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의 모든 것 - 35년의 연구 결과를 축적한 조현병 바이블
E. 풀러 토리 지음, 정지인 옮김, 권준수 감수 / 심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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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작성글 의외로 100명 중 1명이 앓는 조현병
heezak
202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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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의 모든 것
[도서] 조현병의 모든 것

E. 풀러 토리 저/정지인 역/권준수 감수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내 상태 말인데, 다른 선택이 가능했다면 내가 굳이 광기를 선택하지는 않았으리라는 걸 너는 꼭 알아줬으면 한다" -빈센트 반 고흐, 1889년, 타의로 생레미 정신병원에 입원했을 때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조현병은 과거에 '정신분열증'이라 불리던 정신질환이다.
운 좋게도 아주 가끔 매체와 콘텐츠로만 해당 질환을 접했던 난 이 책의 첫 문단부터 큰 충격을 받았다.

" 조현병은 100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비교적 흔한 정신질환이다. 이런 비율로 계산하면 국내에 약 50만 명 내외의 환자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고, 그 환자의 가족들을 고려하면 200만 명 이상이 조현병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 -7p , 감수의 말 중에서

이는 미국에서 조사한 추정치니 국내는 좀 다르겠지만 이 병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훨씬 많음을 짐작할 수 있다.

1983년에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조현병의 증상과 원인, 치료와 경과 등을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로 알려준다. 아직도 정확한 원인과 결정적인 치료법을 찾지 못한,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조현병 환자들의 고통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이 무서운 병을 안고 살아가는 가족들을 손톱만큼이나마 헤아려볼 수 있게 해준 책.

"공감이 있을 때 조현병은 개인적 비극이다. 공감이 없을 때 조현병은 가족의 재난이 된다. 공감이 없으면 가족을 하나로 묶어줄 그 무엇도, 상처에 바를 연고도 없기 때문이다." -24p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이라도 조현병 환자에게 공감하긴 어렵다고 한다. 공감을 하려면 그 병을 앓는 사람에게 자기 자신을 대입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보이지도 않고 알 수도 없는 힘에 사로잡힌 나를, 미쳐버린 나를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러니 악순환이다. 여기에 가족만 책임이 있는가.

노희경 작가님의 2014년 작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조인성이 열연한 정재열도 조현병 환자였다. 연인인 지해수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였던 것도, 얼마나 험난할 지 알면서도 그 사랑을 이어간 것도, 공감능력 만렙찍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던 것도, 재열이 끝내는 병을 이겨낸 것도 전부 드라마니까 그랬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드라마는 분명 조현병에 대한 편견의 벽을 낮추고 어떤 사람에겐 큰 위로와 도움이 됐다. 조현병은 이렇게 다뤄져야 한다. 그 병을 앓는 사람을 죄다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고통과 현재를 조명함으로써 편견을 없애고 필요한 노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조현병 환자와 가족에게 도움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이런 책도 모두의 필독서가 될 순 없더라도 더 많아지고 많이 읽히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출판사 @prunsoop 의 가드너로 책을 제공받았으나 제 주관대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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