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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피쉬
대니얼 월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동아시아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 나는 그것이 내 운명이라고 생각했어. 큰 연못에서 노는 큰 물고기, 그게 바로 내가 원했던 거란다.
아들은 아버지를 어떻게 정의할까, 그런 아버지는 아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을까? 대니얼 윌리스의 <빅 피쉬>는 주인공 윌리엄이 평범한 사람이면서 위대한 신화적 영웅이기도 한 그의 아버지인 에드워드의 일생을 이야기한다. 단편적으로 구성된 에드워드의 삶은 마치 판타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머리 둘 달린 여자를 만나고, 아름다운 여자를 쟁취하고, 마음에 드는 마을을 만나더니 그 마을을 통째로 살 수 있는, 홍수로 난리가 난 마을을 구하는 아버지는 마치 신화에 나오는 영웅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스운 농담으로 아들의 걱정을 지우려는 아버지의 모습도 위대한 영웅처럼 보이는 건 왜일까? 신처럼 보이고 싶었던 아버지, 아들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아버지. 에드워드는 윌리엄에게 영웅처럼 보이고 싶었던 영웅이었다.
내가 자라남에 따라 아버지는 줄어들었다. 이런 논리라면 언젠가 나는 거인이 될 것이고 에드워드 블룸은 너무나 작아져서 이 세상에서 보이진 않는 존재가 될 것이었다.
점점 너무나도 작아지는 아버지를 어떻게 보내야하고 어떻게 기억해야할까. 신화 속 영웅이기도 한, 큰 물고기처럼 보이는 아버지는 아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 본문 중 제일 아름답다고 느꼈던 문장
그는 자기 딸이 하늘에 달을 걸어놨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때때로 실제로 그렇다고 믿었다. 딸이 하늘에 달을 걸지 않았더라면 하늘에는 아예 달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별들은 무수한 소원들이며, 그리고 언젠가는 그 소원들 모두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믿었다. 그녀, 자신의 딸을 위해서 말이다. 그는 딸이 어렸을 때 딸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이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지금은 그가 늙었기 때문에, 그 생각을 하면 행복해지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믿었다. (p.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