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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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법은 인간이 잉태된 순간부터 13세에 이를 때까지 그 생명에 대한 침해를 금지한다. 그러나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아동은 부모가 소급적으로 <중절>할 수 있다. 조건은 아동의 생명이 <기술적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동을 중절하는 동시에 살려 두는 과정을 <언와인드>라 한다. 언와인드는 현재 사회에서 용인되는 흔한 관행이다.” -p.11

👩‍💻 순간적으로 이해가 안 됐다. 아니, 내가 잘못 이해한 줄 알았을 만큼 충격적인 설정에 눈을 의심하면서 첫 페이지를 읽고 또 읽었다. 여기에서 ‘중절’의 사전적 의미는 ‘중도에서 끊어 버리거나 그만둠’.

부모가 원하면 13~18세 아동을 산 체로 조각내는 동시에 살려둘 수 있다고? 생명이 ‘기술적’으로 끝나진 않는다는 게 가능해? 살아도 살아있다고 할 수 없는 식물인간과 뭐가 다르지? 와… 아직도 첫 장의 충격이 가시질 않네.

전부터 눈여겨봐둔, 작가의 전작 <수확자>의 설정도 가히 놀라웠다. 죽음이 사라진 미래, 인구조절을 위해 생명을 거두어간다는 의미의 수확이라니… 누가 무슨 권리로 수확자들에게 남의 생명을 끝낼 권리를 주지? 소설이라지만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나 싶었는데 언와인드는 더 경악스럽다.

#스포주의
그 끔찍한 세계의 초입에는 아이를 신께 십일조로 바치기 위해 낳은 부모가 있다. 그들은 아이의 언와인드를 앞두고 몇 년 동안 계획한 성대한 파티를 연다. 컨트리클럽 대연회장에 수백 명이 모인 파티를 위해 밴드를 선택하고 음식을 고르고 식탁보 색깔까지 결정한 이는 부모가 아니라 인간 십일조로 언와인드를 앞둔 아이, 레브였다. 언와인드는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운명이라고, 너는 선택받고 축복받은 존재라고 부모가 평생 세뇌한 탓에 자신의 언와인드 기념 파티를...기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닌데도 제 평생 최고의 날로 만들기 위해 손수 준비한 것이다. 아… 레브 진짜 ㅠㅠㅠ

후반에는 한 아이가 언와인드 당하는 과정도 아주 자세하게 그려지는데 그곳에 인간의 존엄은 흔적조차 없다. 처음엔 이 작가는 어떻게 이런 끔찍한 상상을 하지 싶었는데 전쟁사나 고문의 역사를 보면 인류가 이미 수없이 저질렀고 지금도 저지르고 있을 만행이라 씁쓸하기가 이를 데 없다. 인간이란...

근데 이 소설, 2013년에 이미 <분해되는 아이들>이란 제목으로 출판했었네?? 와.. 근데 이렇게 트렌디하다고???
놀라움에 끝이 없네. 암튼 간만에 진짜 흥미롭게 읽은 소설. 2편도 너무 기대된다. 얼른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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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과 규칙 따르기 - 사회과학의 철학적 기초를 찾아서
김경만 지음 / 궁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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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언어는 우리의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우리는 자신이 설명할 수 있는 것만 발견할 수 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절망에는 끝이 없고, 자살로는 절망을 끝내지 못한다. 스스로 기운을 차려서 끝내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먼저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 다음에야 비로소 철학을 할 수 있다.”

감탄이 절로 나와 누구의 말인지 찾아보면 비트겐슈타인일 때가 잦아 언젠간 그의 저서를 읽어보고 싶었다. 독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셈. <비트겐슈타인과 규칙 따르기>가 그의 저서는 아니지만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기초가 되는 사회이론과 철학의 근간이 되는 사상들을 ‘비트겐슈타인의 규칙 따르기’ 개념을 중심으로 비교적 쉽게 소개한다고 해 펼쳐보게 됐다.

사회이론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위해 쉽게 쓴 책이라지만
전문학자들도 명확히 이해하기 어려워한다는 개념을 내가 이해할 수 있을지 의심하며 들춘 제1장의 제목이
‘비트겐슈타인과 오징어튀김’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안 어울리는 조합인 만큼 참신하긴 하다ㅎㅎㅎㅎ
천재 철학자와 오징어튀김이 대체 어떻게 연관되는 걸까?

알고보니 오징어튀김은 저자가 어릴 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음식^^;;;
사실 책 제목을’ 비트겐슈타인과 오징어튀김’으로 하고 싶었단다.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생각하는 건 나뿐인가 ㅎㅎㅎㅎㅎ

“규칙 다르기를 예시하기 위해서 수열 전개를 사용한 비트겐슈타인과 달리 이 책에서는 ‘오징어튀김’의 예를 통해 어린아이가 어떻게 사회에서 용인된 비상금 사용에 관한 규칙을 따라갈 수 있게 되는가를 보여주었다.”-p.21

일찍이 수포자가 된 내가 대뜸 비트겐슈타인의 저서를 읽었다면 책을 바로 덮었을 텐데 아이가 비상금의 개념을 오징어튀김을 통해 이해하는 과정으로 설명해주니 그나마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저자는 일상에서 겪는 일들을 ‘몇 꺼풀 ‘ 더 벗겨서 생각해 보고 싶은, 어떻게 보면 ‘쓸데없이 진지한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로 이 책을 썼다는데 하도 생각없이 사는 것 같아 철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내가 딱 타깃이긴 하다. 앎이 적어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그렇지 ㅎㅎㅎ 쉬운 입문서인지는 직접 판단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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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혜라고 부르는 것의 비밀 - 더 일찍 더 많이 현명해지기 위한 뇌과학의 탐구
딜립 제스테.스콧 라피 지음, 제효영 옮김 / 김영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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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할 수 있다면 난 무조건 후자라서 읽은 책.
근데 대부분 후자 아닐까?
전자는 노력으로 도달 가능할 것 같지만
후자는 노력으로 될 문제가 아닌 것 같잖아.
근데 이 책보니 후자도 노력하면 도달 가능하다더라.
어떻게? 그 방법은 뒤에~

저자의 탐구는 지혜의 기본 개념이 시공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가지고 있단 점을 미루어 보아
생물학적 기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단 전제에서 출발했다.

탐구 결과, 그들이 찾아낸 지혜의 생물학적 기반은 바로 ‘뇌’.

그중에서도 전전두피질, 편도체와 가장 깊은 연관이 있으며
전전두피질의 배측 전대상피질 주변에서는 감정 조절, 항상성 유지 기능이 발생한다고 한다.
음… 나는 전대상피질이 덜 발달했나...
그럼 어떻게 해야하지?

조금이라도 현명해지려면
뇌를 끊임없이 관리, 강화해야 한단다.
핵심은 다이어트와도 상통한다.
바로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기!

아, 다른 점도 있다.
다이어트 할 때는 사람 만나는 일을 줄이는 게 좋은데
놔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함께 식사도 하면서 소속감도 느끼고 사회적 활동을 활발히 해야 한다.
또 어휘력 키우기, 소설 읽기, 영화보기도 도움이 된다.
잘하고 있는 것도 있고 하다 만 것도 있고
전혀 하지 않는 것도 있군…

노년기에도 신체, 인지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소속감을 느끼는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한다면
뇌는 계속 발전한다.
따라서 누구나 노력하면 더 현명해질 수 있단 얘기.

무엇보다 개인이 현명해져야
우리 사회도 더 현명해질 수 있으니
우리부터 시작하자!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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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특별증보판)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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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책과 대화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사람의 소망과 수준에 맞게 말을 걸어준다."

이 시대의 신경 안정제, 유시민 작가님의 <청춘의 독서>가 특별증보판으로 새 옷을 입었다. 자칭 ‘지식소매상’인 그가 유용한 정보를 최대한 재미있고 쉽게 전달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목적으로 쓴 여타 저작들과 이 책은 다르다. 작가가 스스로를 표현하려는 욕망에 끌려 쓴 책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라 밝히기도 했으니 나처럼 유시민 작가를 선망하는 사람이라면 안 읽을 도리가 없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하여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꼭지를 추가했으니 더더욱!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아래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가?
Q. 위대한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Q. 지식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Q. 불평등은 불가피한 자연법칙인가?
Q.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가?
Q. 문명이 발전해도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Q. 내 생각은 정말 내 생각일까?
Q.역사의 진보를 믿어도 될까?

유시민 작가는 이 책에서 다룬 15개 작품에서 나름의 답을 구했고, 그것을 정답으로 만들기 위해 때때로 점검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도 나름의 의견을 가지게 되었으나 그것이 정말 내 생각인진 모르겠다. 그만큼 유시민이란 인물이 내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니.. 헙...마지막 질문에 시선이 머문다. 책을 허투루 읽은 듯ㅎㅎㅎ

“우리는 비슷한 잘못을 앞으로 또 저지를지 모른다. 그러나 그때도 이번처럼 스스로 바로잡을 것이다. 변변치 않은 우리는 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나아갈 것이다.”-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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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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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작년에 작고한 폴 오스터.
<바움가트너>는 1주기에 맞춰 출간된 그의 유작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겐 처음 읽는 그의 작품이다.

폴 오스터를 처음 안 건 #작가란무엇인가 라는 작가 인터뷰집에서였다. 열네 살 때 바로 옆에 앉아있던 친구가
번개에 맞아 죽는 것을 본 후 이렇게 기이한 일을 자신만 경험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을 홀로 탐구하며 외로움을 이겨냈다던 그의 작품 세계가 궁금해져
대표작 4종 리커버도 장만했더랬는데 여태 모셔두더니
결국 유작으로 그 세계에 첫 발을 들였네.

이것도 활활 타고 있는 소장욕에 기름을 부어버린 만듦새 덕분이다. 한 폭의 명화 아니냐구~

#약스포주의

주인공의 이름인 바움가트너는 ‘정원사’란 뜻을 갖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 애나를 잃은 지 10년.
애도하다 미쳐버린 남자,
살아있지만 내면의 가장 깊은 곳은 죽어버린 그가
아내와의 추억이 가득한 정원을 홀로 가꾸면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모습을 그렸을까.
지독한 외로움과 상실감을 이겨내는 노인,
진부하기 짝이 없지만 그런 순애보에 미치는 경향이 있는 나로서는 3장에서 그가 사랑하는 여자로 주디스가 등장했을 때 당황했다. 심지어 열 몇 살 어리단다. 외형은 애나와 완전히 상반되지만 그가 살아있다고 느끼게 해 준 여자는 애나 이후로 주디스뿐이라 다시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며 청혼도 하던데 왠지 모르게 핑계같이 느껴져 가자미 눈으로 읽게 됐다.

상대 이성을 상스럽게도 x 친구라 표현하거나
주디스가 하는 말이지만 갑자기 ‘아가리 닥치고 키스나 해줘.’ 라고 할 때는 이 작가님이 마초를 남성미로 착각하시진 않았나 싶기도. 열한 살, 열 두살짜리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을 ‘고루한 선생’이라 표현한 점도 아쉬웠고.

바움가트너의 기억 속 십대 시절, 평생 가장 많이 웃었던 일이라는 엄마와의 에피소드는 너무나도 좋았지만 내겐
내용보단 만듦새가 더 압도적 감동을 준 책으로 남을 것 같다.

‘옮긴이의 말’을 읽으면서는 다시금 기록할 필요를 느꼈다.
요즘 아주 안 쓰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읽기만 하는데
하다못해 키워드만이라도 다시 기록해 봐야겠다.

내가 우주를 구성하는 다른 수많은 작은 것들과 연결되고
더이상 존재하지 않아도 서로를 기억하며 머물 수 있도록.
덧없이 사라지지 않게,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을 수 있게,
그런 욕심이 생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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