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맨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달아서 신체 일부만 가져가는 범인. 현장에 남겨진 증거는 절단한 신체를 보존하려는 듯한 흔적까지 남아 있다. 데드맨이 눈을 떴을 때, 정말 시체가 소생한 것 같은 묘사에 당황했다. 정말 그런 전개였다면? 크게 실망했으리라. 사실 그는 로보토미 시술을 받은 늙은 형사였다. 누구보다 정의로운 형사는 육체가 죽은 것보다 더한 고통을 당했다. 기억을 잃고 정신을 조종당했다. 육체가 아닌 인격이 죽어 버린 삶. 그것이 데드맨이다.

 

 그렇게 만든 악인을 끝내 쏘지 못하는 형사. 그는 끝까지 훌륭한 형사였다. 그리고 끝까지 수사를 해나가는 후배 형사들의 집념도 놀라웠다. 이 작품에는 훌륭한 형사와 사연 있는 범인이 나온다. 선과 악의 모호함을 묻는다. 어디서 많이 본 일본 추리 소설 같다. 그래서 낡은가? 아니다. 아주 매우 훌륭한 작품이다. 그리고 현실의 부조리는 이런 소설을 통해 계속 고발해야 한다.

 

 이 작품은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을 오마주한다. 이야기의 구성이나 소재를 잘 가져다 썼다. 피해자의 일기로 시작하는 도입부, 아조트, 수십 년 후에 밝혀지는 범인과 사건의 진상, 의외의 범인. 그냥 흉내내기였다면 진부한 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작가는 훌륭하게 자신만의 매력을 보여줬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의학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로보토미나 정신질환을 묘사한 내용만 때어내면 의학 소설로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작가가 그런 내용을 겉돌지 않게 담아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