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한강 >

권혁일 지음 오렌지디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에 30~40명이 자살한다는 통계를 접한 적이 있다. 그 정도 숫자라면 자살자 본인을 제외하더라도, ‘자살 이동자들이 꽤 많을 것이다. 자살한 이를 후송하는 구급대원들, 자살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향하는 가족과 친구들, 정확한 사망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출동하는 검시관과 경찰들, 장례식을 위해 이동하는 조문객들, 자살한 이들이 안치된 납골당과 묘지를 찾는 사람들. 도로 위 어딘가에선 분명 그런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을 테지. 자살은 정말이지 손이 닿는 곳에 널브러진 죽음이었다

                                                                                                        』

 

 

바로 이전에 읽었던 책이 손원평 작가님의 <튜브>라서 그런지 시리즈 책처럼 느껴졌다.

<튜브>가 자살 시도 후 살아남은 사람의 이야기라면, <2한강>은 자살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 “2한강

2한강 거주 권리는 유효기간 없이 무제한 보장되며, 2한강을 떠나는 방법은 오직 다시 자살뿐이다.

다시 자살후에는 완전한 무()로 소멸하게 된다.

 

화자이자 제2한강의 새로운 거주민인 형록, 함께 다시 자살할 친구를 찾으며 제2한강에 10년째 거주중인 이슬, 앱 개발자였던 오 과장, 6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뷰티 유튜버 화짜 등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제2한강에 모인 이들의 이야기는 특별한 사연이나 엄청난 비극이 아니다.

어느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그러한 평범한 이야기이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하루를 돌아보듯 생각에 잠기게 하는 것 같다.

 

평범한 이야기로부터 건네받는 평범한 위로.

어쩌면 그래서 더 마음에 와 닿았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 엄청나게 특별한 위로만이 필요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일상에서의 작고 평범한 위로들이 하나 둘 모여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매일 행복할 수는 없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모든 날들이 행복했다고 할 수 없고 앞으로 펼쳐질 모든 미래의 나날들이 행복할거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러나 정말 힘든 하루 속에서도 아주 잠시잠깐이라도 나를 미소 짓게 만드는 일은 분명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아주 큰 허리케인처럼 그들의 삶을 흔드는 큰 효력은 없을지라도 힘든 하루 속에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위안을 주는 아주 자그마한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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