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아이들에게 남긴 상처들
김현수 지음 / 해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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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는 10년 위기설이라는 게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크고 작은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했고 

셀 수 없이 많은 가장들이 일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10년 뒤인 2007년 하반기에 닥친 

글로벌금융위기 역시 

코스피를 반 토막 내며 

대한민국 경제를 흔들었다


그리고 다시 10년만에 찾아온 위기

다름 아닌 코로나 팬데믹이다.



 

 ‘코로나가 아이들에게 남긴 상처들' 

이라는 제목의 책을 접하고

 책장을 넘기며 가장 아프고 실감나게 다가 온 말은

 혼자 있으면 외롭고 

함께 있으면 힘들다”는 것.

 

정말 그랬다. 


누군가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하고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나누며

손잡고, 안고, 입 맞추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던가

깨닫게 되었다. 


'비말감염' 이라는 특성 때문에

가장 가까운 사람, 사랑하는 이들에게

아픔이 전염되고 전염시키는

아이러니한 일들이 벌어지면서

실로 낯설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 


코로나 상황을 통해서

가족과 집의 소중함, 

학교에 가고 직장에 출근하는 것에 대한

감사를 배우게 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들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의 아이들이  

코로나 이후

더 외롭고 더 불안하고 더 아프다는 사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인 저자는 

아이들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이 위기의 시대 어른들이 놓쳐선 안 될 것들을

차분하게 짚어주며 회복전략을 제시한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센터장이자 

치유형 대안학교성장학교 별'교장인 김현수는 

지난 2년간 서울시 코비드19 심리지원단 단장을 맡아 

코로나로 인한 심리방역과 상처 치유 활동을 해왔다


진료실과 교실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며 

코로나를 겪은 아동ㆍ청소년들 마음속에 

어른들과 비교할 수 없는 세대적 상처이자 

심리트라우마가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그래서 코로나가 아이들에게 입힌 

상처와 영향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이를 치유하고 회복하기 위해 

부모와 교사들이 실천해야 할 전략과 

방법을 들려주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 한다.


이 책을 통해 되짚어 본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에게

던져진 새로운 상황은 다음과 같다


등교금지, 원격수업, 

사회적 고립과 격리, 

구를 만나지 못하는 경험

장기적인 가정 내 생활,

마스크 쓴 채 

얼굴전체를 보지 않고 의사소통하기,

예방접종과 백신 패스 그리고 후유증,

지구 종말의 위협,

모두가 멈춘 상태에서 본 국가의 민낯,

압도적으로 높아진 스크린타임과 체중...


최근 한 건강식품 CF에 

아이들보다 더 학교가기 싫어하는 교사가 

소재로 나오는데

개근이 칭찬받는 일이고

전쟁 통에도 학교에 갔었던 부모들로선

학교와 직장을 가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어려움이 정말 많았다. 


실제로 내 주변엔

온 가족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편에

재취업하는 여성들이 생길 정도였다.


이 책에도 

'코로나 칩거 동안 집에서 흔히 듣는 말'로

'공부해라, 책봐라. 스마트폰 보지마라. 

밥 먹어라. 차라리 자라. 씻어라.' 가 제시된다. 


어른들이 이 정도인데, 

그 누구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팬데믹 위기 속에서

또래 친구들과 단절된 채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 아이들이 받았을 

혼란과 상처는 더욱 컸을 것이다. 


특히 아동ㆍ청소년은 

발달 과정상 스트레스에 취약한데

코로나로 인해 

신체적ㆍ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더 위험할 수 있다

누적된 스트레스가 발달상 결핍으로 남아 

평생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삶의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느끼고 부대끼며

배울 기회를 놓친 아이들은

당장 눈에 띄는 학력저하, 학습격차 뿐 아니라 

책에는 나오지 않는 삶의 기술,

또래 형제가 없으면 배우지 못할 

관계에 대한 것 등

보이지 않는 교육과정을 놓치게 된다. 


많은 교육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회복과정에서 

사회정서학습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 나눔기술

2. 협동기술

3. 경청기술

4.공간정하기 기술

5.눈맞춤기술

6. 지시 따르기 기술

7. 도와주기 기술이다. 


실제로 저자가 만난 청소년들은

 스마트폰만 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고 한다.


 ‘입학식 및 졸업식체육대회 등이 중단되어 

아쉽다’고 하면서도,

 집 밖을 나가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나 역시 놀란 건 

청소년들이 '인생이 짧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백세시대' 라는 말이 일반화되고

어른들은 퇴직 후 삶에 대해 걱정하고 준비하는데

정작 자라나는 세대는

 '인생이 짧다'고 생각한다는 것. 


코로나 집단외상을 겪으면서

지금같은 문명이 앞으로 3-40년 남았고

툭하면 일어나는 참사에다

 5년 주기로 감염병까지 생겨서 

언제 죽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늙어서 폼나게 살 자신 없으니 

젊어서 짧게 살다 죽는 게 나을 것 같아 

인생이 짧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 코로나는 아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친 것일까?


그간 당장 감염병 퇴치에 급급해

진정 관심가져야 할 것들을 

놓친 건 아닌지... 


20여년간 상처받은 청소년들을 치유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해 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현수의 신간

코로나가 아이들에게 남긴 상처들』은

코로나 상처 회복을 위한 

응급 처방전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상황에 대한 단순한 걱정과 

불만만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 사회가 연대해서

 코로나 이후 정서신체관계 등

 아동ㆍ청소년들이 회복해야 할 것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힘들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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