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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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1년 2월 7일 그날, 수도원에서는 매 성무일도 시간마다 특별기도가 이어지고 있었다. 북부 전투에 가담한 어느 한쪽의 승리나 패배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보다 신중해지기를, 화해로 다가서기를, 한 나라의 젊은이들로서 유혈 행위를 멈추고 생명을 존중하기를 바라는 기도였다.-p.11

12세기 잉글랜드, 내전이 극에 치달은 상황에서 두 남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시작된다. 스티븐 왕의 부하이자 휴 베링어의 상관인 길버트 프레스코트가 적군의 포로가 되었는데 그의 딸, 멜리센트가 왕 측 포로가 된 앨리스란 남자와 첫눈에 사랑에 빠진 것. 양측이 둘의 혼인을 성사시키며 화해 또는 휴전이라도 하면 일석이조겠지만 적대적 관계에 있던 두 가문의 화합 가능성은 전무하다. 포로를 교환하면 재회조차 불가능해질 두 남녀는 바라선 안 될을 바라게 되는데…

“당신을 안기 위해 뭘 해야 하든, 당신에게 가기 위해 얼마나 싸워야 하든 다 상관없어요. 우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자는 누구든 죽여버릴 거예요.”-p.104

그때 사건이 발생한다. 포로 교환을 앞두고 길버트가 살해당한 것.
잠시나마 아버지가 돌아오지 못하길 바랐던 멜리센트는 같은 마음을 품었던 앨리스를 의심하지만 그는 결백을 주장한다. 정말 사랑에 눈 먼 앨리스가 한 짓일까? 만약 그가 아니라면 범인은 누구일까?


#스포주의
“한 사람의 선행을 모두 합쳐도, 그 양이 아무리 엄청나다 해도, 그가 저지른 단 한번의 죄악을 덮을 수 없다는 서글픈 논리가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건 세상의 손실이기도 하죠. 그리고 전 더 이상의 죽음을 바라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충분해요. 또 다른 죽음을 부른다고 먼젓번 죽음이 치유될 수는 없죠.”-p.339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아쉬운 에피소드다. 일단 전작은 범인과 살인동기를 끝까지 예측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예상대로였다. 또 하나는 멜리센트의 대사를 곱씹어봐도 죽은 사람 입장에선 황당하기 그지 없는 용서란 생각이 떨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를 범인이 목숨 걸고 구했기 때문에 아버지를 살해한 ‘단 한번의 죄악’은 덮어준다? 범인이 앨리스를 젖형제로서 평생 진심 사랑한 건 사실이나 애당초 목숨을 건 그 엄청난 선행이야말로 ‘단 한번의 죄악’에 대한 속죄 아닌가? 범인이 목숨 걸고 지킨 사람이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가 아니라 스티븐 왕의 다른 부하였어도 진정한 용서 운운할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결말 별로임. 10권은 다시 기대하겠어!

“살아있는 이상 인간을 피할 길은 없어요. 그저 그들 속에서 당신 몫을 해야 할 뿐이죠.”-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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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CULTURA 2024.11 - Vol.125, 한강 작가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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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영화, 드라마, 문학을 비롯한 전방위 문화 이슈를 소개하는 월간 문화전문 매거진답게 전시 정보, 미술관 탐방기, 북 페스티벌, 영화&드라마 월평 등 다양한 정보를 담았다. 한강 작가 특집으로 꾸며진 11월호(참고로 9월호 테마는 예술-정치, 10월호 테마는 시네필)는 상기한 내용뿐 아니라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이 지닌 의미, 작품세계에 대한 분석, 그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 연극 등의 정보도 실려있다.

매거진에서 언급하듯 그간 한강 작가님의 작품은 비주류였음에도 ‘만약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이 나온다면 수상자는 한강 작가일 것’이란 추측이 다수 있었고, 해외 문학상 수상 소식도 꾸준히 들려왔다. 그런데도 올해 노벨 수상은 대부분 예상치 못했는데 기분 좋은 충격을 안긴 이 사건을 한강과 한국문학의 시간이동’이라 표현한 문화평론가 이광호 님의 글 일부를 공유해둔다.

📚 한국문학은 ‘한국어 문학’일 수밖에 없고 한국어 문학의 시장은 너무나 협소하다. 인구 숫자의 한계에서 더해서 독서 인구 역시 상대적으로 적어서, 한국어 문학 시장은 구조적으로 주변부에 속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문학 시장의 협소함은 한국문학 내부의 양극화를 만들고 다양성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한국어 문학이 세계문학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번역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 기간 역시 짧지 않다. 이를 테마녀 한강의 <채식주의자>(2007)가 세계 문학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16년으로 10년의 시차가 존재한다. 이 상징적인 시간, 그러니까 한국문학과 세계문학 사이의 적어도 ‘10년’의 시차가 존재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이 시차는 한국문학이 보편적인 세계문학의 장에서 떨어져 있는 공간적 시간적 거리 감각에 속한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은 이 시차와 거리 감각에 엄청난 파열을 만들었다. 이제 한국문학의 시간은 세계문학의 시간과 거의 동시간대에서 흐르게 되었다. -p.30~31

같은 날, 김주혜 작가의 <작은 땅의 야수들>이란 소설도 2024 톨스토이 문학상을 수상한 걸 보면 한국문학이 시대가 열리긴 한 것 같다. 참 반가운 사건의 연속. 한국문학을 발판으로 아름다운 한국어의 위상이 더 높아지기를.

👩‍💻 근데 한강 작가님…작곡을 배우신 적도 없는데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 가도 피아노 선율이 들려서 내리 20곡을 쓰셨다는 거 실화입니까... !!!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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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린 아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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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에피소드는 역사소설적 요소가 비교적 적었다면 제목부터 흥미로운 여덟 번째 에피소드 <귀신 들린 아이>는  명실상부한 역사추리소설이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으나 살인동기나 범인에 대한 나의 추리는 전부 빗나간 ㅋㅋㅋㅋㅋ 그래서 더 재미있게 느꼈는지도? #스포주의

첫등장부터 '저는 사교성도 인성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티 없이  맑은 사람이에요~' 하는 것 같았던 재닌이 그런 냉혈한이었을 줄이야!  내 상상속에선 거의 중세시대 차은우로 그려진 나이절은 허우대만 멀쩡한 바보멍충이였을 줄이야!! 완벽하게 속아버렸다.

"그녀가 캐드펠 앞에서 보이는 태도, 가벼우나 치밀하게 계산된 그 모든 동작들은 캐드펠이 이를 제대로 주시하리라 의식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매력 없는 날벌레 한 마리까지 기어코 사로잡으려는 거미줄이랄까. "-130

로즈위타에 대한 위 문장을 보라. 캐릭터가 입체적이란 평을 절감한 에피소드였다. 동시에 겉으로 드러나는 캐릭터 (이미지)는 생김새와 주변의 평가로 만들어지는 허상이란 생각.. 그러니까 제발 이미지에 속지 말자고 되새겨보는 에피소드이기도 했다. 역시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르는겨... 하지만 이렇게 되새겨봤자 이미지에 쉽게 현혹되는 나란 인간도 누구보다 먼저 흙 속 진주의 가치를 알아본 이소다같은 면모를 갖추는 날이 올까.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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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의 참새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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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의 참새>의 의미는?

제목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해 검색해봤다. 어떤 분이 <성소의 참새>란 성소인 수도원으로 피신한, 새장 안에 갇혀 지내는 참새(용의자)를 말한다고 적어놓으셨더라. 아~ 근데 왜 하필 참새에 비유하지? 유래는 못 찾았다. 성경에 관련 일화가 있지 않을까 넘겨 짚고 있는데 아시는 분??

이번 에피소드는 마을에 결혼 잔치 있던 날, 평온했던 수도원에 피투성이 청년이 나타나며 시작된다. 청년을 쫓아 수도원에 난입한 마을 사람들은 그날 밤 일어난 절도와 살인(실제론 좀 맞았을 뿐이지만) 사건의 범인으로 청년을 지목하지만 그는 결백을 주장하는데… 설상가상으로 캐드펠 수사가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기도 전에 타살 흔적이 있는 시체가 발견된다. 진짜 살인사건이 벌어진 것! 사건들은 결혼 잔치를 한 집안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우연일까?

어떤 괴이한 우연이 작용했길래 도시의 평범한 집안에서 그런 식으로 재앙이 연달아 일어난단 말인가. 그런 우연은 있을 수 없다. 누군가의 손, 인간의 손이 이 사건들을 연결하는 끈을 잡아당긴 것이다. -p.263

#스포주의

“이 사람을 그냥 맨몸으로 데려갈 것을!” -p.343

현대엔 많지 않은 것 같은… 순수한 사랑이야기가 존재하는 에피소드지만 사건의 전말을 알고나니 씁쓸할 뿐이다. 인간의 탐욕은 얼마나 무섭고도 덧없는 것인가. 또한 <금쪽같은 내새끼>를 볼 때마다 했던 ‘문제 아이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지는 결말이었다. 임신한 딸이 눈앞에서 사살되는 걸 보고도 딸의 시체가 아니라 흩어진 보화때문에 울부짖는 애비라니… 짐승만도 못한 이에게도 모든 사건의 원흉이 본인이었음을 깨닫는 날이 있을까? 한숨만 나온다.

그나저나 시리즈의 배경인 슈르즈베리도 참 바람 잘 날 없다. 다음엔 또 무슨 사건이 벌어질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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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건너는 한 문장 - 당신에겐 한 문장이 있습니까?
정철 지음 / 김영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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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 정철의 신작 <인생을 건너는 한 문장>. 글밥도 적고 쉬이 읽혀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책일 수 있겠으나 내겐 가만히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많은 책이었다. 특히 좋은 어른이 꿈이었는데 ‘어른’으로 조정했다는 저자의 말을 보며 꿈을 찾은 순간이 기억난다. 나잇값 하며 어른으로 살기. 녹록진 않지만 마음만 먹으면 매일 한 겹씩은 이룰 수 있는 꿈이다. 이 책과 함께하면 조금은 쉬워질 수 있겠고. 플래그를 붙인 부분 중 일부를 공유한다.

‘소설을 뒤에서부터 읽는 사람은 없다’란 문장도 있었는데… 16기 영숙때문에 감동 바삭, 웃음벨 됐음…


밤하늘 별 하나가 사라지면 아무도 모르지만, 군부대 총 하나가 사라지면 온 세상이 다 안다.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알려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 많은 펜과 그 많은 마이크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p.76

파도의 미덕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이고, 파도의 부덕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쉬었다 가도 된다. 나도 바다 끝에 가 봤는데 거기 모래와 바위뿐이더라.-p.77

고민을 털어놓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그건 답을 듣고 싶은 게 아니라 말을 하고 싶은 거다. 고민을 듣는 나는 애서 답을 내놓지 않아도 된다. 답은 그 사람 스스로 실토한다.-.p.109

갈치와 문장은 토막 내야 먹기 좋다. 문장이 길면 먹기 불편하다. 어찌어찌 먹는다 해도 체하기 쉽다. 맛도 없다. 내가 쓴 문장이 갈치를 닮았다 싶으면 과감하게 도마 위에 올리고 칼을 들어라.p.167

너무 막연한 질문이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오늘도 하나뿐인 내가 한 번뿐인 인생을 산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하고 싶은 짓을 하며 살아야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려거든 조금만 기다려라. 인간 복제 기술이 성공하면 그때 두 번째 나에게 그 일을 시켜라. 지금 나는 나 하나뿐이다.-p.216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것도 칭찬이지만 오뚝이를 병들게 하는 것도 칭찬이다. 불굴의 의지 같은 말로 오뚝이를 추어올리지 마라. 칭찬이 질문을 막는다. 왜 넘어졌는지. 왜 일어나야 하는지. 관성이 인생을 어디로 데려가는지.-p.250

욕망을 좇아 정신없이 달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욕망은 앞 글자가 바뀐다.허망으로. -p.322

성장을 향하여 꾸준히 달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은 뒷 글자가 바뀐다. 성공으로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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