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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기와 1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37
차오원쉬엔 지음, 전수정 옮김 / 새움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래 서평의 제목, '형만한 아우 있다!'를 보고 한참을 웃었다. 하지만 그 사실은 전편 '빨간 기와'를 읽은 뒤 '까만 기와'를 읽은 독자들이라면 대부분이 수긍할 것이다. 전체적인 형식은 그다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과거의 학생들의 이야기에서 어른들의 이야기 쪽으로 많이 옮겨가면서 내용이 한층 깊어진 것 같다. 까만 기와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거치는 관문이지만, 이야기는 까만 기와 안과 밖 모두에서 진행된다. 특히 빨간 기와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장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인물들의 보다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제공한다.
뭐니뭐니해도, '까만 기와'의 최대 장점은 1인칭 주인공에서 관찰자 사이를 넘나드는 시점인 것 같다. 이야기 속 인물들 하나하나가 단순히 좋다, 나쁘다, 를 떠나 다양한 마음과 개성을 가지고 있는, 몇 마디로 가볍게 표현할 수 없는 입체적 인물인데서 1인칭 관찰자 시점의 묘미가 살아난다. 말과 행동이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고, 어떤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이어야 할지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결국 우리가 성장하면서 배워야 할 가장 큰 사실은, 세상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는 점 같다. 그리고 그러한 세상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일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과제일 것이다, 아마도.
아, 그리고 빨간 기와를 꼭 읽고 나서 까만 기와를 보세요. 전편에서 나왔던 인물들이 또다시 중요한 문제를 던져줍니다.