생각을 절로 하게 되고 저절로 딸과 엄마간의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많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왜 엄마를 더 생각하게 되는 걸까.하지만 우리의 선택이 우리의 삶이라는 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이를테면 그 기사ㅡ'그 시절 제 누나의 사정을 제보해주실 분들을 찾고 싶습니다.'라고 인터뷰를 한ㅡ를 읽었으면서도 그녀의 남동생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어머니의 선택이 바로 어머니의 삶이라는 것을 어머니 자신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머니의 딸인 나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가 한 그 수많은 선택이 바로 내 자신이라는 걸 내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누군가가 내게 '그런데, 당신 누구라고요?'라고 물으면 나는 어떤 식으로 대답할 수 있을까? p.267내가 자란 동네, 가족 이 모든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작은 동네’를 다 읽고 나선 낯설게 느껴진다. 손보미 작가가 잘 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잔잔해 보이는 인물간의 미묘한 심리전을 이용해 일상에서의 과거를 재조명하고 추리하게 되는 것 말이다. 이제 작은 동네라는 제목의 이유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