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실패하지 않을 접대명가 150
바엔다이닝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남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고 또 접대할 일이 많은 직장인이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접대란 말이 우리 사회에서는 유흥이나 술자리, 고급술집 등등 이런 단어와 동일시 되던 때가 있었다. 접대에 대한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이 때에는 사실 접대를 해야 하는 입장으로서 다소 몸은 힘들었을지 모르지만, 접대장소나 분위기 이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어서 오히려 더 편한 구석이 있었다. 좋은 접대장소란 좋은 술집 딱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접대의 문화가 많이 바뀌어 가고 있었다. 내일 출근이 부담스런 술자리 대신 근사한 저녁이나 좋은 뮤지컬, 공연 등 좋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말이다.

물론 아직도 이전의 질퍽한 접대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좋은 시간을 접대의 기본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또한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의 변화는 나에게는 힘든 변화였다. 다양한 사람들의 기호에 맞추어야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 더 많은 준비와 더 많은 선택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상대방이 원하는 근사한 저녁이란 얼마나 모호한가? 그리고 좋은 레스토랑이란 것은 또 얼마나 주관적인가?

 

처음 한두 번은 젊은 동료 여직원의 도움에도 의지해보기도 하고,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의 평에 기대어 가보기도 해봤지만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인터넷에 올려진 맛집들의 대부분은 접대가 아닌 가까운 사람이나 편한 사람과 함께 할 정도의 분위기와 맛, 그것도 아니라면 싼 가격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정보이긴 하지만 누군가를 대접하기에는 서비스나 분위기 등 부족한 부분이 많았었다.

 

 

그러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났다.

접대명가라는 단어에 번쩍 눈이 뜨였다.

또한 제목 자체도 <절대 실패하지 않을 접대명가 150> 아닌가?

 

밥으로 접대하라!”라는 책 표지의 말처럼 이 책에는 돈이나 유흥이 아닌, 좋은 한끼의 식사가 같는 위력을 여실히 보여줄 좋은 레스토랑과 바가 빽빽히 소개되어 있었다. 단순한 소개뿐만이 아니라 각 레스토랑의 추천메뉴와 함께 짤막한 평도 있다. 여기 소개된 레스토랑은 몇몇은 아는 것도 있었고 사실 그 아는 몇몇 레스토랑에 대한 나의 느낌과 이 책에 소개된 것을 비교해보면 이 책의 효용을 미리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높은 신뢰성이다.

항상 모든 정보의 신뢰를 높여주는 것은 그 정보의 근원이 어디냐는 것이다. 그 정보의 근원지가 신뢰할 수 있고 믿을 만한 사람이라면 그 정보 역시 믿을 만한 정보일 확률이 경험상 높다.

 

이 책의 지은이는 월간 바앤다이닝(bar & dining)이다. 와인과 음식, 레스토랑과 바, 그리고 전세계 여행을 테마로 매달 발행되는 잡지를 만드는 곳이다. 직접 발로 뛰고 먹어보고 했던 많은 레스토랑과 식당들 중 전문가들의 조언을 거쳐 엄선한 150개의 리스트들이라면 믿어볼 만 했다. 그리고 실제 결과도 같이 갔던 사람들로부터 좋은 호평을 받았다.

 

 

이 책의 좋은 점 두 번째는 화보집처럼 풍부한 사진과 커다란 크기이다.

 

내가 누군가의 추천을 듣고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부분은 실제 분위기를 눈으로 확인해 보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같은 음식이라도 분위기가 어떤가에 따라 그 자리의 가치는 완전히 달라진다. 같은 짜장면 이라도 좋은 중식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과 동네 중국집에서 먹는 것이 다르듯이 말이다. 좋은 레스토랑이나 바의 분위기는 자리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또 처음 어색한 대화의 시작을 이끌어가는 좋은 실마리가 된다.

 

이 책에는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고 느끼기에 충분한 많은 사진이 실려있다. 또한 대표요리의 사진도 볼 수 있고 짤막한 평도 있다. 장소를 골라야 하고 더 나아가 메뉴까지 골라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말 큰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천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갖는 위력을 안다면 이 책의 가치를 조금 잘 이해할 것이다.책 사진을 함께 올리고 싶은데 디카가 고장 난게 정말 아쉽다.

(이건 책소개에 나온 사진이다. 책 전체가 비슷하다. 다행히 먼저 쓰신 다른 분 서평을 보니 이쁘게 찍어 놓은 게 있으니 참고하시기를..)





 

세 번째 좋은 점은 적절한 분류이다. 이건 조금 개인적인 것이지만 사실 매번 약속을 잡기 전에 150개의 레스토랑을 하나하나 다시 살펴보긴 좀 힘들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적절한 분류인데 나에게는 이 책의 분류가 아주 맘에 들었다. 이태리음식이나 프랑스 요리뿐만 아니라 한정식 갈비집 설렁탕까지 다양한 식당을 소개하는 부분도 선택의 폭을 넓혀주어서 좋았다.

간단히 목차만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접대명가
For First Time
처음 만난 접대하기 좋은
For Perfect Business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한
For Fine Dining
입맛 까다로운 미식가를 위한
For Foreign Guest
외국인 손님에게 자랑하고 싶은
For Drink
애주가를 위한

회식명가
With Women
그녀와 혹은 그녀들끼리 모이고 싶은
With Colleagues
직장동료 혹은 직장인들끼리 모이고 싶은
With Men
그와 혹은 그들끼리 모이고 싶은
With Old Friends
오랜 친구들끼리 모이고 싶은
With Family
가족끼리 모이고 싶은

지방명가
대구 · 경북 · 부산 · 울산 · 경남
광주 · 전북 · 전남 · 대전 · 강원 · 제주

접대의 기술
상대를 접대하기 , 반드시 알아두어야 5계명
접대를 자리는 어떻게 선정해야 할까
서바이벌 Q&A 접대 매너
와인과 칵테일, 매너 있게 마시는

모임의 기술
모임을 하기 , 반드시 알아두어야 5계명
낯선 스탠딩 파티, 어떻게 할까
모임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최고의 스타일링 연출법
분위기를 이끄는 대화의 달인이 되기 위한 10계명

 

외국인이나 지방을 독립된 섹션으로 나눠 논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모이기 좋은 자리를 나눈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애주가나 직장동료들과 모이기 좋은 곳은 올 연말 부서 송년회 회식 자리를 고르는데 남보다 은근히 앞선 감각을 보여줄 수 있어 내심 좋았다.

외국인 바이어들과 부서장님 들로부터 좋은 호평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이제는 좀 부수적인 것들이다.

 

뒷면의 레스토랑 할인 쿠폰은 정말 좋다. 2009 6월 정도까지의 유효기간이 많이 아쉽지만 한번만 써도 책값은 남는다. 할인쿠폰이 20개가 넘는다. 부지런히 써야 할 것 같다.

각 식당의 명함을 식당소개 한쪽에 넣은 것은 좋은 아이디어이다.

Tax나 봉사료가 있는지, 주 메뉴에 대한 간략 소개는 세심하게 도움을 주는 부분이었다.

아쉬운 점은 책이 조금 두꺼워지더라고 각 소개 식당마다 2페이지를 할애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또한 사진의 크기를 조금 줄이더라도 더 많은 사진을 실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다.

 

 

접대란 사실 별개 아니다.

여자친구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좋은 곳에서 식사를 한다거나, 부서 직원간 화합을 위해 좋은 시간을 갖는다거나, 친한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좋은 음식과 서비스를 즐기기 위한 것,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님께 잘 보여야 하는 처음 대면하는 자리도 모두 접대의 자리이다.

접대란 범위를 조금만 넓게 잡으면 우리 모두 접대를 하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익숙한 것이다.

접대란 상대방과 서로 좋은 인상을 주고 서로의 마음을 배려하기 위한, 인간이기에 하는 모든 행동들 중 하나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좋은 밥 한끼의 위력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리고 지나고 나면 늘 느끼지만.. 사실 그런 자리들은 인생에 있어서, 비즈니스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자리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또한 그 자리를 위한 조그마한 노력이 큰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다.

만약 지금 당신에게 좋은 밥 한끼의 위력이 필요하다면, 당신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나는 당신 인생에 대한 응원과 함께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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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ystar 2009-01-09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뒷면의 레스토랑 할인 쿠폰은 정말 좋다. 2009년 6월 정도까지의 유효기간이 많이 아쉽지만 한번만 써도 책값은 남는다. 할인쿠폰이 20개가 넘는다. 부지런히 써야 할 것 같다.-> 이 말씀이 정말 마음에 드는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