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어떻게 나를 성장시키는가' 의 저자는 아마도 취미보다는 '특기' 란에 '독서' 라고 썼을 듯한 사람이다. 필요에 따라 좋아하는 책을 골라 읽으면 되는데, 이를 매우 구체적으로 심도있게 연구했다. 국어선생님답다. 물론 변함없이 오랜세월 사랑받는 고전만도 수 천 수 만권 인데, 매일같이 새 책들은 쏟아지고, 책 읽기에 쓸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독서에 욕심있는 사람으로선 어떻게 하면 좋은 책을 효과적으로 의미있게 읽고 그것을 성과로 가져갈 수 있을까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책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없애는 것이 독서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든가 좋은 책을 잘 골라 읽어야 한다든가 하는 강박관념 같은 건 나에게 없었던 것 같다. 나는 그냥 새로 나온 책 읽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도서관보다는 서점에서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약속장소도 서점이 좋다. 일찍 도착해도 시간이 아깝지 않고 친구가 늦어도 화가 나지 않는다.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숙제가 생겼을 떄도 도서관 보다는 서점을 찾는다. 대형서점에 가서 관련 카테고리 서가에서 신간들을 둘러보다보면 내가 가졌던 고민이 해결되거나 책상 위에선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던 아이디어나 방향성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 검색이 가능해 지면서 서점 가는 일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서점은 여전히 내가 아끼는 아이디어 창고다.
저자는 1장 실패하는 독서에서 "숫자로만 많은 책을 읽은 것을 후회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나는 그 역시도 의미가 있다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바쁘게 몸을 움직이는 것에 중독되어 있어 책 읽는 시간 마저도 그렇게 계산하려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 자료를 찾거나 일로 인한 필요에 의해 책을 읽을 때는 나에게도 그런 모습이 발견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책을 읽는 시간"은 곧 "생각하는 시간"이 된다. 앞만 보고 빠르게 걸어가는 것에서 잠시 벗어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고 싶을 때 "아, 어디 조용한데 가서 혼자 책이나 읽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든다. 책 내용 자체에서 얻는 지식도 물론 크지만, 책을 읽는 동안 여러 갈레의 다양한 생각의 가지들이 뻗어나가고, 때론 읽고 있는 책과 전혀 관련 없다고 생각했던 고민까지 해결되는 경험도 많았다. 저자 역시 이 같은 현상을 빌게이츠의 말을 빌어 "글자만 읽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시간을 따로 두는 것" 이라 설명한다.
또한 책을 읽고 있는 동안 느끼는 안정감, 책이 주는 위로 역시 큰 부분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때론 위로를 받고, 때론 망설이던 결단을 하게 되기도 한다. 힘든 시기에 책을 읽으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다는 많은 이들의 사례가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현재의 삶에 환기가 필요하다면 독서를 시작하자 (p.189)" 는 저자의 말이 힘 있게 다가오는 이유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매일 1시간, 일주일에 5시간 책을 읽은 것을 자신의 성공 이유로 꼽았고, 워렌 버핏은 "당신 인생을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위대하게 바꿔줄 방법"으로 독서를 꼽았다. 이들의 조언에 적극 동감하여, 경험자로서 아래 말을 한 마디 더 추가한다.
" 1시간 독서로 누그러지지 않은 걱정은 결코 없다. "
- 샤를 루이 드 스콩다 몽테스키외
많은 이들이 외롭다고, 내 얘길 들어주지 않는다고, 고민을 나눌 친구가 없다고 힘들어 하는데, 의외로 책 속에서 이제까지 만나보지 못했던 보물 같은 친구를 만난 이들이 많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