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투라 CULTURA 2024.11 - Vol.125, 한강 작가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4년 10월
평점 :
품절


미술, 영화, 드라마, 문학을 비롯한 전방위 문화 이슈를 소개하는 월간 문화전문 매거진답게 전시 정보, 미술관 탐방기, 북 페스티벌, 영화&드라마 월평 등 다양한 정보를 담았다. 한강 작가 특집으로 꾸며진 11월호(참고로 9월호 테마는 예술-정치, 10월호 테마는 시네필)는 상기한 내용뿐 아니라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이 지닌 의미, 작품세계에 대한 분석, 그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 연극 등의 정보도 실려있다.

매거진에서 언급하듯 그간 한강 작가님의 작품은 비주류였음에도 ‘만약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이 나온다면 수상자는 한강 작가일 것’이란 추측이 다수 있었고, 해외 문학상 수상 소식도 꾸준히 들려왔다. 그런데도 올해 노벨 수상은 대부분 예상치 못했는데 기분 좋은 충격을 안긴 이 사건을 한강과 한국문학의 시간이동’이라 표현한 문화평론가 이광호 님의 글 일부를 공유해둔다.

📚 한국문학은 ‘한국어 문학’일 수밖에 없고 한국어 문학의 시장은 너무나 협소하다. 인구 숫자의 한계에서 더해서 독서 인구 역시 상대적으로 적어서, 한국어 문학 시장은 구조적으로 주변부에 속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문학 시장의 협소함은 한국문학 내부의 양극화를 만들고 다양성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한국어 문학이 세계문학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번역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 기간 역시 짧지 않다. 이를 테마녀 한강의 <채식주의자>(2007)가 세계 문학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16년으로 10년의 시차가 존재한다. 이 상징적인 시간, 그러니까 한국문학과 세계문학 사이의 적어도 ‘10년’의 시차가 존재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이 시차는 한국문학이 보편적인 세계문학의 장에서 떨어져 있는 공간적 시간적 거리 감각에 속한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은 이 시차와 거리 감각에 엄청난 파열을 만들었다. 이제 한국문학의 시간은 세계문학의 시간과 거의 동시간대에서 흐르게 되었다. -p.30~31

같은 날, 김주혜 작가의 <작은 땅의 야수들>이란 소설도 2024 톨스토이 문학상을 수상한 걸 보면 한국문학이 시대가 열리긴 한 것 같다. 참 반가운 사건의 연속. 한국문학을 발판으로 아름다운 한국어의 위상이 더 높아지기를.

👩‍💻 근데 한강 작가님…작곡을 배우신 적도 없는데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 가도 피아노 선율이 들려서 내리 20곡을 쓰셨다는 거 실화입니까... !!! ㄷㄷㄷ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신 들린 아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6~7 에피소드는 역사소설적 요소가 비교적 적었다면 제목부터 흥미로운 여덟 번째 에피소드 <귀신 들린 아이>는  명실상부한 역사추리소설이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으나 살인동기나 범인에 대한 나의 추리는 전부 빗나간 ㅋㅋㅋㅋㅋ 그래서 더 재미있게 느꼈는지도? #스포주의

첫등장부터 '저는 사교성도 인성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티 없이  맑은 사람이에요~' 하는 것 같았던 재닌이 그런 냉혈한이었을 줄이야!  내 상상속에선 거의 중세시대 차은우로 그려진 나이절은 허우대만 멀쩡한 바보멍충이였을 줄이야!! 완벽하게 속아버렸다.

"그녀가 캐드펠 앞에서 보이는 태도, 가벼우나 치밀하게 계산된 그 모든 동작들은 캐드펠이 이를 제대로 주시하리라 의식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매력 없는 날벌레 한 마리까지 기어코 사로잡으려는 거미줄이랄까. "-130

로즈위타에 대한 위 문장을 보라. 캐릭터가 입체적이란 평을 절감한 에피소드였다. 동시에 겉으로 드러나는 캐릭터 (이미지)는 생김새와 주변의 평가로 만들어지는 허상이란 생각.. 그러니까 제발 이미지에 속지 말자고 되새겨보는 에피소드이기도 했다. 역시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르는겨... 하지만 이렇게 되새겨봤자 이미지에 쉽게 현혹되는 나란 인간도 누구보다 먼저 흙 속 진주의 가치를 알아본 이소다같은 면모를 갖추는 날이 올까. 와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소의 참새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소의 참새>의 의미는?

제목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해 검색해봤다. 어떤 분이 <성소의 참새>란 성소인 수도원으로 피신한, 새장 안에 갇혀 지내는 참새(용의자)를 말한다고 적어놓으셨더라. 아~ 근데 왜 하필 참새에 비유하지? 유래는 못 찾았다. 성경에 관련 일화가 있지 않을까 넘겨 짚고 있는데 아시는 분??

이번 에피소드는 마을에 결혼 잔치 있던 날, 평온했던 수도원에 피투성이 청년이 나타나며 시작된다. 청년을 쫓아 수도원에 난입한 마을 사람들은 그날 밤 일어난 절도와 살인(실제론 좀 맞았을 뿐이지만) 사건의 범인으로 청년을 지목하지만 그는 결백을 주장하는데… 설상가상으로 캐드펠 수사가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기도 전에 타살 흔적이 있는 시체가 발견된다. 진짜 살인사건이 벌어진 것! 사건들은 결혼 잔치를 한 집안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우연일까?

어떤 괴이한 우연이 작용했길래 도시의 평범한 집안에서 그런 식으로 재앙이 연달아 일어난단 말인가. 그런 우연은 있을 수 없다. 누군가의 손, 인간의 손이 이 사건들을 연결하는 끈을 잡아당긴 것이다. -p.263

#스포주의

“이 사람을 그냥 맨몸으로 데려갈 것을!” -p.343

현대엔 많지 않은 것 같은… 순수한 사랑이야기가 존재하는 에피소드지만 사건의 전말을 알고나니 씁쓸할 뿐이다. 인간의 탐욕은 얼마나 무섭고도 덧없는 것인가. 또한 <금쪽같은 내새끼>를 볼 때마다 했던 ‘문제 아이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지는 결말이었다. 임신한 딸이 눈앞에서 사살되는 걸 보고도 딸의 시체가 아니라 흩어진 보화때문에 울부짖는 애비라니… 짐승만도 못한 이에게도 모든 사건의 원흉이 본인이었음을 깨닫는 날이 있을까? 한숨만 나온다.

그나저나 시리즈의 배경인 슈르즈베리도 참 바람 잘 날 없다. 다음엔 또 무슨 사건이 벌어질까?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을 건너는 한 문장 - 당신에겐 한 문장이 있습니까?
정철 지음 / 김영사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피라이터 정철의 신작 <인생을 건너는 한 문장>. 글밥도 적고 쉬이 읽혀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책일 수 있겠으나 내겐 가만히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많은 책이었다. 특히 좋은 어른이 꿈이었는데 ‘어른’으로 조정했다는 저자의 말을 보며 꿈을 찾은 순간이 기억난다. 나잇값 하며 어른으로 살기. 녹록진 않지만 마음만 먹으면 매일 한 겹씩은 이룰 수 있는 꿈이다. 이 책과 함께하면 조금은 쉬워질 수 있겠고. 플래그를 붙인 부분 중 일부를 공유한다.

‘소설을 뒤에서부터 읽는 사람은 없다’란 문장도 있었는데… 16기 영숙때문에 감동 바삭, 웃음벨 됐음…


밤하늘 별 하나가 사라지면 아무도 모르지만, 군부대 총 하나가 사라지면 온 세상이 다 안다.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알려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 많은 펜과 그 많은 마이크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p.76

파도의 미덕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이고, 파도의 부덕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쉬었다 가도 된다. 나도 바다 끝에 가 봤는데 거기 모래와 바위뿐이더라.-p.77

고민을 털어놓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그건 답을 듣고 싶은 게 아니라 말을 하고 싶은 거다. 고민을 듣는 나는 애서 답을 내놓지 않아도 된다. 답은 그 사람 스스로 실토한다.-.p.109

갈치와 문장은 토막 내야 먹기 좋다. 문장이 길면 먹기 불편하다. 어찌어찌 먹는다 해도 체하기 쉽다. 맛도 없다. 내가 쓴 문장이 갈치를 닮았다 싶으면 과감하게 도마 위에 올리고 칼을 들어라.p.167

너무 막연한 질문이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오늘도 하나뿐인 내가 한 번뿐인 인생을 산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하고 싶은 짓을 하며 살아야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려거든 조금만 기다려라. 인간 복제 기술이 성공하면 그때 두 번째 나에게 그 일을 시켜라. 지금 나는 나 하나뿐이다.-p.216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것도 칭찬이지만 오뚝이를 병들게 하는 것도 칭찬이다. 불굴의 의지 같은 말로 오뚝이를 추어올리지 마라. 칭찬이 질문을 막는다. 왜 넘어졌는지. 왜 일어나야 하는지. 관성이 인생을 어디로 데려가는지.-p.250

욕망을 좇아 정신없이 달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욕망은 앞 글자가 바뀐다.허망으로. -p.322

성장을 향하여 꾸준히 달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은 뒷 글자가 바뀐다. 성공으로 -p.3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얼음 속의 여인 캐드펠 수사 시리즈 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움베르토 에코가 극찬했고, 아가사 크리스티를 뛰어넘었다고 평가받는단 역사 추리소설 시리즈. 배움보단 유희로 책을 가까이 했고, 가장 선호하는 장르로 단연 미스터리 추리물을 꼽는 내 눈에 밟힐 수밖에 없지. 게다가 각 캐릭터가 살아있고 프로파일러의 원형을 보는 것 같다는 @csu2700 님의 호평까지. 넘 궁금했지만 20권이 넘다보니 선뜻 시작하기 어려웠는데 결국 ㅋㅋㅋ 이젠 멈출 수 없다. 20권 다 읽게 생겼다ㅋㅋㅋㅋㅋ

영국 역사에 배경지식이 없어서 어려울까봐 걱정했는데 기우였고 온갖 트릭이 난무하는 현대 배경의 추리물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휴머니티 미스터리’란 표현이 와닿는달까.

무엇보다 작가의 필력에 반해버렸다. 시체를 발견한 순간도 ‘그는 이렇게 그는 에르미나 위고냉을 찾았으나 곧 다시 잃고 말았다’라고 표현한다. 찾았으나 다시 잃고 말았다…크으~ 대결 장면에서도 ‘매번 막아냈다’ 같은 상투적 표현 대신 ‘왼손잡이가 아무리 칼을 휘두르며 사방에서 공격해 들어가도 그곳에는 이미 젊은이의 검이 기다리고 있었다.’며 등장인물과 해당 장면을 더욱 멋지게 그려낸다. 막

판에 ‘출생의 비밀’이 너무 드라마틱해 좀 아쉽긴 한데... ‘영광스러운 사생아들’이란 생각도 좀 걸리긴 했고… 그래도 전체적으론 재미있게 읽었다. 얼른 다음 이야기 봐야지.



아이들에겐 삶의 권리가 있다. 그러나 어른들은 실수로, 어리석음으로, 때로는 죄악으로, 너무도 간단히 그것을 빼앗고 짓밟는다.-p.211~212

“그녀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죠?” 영원한 질문, 영원히 대답이 있을 수 없는 질문이었다. 어째서 무고한 사람이 고통을 겪어야 한단 말인가?-p.3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